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책소개 : 수학의 유혹(강석진)

2004.07.03 04:25

lee496 조회 수:5764

 

강석진, 수학의 유혹, 문학동네, 2002


대학입학시험을 코앞에 앞 둔 시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수학과목은 아예 포기해버리고 암기과목에 치중한다. 입시도 얼마 안 남았는데 되지도 않는 수학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암기과목에 치중해서 수학에서 잃은 점수를 보충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지금부터는 어려운 과목보다는 암기과목에 치중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수학은 제일 어려운 과목이고, 단시간에 성적을 올릴 수 없는 과목으로 통한다. 그런데도 수학은 영어와 함께 가장 많은 수업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또 투덜댄다. 나는 문과생인데 이 어려운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은 아마도 학업 중에 있는 학생은 물론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되는 의문일 것이다.

정말로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이 가장 흔하고도 어려운 질문에 답을 해보려고, 그래서 수학을 죽도록 싫어하는 학생들을 한사람이라도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진짜 수학자가 나섰다. 우리 나라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있는 고등과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강석진 교수가 이 사람이다. 책의 재목도 ‘수학의 유혹’이다. 수학이 매력적인 얼굴과 몸매를 뽐내며 ‘나한테 관심 좀 가져줄래?’ 하고 유혹을 하고 있단다.

책을 읽다보면 그의 익살과 엄살과 썰렁한 개그와 농담과 번득이는 재치가 있어서 시종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러면서 소위 ‘수학책’을 읽는데 갑자기 ‘이 정도 문제는 나도 풀겠다’하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그는 절대로 ‘나는 수학이 좋은데 너희들은 왜 그렇게 수학을 싫어하니?’, 혹은 ‘나는 수학이 제일 쉬운데 너희들은 왜 그렇게 수학을 못하니?’ 하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나도 수학이 재미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니까 참 재미있더라’고 꼬신다. 그냥 꼬시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교묘하게 꼬시는지 완전히 꺼벅 넘어갈 정도다. 부르스 윌리스가 나오는 영화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올림픽의 창던지기 시합, TV 프로그램, 신화이야기, 역사적인 사건 등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곁들여가며 양념을 친다.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수학이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있고, 내 옆에 있고, 내가 못 느끼고 있지만 나는 이미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 피자집에서 피자를 잘라먹는데 무리수 개념이라니. 일차방정식을 설명하면서 그는 농구선수 허재와 허재 팬클럽 모임인 위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경기 입장료 수입이 얼마였다면 이날 제값을 주고 표를 산 보통 입장객과 할인금액을 적용받은 위즈 회원은 몇 명이고 전체 입장객은 얼마였을까. 또한 63빌딩의 높이를 잴 때는 삼각형의 닮음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과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킬 때는 함수의 개념이 적용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역사상 최초로 지구의 둘레를 쟀다는 고대 그리스의 에라토스테네스의 일화를 들어 원주각과 원둘레의 관계를 설명해나간다.

그의 장점은 독자들에게 늘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어떤 개념에 연관된 문제를 죽 풀어놓고 조금 어려운 듯 하면 그는 이렇게 능청을 떤다. “이것을 모른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시오. 그걸 몰라도 이 책을 다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그가 마냥 게으른 독자까지 다 배려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성의는 두 가지다. 독자들은 그것만 지키면 된다. 첫째는 ‘문제의 답을 미리 보지 말 것’, 둘째는 ‘자신이 직접 해볼 것’이다. 독자들은 방바닥에 누워서 강석진 교수가 떠드는 썰렁한 농담과 개그에 배꼽을 잡고 웃다가 어느새 내 실력을 시험하는 문제가 나오면 엎드려서 종이와 펜을 들고 재미로 문제를 풀어보면 된다. 그리고 책 속에서 발견한 강교수의 비리 하나. 강교수가 아무리 수학박사이고 고등과학원 교수라고 하지만, 그도 어렸을 때는 수학실력이 우리처럼 별 것 아니었다는 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해 그가 설명하고 있는 구절이다.


“이 문제는 1994년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였던 앤드류 와일즈에 의해 증명이 완결되었다(증명만 해도 200페이지가 넘는다). 앤드류 와일즈는 어린 시절부터 이 문제에 흥미를 느낀 뒤 수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나는 어렸을 때 이런 문제가 있는 줄도 몰랐다).”


그도 어렸을 때는 이런 문제가 세상에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그가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수학자까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강교수의 말이다. “문제를 풀기까지의 그 숨막히는 기분, 그리고 드디어 비밀의 열쇠를 찾아냈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 이걸 직접 맛보려면 스스로 해봐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7 초중등 과학교육의 방향 lee496 2004.07.03 2541
1446 대덕연구단지에서 보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국가 경쟁력 위기 lee496 2004.07.03 2864
1445 살아있는 지구의 개념, 가이아 이론 lee496 2004.07.03 4779
» 책소개 : 수학의 유혹(강석진) lee496 2004.07.03 5764
1443 진정 고등학생을 위한 칼럼 ^^ eunchong 2004.07.03 3378
1442 이공계 기피 현상 막으려면... kbr0376 2004.07.04 2482
1441 “이공계, 여러 분야로 나갈 수 있다” lee496 2004.07.05 2685
1440 과학기술중심사회와 서울공대 lee496 2004.07.05 3102
1439 신임 서울공대 학장님 인터뷰 lee496 2004.07.07 2536
1438 진정 고등학생을 위한 칼럼 2 ^^ eunchong 2004.07.07 3699
1437 공학자에게 윤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lee496 2004.07.08 4840
1436 첨단기술 진흥정책에 대한 소고 lee496 2004.07.09 2607
1435 과학기술인의 시대를 위하여 lee496 2004.07.12 2608
1434 벤처기업 세계제패 꿈이 아니야 lee496 2004.07.12 2699
1433 김태유.이장규 서울대 교수, 초대 공학한림원賞 수상 [2] lee496 2004.07.12 3604
1432 특허지원 사업 lee496 2004.07.14 2614
1431 산학협력재단에 대해 lee496 2004.07.14 2686
1430 통신업계 CEO를 하려면 이공계를 나와라 lee496 2004.07.14 2826
1429 2004 서울공대 교수 현황 lee496 2004.07.14 2241
1428 2004 서울공대 학생수 및 과정별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 lee496 2004.07.14 3338
Login
College of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