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최 상 홍 한일MEC 회장

2010.03.09 08:35

lee496 조회 수:9190

최 상 홍 한일MEC 회장

 

 

1. 우선 상호 한일엠이씨가 무엇을 뜻하는지 담당하는 분야들을 간략하게 소개 해주시죠?

 

: 한일엠이씨는 HanIl Mechanical & Electrical Consultants의 약자로 건축물의 기계, 전기, 소방설비 분야의 기획, 설계, 감리, 에너지진단 및 성능개선,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 대한설비공학회 회장과 기계설비협의회장을 역임하는 등 “기계설비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최회장님은 다른 길에 한눈 한번 팔지 않고 건축설비라는 분야에서 50년간 꾸준한 길을 걸으셨습니다. 최회장님께서 처음부터 설비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 대학 3학년이 되던 해에 서울공대의 김효경 교수님이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교환교수로 다녀오신 뒤 공기조화냉동공학 과목을 개설하였습니다. 국내 최초의 강의였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신학문이었던 공기조화 냉동공학에 이상할 만큼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분야가 앞으로 국민의 생활수준에 맞춰 발전하고 성장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어 위험부담을 안고도 불모지를 개척하는 선구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나라사랑의 길이라는 신념으로 오직 한 길을 걸어오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건축물의 저에너지 친환경 컨설팅 분야까지 담당하게 되니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학교를 졸업하신 후 공군기술(시설특기)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독일 슈트트가르트시에 있는 공기정화전문회사인 LTG에서 3년간 기술연수를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로 가게 된 계기나 또는 LTG에 계실 때 기억나시는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일이 있으신지요?

 

: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하고 있는 동안에도 설비에 대해 잠시도 관심을 게을리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대 뒤에 설비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을 모색하던 중 설비 분야는 학문적 성취보다는 기술과 실무 경험이 중요하므로 설계, 제작, 시공 분야가 별도회사로 세분화된 미국보다는 세 분야를 한 회사에서 골고루 갖춘 독일을 택하여 공군 복무 중에 독일에 유학을 가 있던 친구를 통해 ‘LTG'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LTG'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LTG'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획실에서 근무하면서 기획과 견적 산출에서부터 설계, 제작, 외부 발주와 설치 공사, 감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배울 수 있었고, 근무기간 동안 오페라하우스, 전산실, 오피스빌딩, 제약회사 동물실험실 등 수십 가지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LTG'에서 근무하던 3년 동안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동양인 기술자로 알려졌고, 다행히 공군에서 건축설계도서를 많이 익힌 덕분에 각종 건축물 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재미있게 수행하느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일에만 매달렸습니다. 주말에는 스위스로 스키를 타러 다니는 등 즐기는데 시간을 사용함으로써 일하면서 즐기는 습관이 몸에 밴 계기가 되었습니다.

 

4. 1966한일엠이씨의 모태인 한일기술연구소를 설립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1960년대 후반 우리나라는 설비업 자체가 생소한 사업이었을 텐데 당시 어려움이 많았으리라 생각 됩니다. 제일 어려웠던 점은 어떤 일이셨는지요?

 

: 한일기술연구소가 설립될 당시의 국내 설비 수준은 건물 난방은 난로 하나만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고, 냉방은 아예 고려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설비 설계만으로는 사업성이 없었기에 독일에서의 경험을 살려 현재의 턴키(설계, 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시공과 수입업을 경험하였는데, 요사이는 듣기 좋은 표현으로 협력업체라 부릅니다마는 그 당시는 문자 그대로 하청업체로 사람 대접을 못 받았습니다. 재정면으로 기반을 쌓게한 시공사업 부분은 결국 1973년에 포기하고 설계업에만 치중하게 되었습니다.

 

5. 초고층 건축물의 에너지 설비 설계기술, 전열교환기, 가변풍량 시스템, CLASS 100 클린룸, 유인유니트 시스템, 에어워셔 시스템, 복사냉방 시스템 등 설비분야에서 한일엠이씨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된 기술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술의 도입을 시도 할 때에 위험 부담도 많았을 텐데 선구자적 역할을 성공적으로 감당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으신지요?

