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점 분석(3)

2004.07.19 12:06

lee496 조회 수:3507

 

1.1. 이공계 연구직 종사환경


 사람이 직업을 갖는 것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그 한 가지가 자기실현이요 다른 한 가지는 직업을 통한 사회에 대한 봉사이며 마지막 한 가지가 생계유지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생계유지 수단으로서의 직업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받는 임금과 근로환경, 사회에서의 대우 등에 대해서 집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두 가지의 큰 갈래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중 한 가지는 이공계 대학을 나와서 취직하는 경우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학업을 더욱 정진하여 전문 연구인력으로 살아가는 경우이다.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눈 것은 현재의 이공계 문제가 크게 이공계열 선택의 감소와 이공계 고급인력 부족의 두 양상으로 나뉘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1.1.1. 경제적 보상

 1999년 한국노동패널1)1차년도 조사결과에서부터 직업 및 생활만족도를 살펴보면 과학기술인력은 의사, 변호사 등의 기타 전문직에 비하여 경제적, 사회적 보상 측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었기에 이들과의 비교를 통하여 과학기술 전문 인력의 직업 환경에 대해 논하는 것이 유의미 할 것이다.[5]

 과학기술 전문 인력의 경우 조사대상의 6.7%가 임시직으로서 일반 사무직과 유사한 정도의 불안정한 노동시장이라는 현실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당근무시간에 대해서는 평균 67.33시간으로서 여타 전문가들의 평균 63.4시간 보다 긴 것으로 타나났으며 일반 사무직원의 47.41시간이나 관리직의 54.71시간과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가활용이나 가족관의 관계에 있어서도 여타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임금수준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초과 근무를 한 경우에도 단지 66.7%만이 초과근무 수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여타 전문직의 83.3%와 관리자의 85.7%가 초과근무 시 초과근무 수당은 받은 것과 비교하면 그 처우가 상당히 열악함을 알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직업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제적인 보상이다. 물론 이공계관련 직종의 임금은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기엔 충분하지만, 그들의 능력으로 획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직종과 비교하여 사명감이나 자아실현 이외의 경제적, 사회적으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대안직종으로의 이동을 막을 수 없으며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과거와는 달리 이러한 보상이 상대적으로 미약해 짐에 따라 연구 인력들이 다른 직종이나 직장으로 옮겨가는 이유가 되고 있으며, 과학기술 인력으로 양성되어야 할 학생들의 선호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이공계전공 관련 직업에 대하여 경영, 회계, 법률 분야를 대안으로 간주하고 있는데2), 한국에서는 기존의 이공계 직종에서 직업을 바꿀 경우에는 창업을 하거나 국가고시를 통하여 관료, 회계, 법률 분야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대학의 전공 선택에 있어서는 의약학 계열을 주로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공대 졸업자들이 타 전공 졸업자 보다 상당히 높은 임금을 받고 있어서 공대 졸업자의 초임은 회계학 전공자의 임금보다 30~40%가 높으며, 공학기술자 전체의 평균 임금은 일반 대졸자 전체의 임금보다 10~50%가량 높다. 더군다나 미국의 경우 공학기술자가 그들의 노동생애 후반에 경영관련 직무로 옮겨가는 경향이 크기에 이러한 차이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갖는다. 미국의 전국공학기술자협회(National Society of Professional Engineers)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 중위치(median)의 임금은 대졸자 전체의 경우보다 7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 다음의 표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조사 결과로서 공대 대학원 졸업생이 경영대학원, 법과대학원 등의 졸업생과 거의 동등한 보수를 받으며 엔지니어의 보수가 변호사, 판사 등과 같은 최고수준으로 일반 경영관리자 보다 더 높게 나타나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경우에서도 인문계출신의 대졸 초임이 1,500유로(약 170만원)인 반면에 이공계출신의 초임은 2,500유로(약 280만원)로서 훨씬 더 높으며 기업체에서 위상도 간부사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표 2) 미국의 직종별 급여

표 2) 미국의 직종별 급여

(달러)

 

전문 엔지니어

전산전문가

변호사, 판사

경영관리자

시간당 급여

21.37

25.75

32.35

27.93

   자료 : 미국노동통계국(BLS), National Compensation Survey, 2000


 한국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경우 자연계와 인문계로 구분되어 교육을 받게 되어 있었으며 과학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고교 교육과정에서 자연계를 선택하도록 되어있었다. 즉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기피하는 수학과 과학 과목의 수업량이 더 많은 자연계열을 선택하도록 하기위해서는 이공학 계열의 직업이 그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로를 선택할 때는 다양한 판단기준이 존재할 수 있지만, 현재 많은 경우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과 관심분야보다 직업의 경제적인 대우를 고려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교육과정에 있어서 이공계 전공의 경우 등록금 등과 같은 비용을 기타 대안들 이를테면 경영, 회계, 법률 등의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도 감안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자연계열에는 의약학계열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이공계 전공의 가장 위협적인 대안은 경영, 회계, 법률 등의 분야가 아니라 같은 자연계열을 선택하여야 하는 의약학 계열이다. 특히 근래에 들어 자연계 우수 학생들의 의약학계열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여기에 대하여 이공학 관련 직종이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과거 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고도 성장기에 국내의 이공계 과학기술인력들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대우를 받아 왔었으나 최근에 들어 다른 분야에 비하여 대우가 오히려 나빠진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의 표3은 사회인으로의 출발단계인 대졸초임에서 업종별 대졸 초임을 비교한 것이다.

