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대학원 국내연구기반의 확립

2004.07.05 08:46

lee496 조회 수:5204

 

대학원 국내연구기반의 확립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금년 제1분기의 해외 지적재산 이용지급액이 1조4천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 금액은 이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하니 올해 총 지급액은 6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금액이 특허이용료일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도 5300억원 정도의 특허료 수입을 얻었다니 1년으로 환산하면 2조원이 넘을 것이고, 우리나라도 기술적으로 많이 선진화 됐다고 보인다. 한국 영화의 총 수출액이 지난해 370억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특허기술료의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상업성이 인정돼 특허료를 받을 경우 이는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알짜 수입이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상당한 금액의 원천특허료에도 불구하고, 국내휴대폰 제작회사들이 제품의 부가가치를 크게 올려 30%에 가까운 순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우리의 지적재산권 이용징수액이 지급액의 40%가 안된다는 점은 무척 답답한 일이다.

물론 한국의 일천한 과학기술 역사에서 많은 분야에 특허를 낼 여건도 아니었고, 실제로 언제 어느 기술이 성공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작은 나라가 모든 기술을 소유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대에 인력자원 외에 달리 먹고 살 방책이 없는 이 나라에서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정부나 산업체에서 특허 획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산업체에 비해 자유분방한 연구 환경을 가진 대학에서의 특허 출원을 장려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기술의 원천특허는 대학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연유로 여러 선진국에서 대학원 연구 프로그램에 정부 차원의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일부 대기업에서 첨단기술 확보와 이공계 살리기 명목으로 해외유학 장학금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해외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서의 교육ㆍ연구를 통해 배운 기술을 국내에 쉽게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의 선진기술을 배운 해외파와 국내파가 조화를 이루며 국내 연구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이는 한국 기술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정부와 기업의 해외 장학 프로그램, 국내 이공계 연구기반 약화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일부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대학 연구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인력과 재원을 해외 대학에 보내는 것은 국내 대학원에서 그들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공평한 일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종속을 더욱 확대시킬 위험이 있다. 해외 우수대학들로서는 장학금을 동원해서라도 우수한 학생을 스카우트 할 마당에 돈까지 들고 오니 굴러온 복이 아니겠는가?

일반인들이나 언론이 막연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이공계 대학의 연구결과로 파생된 특허권리는, 비록 학생의 학위 논문 연구결과일지라도, 대체로 소속대학, 연구비 지원기관, 지도교수가 갖게 된다. 다시 말해 기술의 주인은 해당 대학이고 학생은 각 대학의 기술적 노하우가 쌓인 연구실에서 지도교수의 지도 하에 연구에 참여했다는 정도의 기여만을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자국 내에 활발히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대학 연구실들을 많이 조성하면 앞으로의 특허전쟁, 특히 원천특허 경쟁에 유리하기 때문에 각 국이 정책적으로 대학 우수연구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부기업이 첨단기술 습득을 위해 해외 장학금을 주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국가가 경쟁상대인 해외 대학에 우수한 인재와 연구비용까지 장학금으로 제공해, 국내 이공계 연구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이공계의 사기를 올리는 것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도 아니라고 본다.  

김승조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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