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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재료공학적인 관점에서의 생체 재료

2004.07.19 07:20

lee496 조회 수:4144

 

재료공학적인 관점에서의 생체 재료

안철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


1. 서론

21세기를 이끌어갈 주요 산업 기술로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정보통신기술(IT) 등을 꼽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고 있다. 나노기술은 10억분의 1m의 극미세 세계를 연구하는 것으로 기존의 기술들의 미세화로 인한 에너지 사용량의 최소화, 환경오염 물질의 감소 등 정보통신기술과 함께 인간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기대되고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이 높아진 후, 인간의 욕망은 윤택해진 생활 속에서 자연히 평균 수명의 연장이라는 측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본 글에서는 지놈 프로젝트의 결과와 함께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유전자 전달에 사용되는 고분자 소재와 경조직 대체 재료로 사용되는 금속과 세라믹 생체 소재에 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2. 유전자 전달체용 고분자 소재

유전자 치료란 정상 단백질을 주입하여 단백질의 활동을 정상화시켜 병을 치료하는 기존의 치료 방법과는 달리, 정상 단백질을 생체 내에서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전자를 전달하여 주어 원하는 단백질을 생체 내에서 만들어 내자는 치료 방법이다. 유전자만이 전달되는 경우 혈액 중에 존재하는 핵산분해효소에 의해 유전자가 빠르게 분해 또는 제거되는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전자만을 사용하지 않고 유전자를 외부의 방해 요소로부터 보호하며 원하는 위치까지 전달하여 주는 전달체와 유전자의 결합체를 사용하게 된다. 유전자 전달체가 실제로 응용되기 위해선 안정성과 효율성이 만족되어야 한다. 인체에 이물질인 유전자 치료체계가 도입되어도 세포독성이나 면역반응 등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원하는 단백질을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양만큼 효율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비바이러스성 전달체에 속하는 고분자는 효율성은 바이러스성 전달체에 비하여 떨어지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하여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자가 원하는 단백질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몸 속 세포 내에 존재하는 핵으로까지 전달이 되어야 한다. 유전자에는 인산(phosphate) 그룹이 존재하며 중성 pH에서는 음전하를 띠고 있다. 중성 pH에서 양전하를 띠고 있는 전달체용 고분자는 유전자의 음전하와 이온 결합이 가능하게 되며, 이온 결합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세포 내 도입이 가능한 작은 크기의 결합체로 압축시키게 된다. 이러한 양전하를 띠는 결합체는 세포막의 표면에 존재하는 당지질, 당단백질등이 가지고 있는 음전하와의 이온 결합력으로 세포의 표면에 붙게 되며, 세포 내 이입에 의하여 엔도좀의 형태로 세포 내로 끌어들어지게 된다. 유전자를 분해하는 여러 종류의 분해 효소가 존재하는 라이소좀으로 이동하기 전에 엔도좀으로부터 탈출이 가능한 전달체-유전자 결합체는 세포질로 방출된 후 방출된 양의 일부가 핵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핵 안에서의 유전자는 RNA로의 복제인 전사과정을 거친 후에 복제된 RNA로부터 단백질이 합성되는 번역과정을 거쳐 원하는 단백질을 발현하게 된다.

현재는 단백질에 기준한 양이온 펩티드인 poly(L-Lysine), 선형(linear) 형태와 가지 형태(branched)로 존재하는 PEI, 명확히 밝혀진 구조로 고분자가 가지는 동일한 조건의 결합체 형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덴드리머, 키토산, methacrylate/ methacrylamide polymer, polyvinylpyridinium 등의 유전자 전달체로의 응용이 연구되어 있으며, 개발된 양이온 고분자들의 여러 가지 공중합체의 전달체로서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고분자는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작용기가 많이 존재한다는 구조적 특징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특정 펩티드를 도입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능하여 유전자 전달체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3. 생체용 금속 소재

 

 

 그림 1). 척추 고정용 티타늄 함금 판과 나사

 

