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과학과 기술 글쓰기'라는 수업을 듣고 있어요.
이 수업에서는 논문이나 연구계획서같이 앞으로 연구를 할 때 많이 쓰게 될 글들을 미리 써보는 연습을 하고 생각도 많이 해 보도록 하는 수업인데요,
수업의 첫번째 과제로 비전공자에게 각자 자기 자신의 전공을 설명하는 설명문을 쓰게 되었어요.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나 오프라인으로 공대 진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서 그런지
글도 이과 고등학생이나 이공계에 관심이 있는 중학생 정도의 눈높이로 쓰여지지 않았나 싶네요.
그렇게 잘 쓴 글은 아니지만 여기에도 올려봐요.

질문게시판을 통해서 재료공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질문해오는 학생들도 종종 있던데,
제가 쓴 글이 조금이나마 재료공학을 더 잘 알게 되고 재료공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네요!

첨부파일 업로드가 안되어서 ㅜㅜ 제가 쓴 글을 밑에 붙여넣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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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공부

공대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을 만나면 매번 듣는 이야기가 "재료공학은 무엇을 하는 학문인가요?"입니다. 보통 학과 이름만 들으면 그 학과의 정체성이나 진학해서 배우는 것들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는데 재료공학이라는 이름은 은근히 아리송한 모양입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재료공학은 세상 모든 것을 가장 적합한 곳에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학문이야." 두루뭉술하면서도 철학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지만 이 답변은 재료공학의 모든 것을 압축하여 담은 것입니다. 풀어쓰자면 재료공학은 우리 주변의 재료를 인간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학문입니다.

재료공학에서 다루는 재료의 범위가 아주 넓다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물건들은 모두가 쓸모 있는 '재료'이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일 테니까요. 재료를 분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전통적인 분류는 그 재료를 이루고 있는 물질에 따라 나누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재료는 크게 금속, 세라믹, 고분자 재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금속 재료는 철과 비철 금속 모두를 포함합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맨홀뚜껑과 비행기 동체에 이용되는 가벼운 합금이 이에 해당합니다. 세라믹 재료의 주성분은 실리카로 이 물질은 모래와 석영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세라믹 재료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항아리와 도자기에서부터 현대에 개발된 인공 고관절에 이를 정도로 그 역사가 길고 사용 범위도 넓습니다. 정보기술 시대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실리콘 웨이퍼라는 원료도 세라믹 재료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분자 재료는 플라스틱 용기와 기능성 섬유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도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고분자 재료는 인공 장기 등 생체 재료로도 폭넓게 사용됩니다. 오늘날에는 이렇게 인공 재료들이 몸의 일부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재료공학이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재료공학자는 크게 다섯 가지 관점을 가지고 재료에 접근하게 됩니다.

우선 재료공학자는 '재료의 성질' 연구를 통해 마땅한 성질을 가진 재료를 적합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위해 각 재료의 성질을 결정짓는 '재료의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됩니다. 재료의 성질은 그 종류가 주변에 널린 재료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보온병에 사용되는 재료는 병에 든 녹차가 가진 열기를 안에 꼭 가두어 놓는 성질을 갖습니다. 한편 철근은 그 위로 많은 자동차들이 지나가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기 때문에 다리나 건물과 같은 구조물에 사용합니다. 천차만별인 성질을 판가름하는 것은 재료 내부의 구조입니다. 모든 재료 안에는 원자들이 나름의 배열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자들이 재료 내부에 놓여있는 꼴은 그리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원래 원자가 들어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기도 하고, 한 줄이 통째로 비어서 원자 배열이 부분적으로 뒤틀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재료 내부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배열의 차이를 미세구조라고 하는데, 같은 철근이라도 미세구조의 양과 배치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갖게 됩니다. 특히 미세구조는 재료의 기계적인 성질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에 재료의 성질을 알려면 재료의 구조 공부가 꼭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재료의 구조는 다시 '재료의 가공 방법'에 따라서 달라지고,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관찰'이 필요합니다. 대장장이가 뜨거운 쇠막대를 망치로 한참 내려치다가 찬물에 넣어 식히는 과정은 단단한 쇠를 만드는 훌륭한 가공 방법입니다. 물리적으로 충격을 주거나 쇠막대의 온도를 바꾸면서 대장장이는 쇠막대 미세구조의 배치와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강한 쇠를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료의 성질을 알아내거나 시험해보는 방법 중에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재료 내부를 직접 관찰하는 것입니다. 재료를 관찰할 때는 주로 현미경을 사용하는데,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이제는 원자 몇 개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를 눈에 보일만큼 확대하거나 미세구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결과를 컴퓨터 파일로 기록해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공법과 관찰은 재료의 구조를 결정하거나 알아내는 과정이므로 재료의 성질, 나아가 재료공학의 최종 목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재료공학자가 재료에 접근하는 마지막 관점은 '재료의 적용', 즉 어디에 어떤 재료를 사용하면 가장 좋을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잘 떼지는 접착 물질을 종이 뒷면에 발라 '포스트잇'을 만든 공학자의 이야기는 모두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던 재료를 적절하고도 획기적으로 적용해 낸 좋은 예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비슷한 성질의 재료들을 비교해 가장 적합한 한 가지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생깁니다. 텅스텐이라는 금속은 아주 높은 온도에서도 녹지 않는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백열전구의 필라멘트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선택된 경우입니다. 잘 끊어지지 않는 필라멘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단단함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빛을 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 환경에서 얼마나 잘 견디는가가 필라멘트의 수명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이것은 곧 백열전구의 경제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강도를 비롯한 다른 성질이 비슷한 금속들 중에서도 녹는점이 가장 높은 텅스텐이 필라멘트의 재료로 낙점되어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학문의 대상이 되는 재료도 다양한데다 각각의 재료에 대해 공부해야 할 범위도 넓은 재료공학이라는 것을 왜 전공하느냐 하고 되묻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재료공학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점 중의 하나가 공부할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공부는 그만큼 유용하고 쓰이는 곳도 많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재료공학은 선사시대의 인류가 돌을 갈아 도구를 만들면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변의 물질에 대한 공부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재료공학의 다섯 가지 관점은 재료의 설계, 재료의 파괴와 실패 등의 현상에 대한 설명과 분석 등으로 응용되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그리고 재료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공부하기 때문에 재료공학은 다른 공학 분야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다른 공학 분야와 재료공학 분야가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재료공학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공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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