 

: 1966년에 회사를 창립하면서 다음과 같은 창립 이념을 수립하였습니다.

인간의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쾌적한 생활공간과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고, 항상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사회에 봉사함으로써 꾸준한 기술개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분야의 구심체로서 오직 하나(only one)가 되게 하여 나라사랑의 길을 가고자 하는 창립 이념을 고수해 왔기에 가능하였던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6. 한일엠이씨 43, 최회장님 설비인생 53년여 동안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요 프로젝트를 말씀해주시고 이중 제일 기억에 남으시는 건물이 있으시다면 어떤 건물이신지요?

 

: 한국 외환은행 본점, 대우센터, LG트윈타워, GS타워, 국제센터빌딩, 대법원청사, 우리은행본점, 부산시청사, 정부 제 3청사, 중앙우체국, 예술의 전당,  동부금융센터, 한국종합무역센터(TRADE TOWER, 전시장, 도심공항터미널, 그랜드인터콘티넨탈 및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 아셈회의장, 통합에너지공급센터), 서울힐튼호텔, W서울워커힐호텔, 제주롯데호텔, 인천국제공항(여객터미널, 부대시설 29개동, 옥외공동구), 한국과학기술원(연구동, 파워플랜트), LG화학기술연구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서울병원, 테크노마트 신도림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SBS 목동방송센터, 이화캠퍼스센터 등 지면관계상 모두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우리나라 주요 건축물이 있으며, 위의 프로젝트중 대부분은 해외 유명건축가에 의해 계획되거나 설계되었고, 한일엠이씨가 공동설계사로 참여하였으며 그 경험과 실적으로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알제리, 앙골라 등에 건축한 해외 프로젝트들도 다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및 부대시설 설계 및 감리와 국내 굴지의 엔지니어링 회사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승리하여 수주한 인천국제공항의 동맥인 옥외 유틸리티 공급시설의 설계 감리를 들 수 있습니다.

 

7. 1995년부터 2년간 서울공대 기계동문회 회장을 하셨고 2006년부터는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도 맡고 계시면서 최상홍 특지장학회를 통한 후학 지원 등 동창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계십니다. 서울공대지를 빌어 바람직한 동창회의 역할과 우리 서울공대 동문들이 동창회에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으시면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동창회가 개개의 동문들에게 해 줄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각 동문들이 여러 분야에서 잘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마당을 만들어주고, 모교의 울타리 역할을 하며, 장학 혜택의 확대와 바람직한 후배 교육을 위한 제언을 해 주면 될 것입니다.

반면에 동문들이 동창회에 해야 할 일은 많다고 봅니다.

동문모임의 활성화에 의한 상호 정보 제공과 동문들의 취업이나 동문기업의 기술지도 등을 통한 교류가 필요하며, 모교나 후배들이 세계일류가 되어 인류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도록 그 역량을 키우는데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지원하고 선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문들은 발전된 모교의 위상을 통해 그 일원이 되어 있는 사실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연대감과 자부심을 얻는 것이 훌륭한 보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8. 회장님께서는 후배를 무척 아끼시고 지원도 서슴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회사의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비결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서울대학교 특지장학회를 통한 후학 지원 등은 선배로서 다 하는 것이기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회사의 30, 40주년을 맞아 우리분야에 우수 인력을 유치하자는 의미에서 석, 박사 논문 등 우리분야의 산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논문에 학술상, 기술상을 줄 수 있도록 기금을 학회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지난 13년간 45명의 인재들이 우리분야에 영입되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서울공대 출신으로 공조․냉동분야의 산․학․연에 종사하는 선후배 모임인 서루회를 지난 1976년 창립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매월 기술토론, 정보교환,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130여명의 회원이 대한설비공학회, 기계학회, 플랜트학회를 비롯한 제작, 건설회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상부상조하고 있습니다.

기계동문회 창설에 참여하여 간사, 간사장, 부회장, 회장으로서 선후배들을 위한 봉사와 친목을 통하여 우리 전문분야를 알리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대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자기회사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달리 서루회를 통하여서 우수 인력을 우리 설비 분야로 많이 유치하려고 노력하였고 우리 전문분야 울타리 내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가장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9. 최회장님은 일찍이 20년 전에 과학기술진흥을 통한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1996~2000년 공학학림원 정회원, 현재는 명예회원으로 2006년에는 한림원과 매일경제, 서울대가 공동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기도 하셨습니다. 엔지니어의 길을 선택해서 평생 그 길을 걷고 계십니다. 엔지니어가 누릴 수 있는 큰 보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셨는지요?

