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 촉구 천막 농성

[중앙일보 홍권삼 기자]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포항시 고교 평준화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들은 지난 17일부터 포항시교육청 마당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98년부터 평준화 제도 도입을 요구해왔다.
천막 농성=지난 16일 경북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한 이들은 다음날 포항교육청 마당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7년째 평준화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추진위의 서재원 집행위원장은 도교육청이 진행중인 평준화 도입 여부에 관한 조사용역의 공정성을 믿을 수 없고, 교육감도 우리들의 면담을 기피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평준화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고교 배정이 추첨이 아닌 중학교 성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추진위 측은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포항고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생들이 예능과목까지 과외교습을 받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며 중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평준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포항고 출신들이 지역 정치.경제.문화 등의 분야에서 학맥(學脈)을 형성해 다른 학교 출신들이 위화감을 느끼는 등 지역 화합을 저해하는 것도 큰 문제 라고 지적했다.
추진위에는 학부모.교육단체 외에 민주노동당 포항시지구당 등 정당과 한동대.포항공대 노동조합 등 2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평준화 제도의 도입 일정을 밝히라고 도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평준화 안 된다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 반대 범시민교육협의회도 지난 16일 도교육청을 방문해 평준화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현행 제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해 학부모가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 측은 평준화 제도는 고교생의 학력을 하향 평준화해 지역이나 국가에도 손해 라며 고려할 가치가 없는 제도 라고 반박했다.
대책=경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한 조사용역 결과가 다음달 말쯤 나오는 만큼 그 때 논의하자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검토하고 시민 여론 등을 충분히 들은 뒤 평준화 제도의 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홍권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gs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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