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고층건축기술--(3)

2004.07.07 04:01

sweetpea 조회 수:3412

 

3. 우리의 당면과제


  그간 많은 고층건물에 대한 건설과 설계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술적으로 걸음마 상태이다. 그 주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술 중요성 인식이 결여

  일반적으로 같은 설계로서 한차례만 지어지는 건축물의 경우 경제성에 대한 상대적 비교가 어렵고, 설계로부터 시공까지 시급한 시행이 요구되므로 기존의 입증된 기술에 의존하여 설계 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서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프로젝트베이스가 아닌 기술베이스의 상시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정부차원에서의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2) 기술자립에 대한 시행자의 의지부족

  근간의 고층건물에 대한 설계 및 시공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외국사에 설계를 의뢰하거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또한 국내업체에 설계를 의뢰하는 경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용역비용으로 짧은 기간 안에 설계를 마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반하여 국외업체에는 과도한 비용지출하면서도 관리능력의 부족으로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하고 필요한 기술이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시행자, 또는 건설회사의 이중적인 행태는 초고층 건축에 대한 기술자립도를 늦출 뿐이다. 


3) 짧은 설계기간, 설계의 무계획성

  건축주는 초고층 건물의 결정에 많은 시간을 투여한다. 그러나 일단 시행이 결정되면 빠른 시간 안에 건설이 되기를 희망하여 설계에 최소한의  시간만이 할애되며 빨리 건물이 완공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경제적, 효율적 시공을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계획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철저한 대비를 하여 오류로 인한 feed back을 줄이는 것이 종국적인 경제적 시공을 성취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많은 경우에 설계중 심지어는 시공 중에도 잦은 건축주의 변경요청으로 인하여 공사가 지연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철저한 설계와 시공이 요구되는 초고층건축에서는 이러한 설계 관행은 구조물의 경제성 나아가 안전성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4) 기술저변의 부족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여러 가지 악조건으로 인하여 능력 있는 전문컨설턴트가 매우 부족하고 또 그 규모가 영세하여 좋은 품질의 자문의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좋은 설계가 경제적, 고품질의 건축물의 시공으로 건축물의 가치를 높인다는 인식이 부족하며, 기술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 및 공사가 저가로 낙찰되어 공사의 부실화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초고층 건물의 설계는 다양한 경험과 고도의 지식, 관리능력 등이 요구되는 고도의 훈련된 엔지니어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과업으로서 컴퓨터에 의존하는 초보적인 엔지니어와는 차별되어 양성되어야 한다. 실력 있고 국제 경쟁력 있는 전문컨설턴트의 양성을 위해서는 건축주 및 건설회사의 인식의 변화, 수준에 맞는 적절한 용역비의 지급, 능력 있는 젊은 엔지니어의 양성 프로그램의 개발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5) 연구능력의 부족

  학교 연구소등 연구단체의 연구능력 부족은 곧바로 문제 해결능력의 부족, 열악한 교육 등으로 연결되어 유능한 엔지니어양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단체에서는 각 특화된 기술에 몰두하는 연구자의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하며, 연구자는 보다 실용적인, 목적 지향적인 연구에 성과를 이루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6)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비협조

  대규모 건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건축허가, 인프라의 구축 등 많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요하다. 초고층건축이 지역사회에 미칠 여러 가지 긍정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이들 공공기관이 적극적인 협력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건축주나 건설회사를 봉으로 알거나 상부나 지역주민의 항의에 대한 보신주의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인한 건설지체로 인하여 건설비용의 증가 등 초고층건축의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관련법규 제도의 정비하여 독소조항의 과감한 철폐하고, 독자적인 결정과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춘 기술직 공무원의 육성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자세에서도 벗어나 도로, 상하수도, 전기, 대중교통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초고층건물의 설계에서는 지키기 힘든 피난시설, 계단, 헬리포트, 승강기에 대한 현행 건축법 및 관련 기준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술위원회를 구성, 충분히 검토한 후 필요성능을 만족시키면 건축이 허가될 수 있는 성능기준의 마련과 운용이 필요하다.



4. 결언


  초고층건물이 오히려 환경파괴의 주범이며, 또한 경제적인 무리로 인하여 대공황과 같은 경제적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으나. 초고층 건물이 갖는 경제적 효과와 위상적 효과를 고려하고 국내의 땅 부족, 경제발전 등 주변여건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에서도 초고층 건축시대가 도래할 것이 확실하며, 이로 인하여 건축기술의 획기적 발전이 기대된다. 한국의 세계적인 경제력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에 초고층 건물이 없다는 사실은 여러 면에서 볼 때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으나, 현재 잠실 롯데와 상암동에 110층 532m의 디지털 미디어 시티가 계획되고 있어서 조만간 서울도 초고층건물의 메카로서의 위치를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초고층 건축의 실현은 시행자의 의지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부의 역할, 설계능력, 시공능력, 설비 및 재료 개발능력 등 모든 관련 산업분야의 발전에 달려 있다. 특히 초고층건물은 지역 도시 개발, 인구집중, 교통 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중앙 및 지역정부와 지역주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끝으로 강남 도곡동 지역주민의 결사반대로 초고층 office tower가 건설되지 못하고 현재의 밀집된 고층아파트가 들어서서 오히려 주거환경의 파괴가 우려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래의 계획대로 세계적인 초고층 타워가 도곡동에 들어섰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쾌적하고 환경적으로 균형잡힌 도시개발이 되어 그동안 심하게 반대하였던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나아가 국가적인 이익에도 부합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초고층 건축은 일개 시행자의 의지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의 공동노력에 의해서만 이룰 수 있으며, 그 열매는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늦게나마 초고층 건축기술의 개발이 건교부 정부과제로 채택되어 많은 연구의 활성화가 이루어 질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을 토대로 건설기술을 자립화하여 중국 등 신흥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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