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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수중음향공학

2007.02.12 08:08

lee496 조회 수:9259

 

성우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부 교수

우리 바다 지키는 수중음향학자

| 글 | 윤지환 서울대 건축학과 06학번ㆍearthman0203@nate.com |

21세기 인류의 꿈이 펼쳐질 마지막 무대라 불리는 바다. 이 무대를 지휘하는 연출가가 바로 조선해양공학자다. 그 중 물 속에서 음파를 이용하는 수중음향 분야에서 꿈을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는 성우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인류를 신비로운 바닷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쥘 베른의 소설 ‘해저2만리’. 성우제 교수는 어린 시절 잠수함 노틸러스를 타고 세계 바닷속을 누비는 네모 선장을 꿈꿨다.

그는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초등학교 시절을 홍콩에서 보냈다.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도시 홍콩은 당시에도 요트가 널리 보급돼 있었다. 그 덕분에 그는 요트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행운을 누렸다.


중학교 때 다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수학과 물리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는 바다를 인류의 장래를 윤택하게 가꿔갈 개척자들이 꿈을 키우기에 적합한 곳으로 여겼다. 결국 바다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


바닷속을 들여다본다


    

“바다를 잘 알고 제대로 활용하려면 3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물위를 떠다니는 배만 생각해선 안 되죠. 우주보다도 더 알려지지 않은 바닷속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는 바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심해에는 망간이나 석유 같은 지하자원이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어 연구 주제가 다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관심을 끈 것은 수중음향 분야. 빛이 없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박쥐가 초음파를 쏴 주위의 사물을 인식하는 것처럼 바닷속에서 사물을 인식하는 연구가 바로 수중음향 분야다.


1914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대잠수함작전이 중요해지면서 수중음향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음파탐지기(SONAR)를 사용해 독일의 잠수함 유보트(U-boat)에 맞서는 대잠수함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수중음향 분야는 군사무기 발달과도 관련이 깊다. 그도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수중 군사무기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군사기밀’이라며 웃음을 짓는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를 통해 드나들어야 합니다. 특히 바다에서의 군사활동에 가장 효과적인 잠수함을 운용하거나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필수적인 수중음향을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행복을 좇으세요


수중음향 분야를 전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적성이 필요한지 물었다. “수중음파의 흐름을 연구하는 데 물리학 지식이, 이를 분석할 때는 모든 데이터를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해야 하므로 수학 지식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하므로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갖추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나 성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재미’라고 강조한다.


“인생은 마라톤입니다. 돈은 쫓으면 좇을수록 도망갑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인생의 지름길입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매우 ‘엄격한’ 교수로 통한다. 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연구를 강조하며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공학자는 인류가 쓰는 물건을 고안하는 사람인데,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인명손실이나 재산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대부분의 공학인은 꼼꼼한 성격이라고 말한다.


“한학자이던 할아버지께서는 항상 허리를 직각으로 세우고 앉으셨죠. 식사도 매끼 일정한 양만 드셨어요. 어머니가 밥그릇에 밥을 조금이라도 더 담으면 어김없이 늘어난 양만큼 남기셨죠.” 그는 조부로부터 엄격함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성 교수가 늘 엄격하고 까다로운 것만은 아니다. 그는 방학마다 연구실 학생들과 여행을 가고, 매년 학생들과 함께 자택에서 신년모임을 갖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 낯선 문화가 돼버린 요즘 현실에서 그의 행동은 의외로 비춰진다.


“교수는 학생들과 상하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연구하는 동료입니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좋은 연구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첨단 분야는 어디에든 존재합니다’


그는 외국생활에서 배운 자유로운 사고가 우리나라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성이 없는 곳에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며 이런 문화를 제일 먼저 정착시켜야 할 곳이 바로 대학이라고 말한다.


“대학(university)은 우주를 뜻하는 단어(universe)에서 파생된 말이죠. 우주처럼 넓고 다양한 것을 추구하는 곳이 바로 대학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 의미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못해요.”


현재 서울대 대외협력실장자리도 맡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진로를 다양하게 고려해 볼 것을 당부한다. 그는 사람이 자원인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인재를 필요로 하는데, 첨단 분야라고 불리는 몇몇에 사람이 쏠리는 현상을 지적했다. 이런 분야에서는 너무 많은 인재가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분야에서는 인재가 없어 발전이 더디다는 뜻이다.


그는 “조선해양공학이라 하면 예전부터 전통적 굴뚝 산업으로 인식돼 첨단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계 조선해양 산업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어디에든 ‘첨단’ 분야가 존재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해양개발 시대가 오면 해양에서도 통신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해양에서는 전자파 대신 음파를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다시 해양개발의 붐을 일으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무인 잠수정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해양에서 로봇의 활약상도 알릴 계획이다.


P r o f i l e


1982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미국 MIT 해양공학과에서 수중음향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2년간 미국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으며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인하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를 지냈다. 2002년부터 2년간 미국 샌디에이고 스크립스연구소 교환교수를 지냈으며 1996년부터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취·재·후·기

실험실 연구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고 수업을 듣는 선배에게 교수님에 대해 캐묻기도 했다. 몇몇은 느닷없는 질문에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한 사람의 인생과 철학을 담는 일은 예상보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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