쉽게 부러지지 않고 파괴인성과 같은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여 치아와 뼈와 같은 경조직 대체 재료로 이용되는 생체용 금속 소재는 기계적 강도를 요하는 골절 부위에 고정용 내외장치나 인공관절로 사용된다. 18세기 후반에는 은, 백금과 같은 귀금속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부식에 강하고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합금의 개발과 외과 기술의 발달로 금속핀, 금속 나사, 금속판 등의 다양한 고정장치와 고관절, 무릎의 관절과 같은 인공관절이 등장하였고, 부작용이 적은 신금속 재료가 개발되었다. 1920-30년대에 개발된 스테인리스강, 코발트-크롬 합금(Co-Cr alloy) 등은 내식성 및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여 주로 하중 지지대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 소재들도 여전히 부식으로 인한 금속 이온의 용출과 용출된 금속 이온이 혈액에 타고 전신에 퍼져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티타늄(Ti) 및 티타늄합금(Ti-6Al-4V)이 생체 재료로 사용되면서 이러한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티타늄 및 티타늄합금은 표면이 안정한 산화막으로 둘러싸여 금속 이온이 용출되지 않는 우수한 내식성을 가지고 있으며 스테인리스강의 단점인 응력부식 현상이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티타늄과 티타늄합금의 비중과 탄성계수(Youngs modulus)는 100 GPa로 금속 중에서 뼈의 탄성계수 20 GPa에 가장 가까운 값을 갖는다. 경조직 대체재의 탄성계수는 뼈의 응력차단(stress shielding)에 따른 흡수 현상과 관련이 있다. 뼈보다 탄성계수가 높은 이식체가 뼈에 삽입되면 기계적 응력이 뼈보다는 탄성계수가 높은 이식체에 집중되어 뼈의 흡수가 일어나고 이식체 주위의 뼈는 약해져서 서서히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티타늄 및 티타늄합금은 스테인리스강, 코발트-크롬강보다 강도가 낮음에 불구하고, 금속 중에서 탄성계수가 가장 뼈와 유사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재료가 되었다. 티타늄 및 티타늄합금으로 만든 이식체는 금속 나사, 핀, 와이어 등과 같은 고정장치와 인공관절, 인공치근 등으로 정형외과, 치과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티타늄과 니켈이 1:1의 원자비로 혼합되어 있는 금속화합물은 고온에서 형성시킨 형상을 변태점 이하의 온도에서 변형시키더라도 온도가 상승하면 다시 본래의 형상으로 되돌아오는 형상기억효과가 있다. 이러한 형상기억효과를 응용하여 체내에 이식되어 체온에 의해 기억시킨 형상으로 되돌아감으로써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이식체를 제조할 수 있으며 치과교정용 와이어, 응혈제거용 필터, 척추측만증 교정용 폴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4. 생체용 세라믹 소재

 

 

 그림 2). 뼈와 유사한 모양으로 가공된 합성 아파타이트 인공뼈

세라믹 재료는 뼈와 치아의 무기성분인 아파타이트가 세라믹이라는 점에서 뼈와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체활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체에 최초로 사용되는 재료는 대표적 생체불활성 소재인 알루미나(Al2O3)이다. 알루미나는 치아의 색깔과 유사한 색을 갖기 때문에 치아 수복재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우수한 내마모성과 생체 내 안정성으로 1974년 인공관절과 인공치근으로 실용화되었다. 2001년에는 알루미나 인공고관절이 수십년간의 임상 결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압축력에는 강하지만 인장력에는 약한 세라믹의 취성 때문에 금속 이식체를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알루미나보다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지르코니아(ZrO2)도 취성을 극복할 수 없어 사용이 제한적이다. 현재 알루미나와 지르코니아는 주로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인공관절의 골두와 인공치근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라믹 중에서 가장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알루미나와 지르코니아도 생체친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주위 경조직과 결합하지 않는 불활성을 띄게 되므로 이식할 때에는 금속과 마찬가지로 생체이물반응으로 인한 섬유성 피막이 형성되어 고정이 되지 않는다. 생체활성 세라믹 중에서 주위 경조직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생체활성을 갖는 대표적인 것은 CaO와 SiO2를 주성분으로 하는 생체활성 유리와 뼈의 주요 성분인 칼슘과 인으로 구성된 인산칼슘 세라믹이 있다. 생체활성 세라믹은 1970년대 Na2O-CaO-SiO2계 유리가 뼈와 화학적으로 결합했다고 보고된 것이 최초이다. 이러한 조성의 유리는 생체활성이 뛰어나서 경조직뿐만 아니라 연조직과도 결합하지만 유리이기 때문에 체내 삽입시 빨리 흡수되어 내구성이 떨어지고 기계적 특성도 약해 인공이소골 등으로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와서 개발된 CaO-SiO2-P2O5계 결정화유리는 생체활성을 가지면서, 굽힘강도, 파괴인성, 피로수명 등 기계적 강도가 크게 개선되어 인공 척추체, 인공 장골 등으로 상품화되었다.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생체 세라믹 소재는 아파타이트계 골시멘트이다. 생체친화성이 높은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골시멘트는 기존의 PMMA 골시멘트가 쓰였던 금속이식체를 고정시키는 용도 외에도 그 자체가 수술 없이 주사기로 주입될 수 있는 골충진재, 수술장에서 필요한 모양으로 성형하고 경화시켜 바로 삽입할 수 있는 인공뼈, 골다공증 치료제, 그리고 약물을 체내에서 일정한 속도로 분비시키는데 필요한 약물전달체계(drug delivery system, DDS)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5. 맺음말

지금까지 유전자 전달에 사용되는 고분자 소재와 경조직 대체 재료로 사용되는 금속과 세라믹 생체 소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생체 소재는 인체에 삽입되어 사용되는 만큼 생체친화성과 생체안전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오랜 시간동안 검증되어야만 사용될 수 있다. 새로운 생체 소재가 개발되어 인체에 쓰일 수 있도록 상품화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신제품이 개발되어 상품으로 팔릴 때까지는 많은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높은 부가가치로 해마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미래의 중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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