또 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 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엔지니어는 기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그 직업인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엔지니어로서의 보람은 자기직업을 통해 조직이나 사회에 얼마나 가치창출에 기여했는가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개발에 따른 감격과 자타가 인정해 줄 수 있는 나만의 능력과 기술 등도 엔지니어가 누릴 수 있는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직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개인의 이익을 따지는 근시안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조직이나 사회의 이익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가를 우선하여 따지는 소명의식을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성실과 끈기로 새로운 기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도 필요합니다. 또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같이 일하는 다른 관련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원활하게 협업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조상과 후손은 각기 다른 인생이지만, 크게 보면 유전과 가문의 계승을 통해 오랜 역사를 이어가는 하나의 생명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처럼 엔지니어 동료, 선후배끼리 동업자 의식을 가진다면 소모적인 배타적 경쟁이 아니라 협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나, 새로운 기술의 창출에 더욱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 최근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엔지니어출신 기업경영자로서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2009년에는 어떤 점에 제일 초점을 맞추어 회사를 운영하실 계획이신지요? 또한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위한 조언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 세계적인 경기불황(쓰나미가 밀어 닥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정도입니다.)이 현실화하고 있는 요즈음엔 생존을 위한 사업 재구성, 조직 축소, 경비 절감 등이 모든 기업들에게 공통된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개별기업마다 사정과 방법이 다를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도 위기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지금의 불황이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재도약할 준비를 위해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것인가, 어떤 핵심역량을 유지할 것인가, 불황기를 이용하여 미래유망산업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극도로 나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에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사업이 되려면 현재의 사업모델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고칠 것인가, 하는 등등의 혁신의 출발점이 되도록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모두가 구조조정과 사업축소를 이야기하며 지금의 혼란에 두려워할 때,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차분히 현실을 분석하여 우선 시급한 대응을 실행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의미의 사업 리스트럭쳐링(Restructuring)을 생각하고 미래형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현실적인 중소기업의 육성책 마련, 산업 엔지니어의 처우 개선 등이 함께 할 때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 최회장님은 서울대 공대 동문으로서 앞으로 서울대학교와 공과대학이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공과대학이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한 사람의 인재가 몇 십만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오고 있고, 그런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대학의 경쟁력의 요체입니다. 세상은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산업발전이나 기업경영에 있어서 인재의 중요성은 명백합니다.

이러한 인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립되어 있고 다만, 실행방안과 재원확보 등이 문제로 남아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인재는 창의를 통해 얼마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해 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또 한정된 자원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 접근이 당연합니다.

가까운 미래의 새로운 분야라면 융합기술(IT, BT, NT 등 복합기술)과 에너지, 환경, 녹색기술(Green Technology) 분야를 우선 꼽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외에도 학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외적으로 개방하고, 산학 협동을 강화하여 국가 발전에 기여하며, 인성교육의 강화와 더불어 우수한 교수 초빙 및 과감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 장차 CEO가 되고 싶은 후배 서울공대 출신 꿈나무 엔지니어들도 많이 있습니다.

회장님의 경험에 비추어 그들이 꼭 길러야 할 소양이나 덕목에 대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 CEO가 되기 위한 소양이나 덕목으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굳건한 자부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끈임없는 도전 정신과 창의력, 사회와 직원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정신 등이 필요합니다.

엔지니어와 CEO는 그 임무가 다릅니다. 물론 기술(Technology)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되어 왔고,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 질 것이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Background를 가지는 것이 CEO로서의 임무를 잘 수행하는 데 매우 유리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엔지니어가 CEO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다른 분야에 대한 소양과 전문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인문학적 소양뿐만 아니라 도덕적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하며 기업문화를 창조, 발전시키는 리더쉽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십배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모교의 우수한 우리 후배들이라면 모두 이러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기본적인 지적능력은 충분할 것이므로 제군들의 건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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