 다음의 표에서와 같이 일반적인 이공계열의 대졸초임은 금융계열과 비교하였을 때도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하게 된다. 이것으로부터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할 시에 이공계가 다른 전공에 비하여 금전적으로 유리한 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금전적인 불리함은 이후 학업을 지속하여 공학박사가 된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다. 



표 3) 업종별 대졸초임 비교

표 3) 업종별 대졸초임 비교

(만원)

 

신용평가사

금융

전자

IT

제약

건설

조선

연봉

3,500

2,400

~3,000

1,900

~2,300

1,800

~2,100

2,100

~2,300

1,700

~2,150

2,200

~2,400

자료 : 한국경제신문, 페이오픈 공동조사, 2001.12.


 이공계열 연구인력의 경우 국립대학교 자연대 교수 연봉이 3~4천만원이고, 15년 이상 정부출연 연구소에서 근무한 공학박사의 연봉이 4500만원 안팎으로 시중 은행의 같은 연배 평균연봉 6500만원의 70%에 그치고 있으며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하였을 때, 1인 의원의 연간 순 수입이 평균 2억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1.7), 개업 변호사의 연간수임료가 평균 1억8천만원(공정거래위, 서울변호사회)인 것을 고려하면, 평생소득에 있어서는 변호사, 의사 등 타 전문직과의 격차가 더욱 클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과학기술자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기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고 있기에 전문직에 대한 선호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이전보다 더 위험 회피적으로 변하여 안정적인 전문직종에 대한 선호는 더욱더 증가하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긴 양성기간과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다른 전문직종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으며 또한 외환위기 이후 직업적 안정성은 급격히 낮아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과학기술인력의 경우 대다수 타 전문직에 비하여 동등 혹은 더 높은 수준의 노력을 필요로 하면서 더 낮은 수준의 보상을 받고 있으며, 이는 청소년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1.1.2. 권익의 보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신들의 공통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익단체를 결성하게 되는데, 과학기술자들의 경우 80%이상이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이는 대부분 자영업자의 고용형태를 띠고 있는 기타 전문가 집단과 비슷한 결과로서 일반적인 피고용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과 비교하였을 때 아주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노동조합이 존재한다고 답한 6인 가운데 1명만이 가입하였을 정도로 노동조합 참여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은 우선 구조적인 원인으로서 과학기술 전문 인력의 경우 노동조합 가입자격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노동조합에 가입한 경우에도 사업장 중심으로 이루어진 노동조합의 형태상 노동자 중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과학기술자들이 그들의 의사를 전체에 표명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의 개인적인 성향으로 인하여 조직화된 형태를 대응하여 스스로의 이해관계를 타 구성원에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자들의 이익집단은 노동조합의 형태가 아닌 협회 등과 같은 방식으로 전체 과학기술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여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집단들은 그 규모와 힘에 있어서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고 보호하기에는 많이 미약하며, 의사들의 대한의사협회와 변호사들의 대한변호사협회 등과 같은 타 전문직 집단의 이익단체들이 국가의 정책결정 등과 관련하여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고 있다.

 2001년도에 과학기술자를 대상으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7]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과학기술자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 집단이 없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8.0%로서 가장 높았고, 과학기술노조가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23.2%,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과총)가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이라 생각하는 비율은 21.7%로 나타났다. 이상의 비율은 복수응답의 결과이고, 1순위 결과만을 고려하였을 경우 과학기술자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이익단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34.9%가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단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26.5%가 과학기술노조를, 21.7%가 과총을, 그리고 8.6%는 과학기술관련부처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단체로 생각하고 있었다. 즉, 과학기술자 3명중의 1인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 집단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는 과학기술 활동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사회적 역할도 증대되었음에도 아직 다른 전문직과는 달리 동일한 정체성을 지닌 과학기술자 집단이 형성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으며, 과학기술자들은 연구개발 활동을 한다는 동질감 보다는 같은 직장에 속해있다는 것에서 집단적인 정체성을 획득하기 때문에 과총이나 과학기술노조를 그들의 이익 대변 집단으로 응답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노조의 경우 주로 출연연과 공공연구소의 개별노조들을 회원으로 하기에 비록 출연연이나 공공연구소에 근무하는 이들의 이익을 대변한다하더라도 그 중에서 연구개발 인력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지 않으며, 과총의 경우 대학이나 기업연구소의 경우 과학기술관련학회, 협회, 단체 등을 회원으로 하고 있으나 역시 사회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기엔 그 영향력이 충분하지 못하다.

 실제로 연구개발 인력들이 그들의 이해관계를 사회에 주장하려 하여도 실력행사를 통한 강경한 표출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의 정책에 대해서 외부요인으로 작용하여서는 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어렵기에 정책결정과정에 내부자로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기업이나 정부관료 조직에 과학기술자 출신의 인력이 진출은 그 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1.3. 사회적 대우 및 인식

 서구 과학기술자 사회는 형성단계에서부터 지식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전개되었기에 과학기술자는 사회의 지도층이자 지식인으로 간주되어왔다. 예를 들자면 계몽주의 시대와 프랑스 혁명기의 과학은 모든 지식인의 교양이자 진보적 지식인의 표상이었으며,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정부관리로 종사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그리고 19세기 영국에서 과학은 신흥 산업자본가들과 함께 도덕적이고 근면한 중산층 문화의 상징으로 간주되어 산업가, 귀족, 법률가등의 전문직업인들이 과학자 단체에 가입하거나 연구를 후원하였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에 까지 이어져서 프랑스에서 매년 혁명기념일의 개선문 군사퍼레이드에서 에콜 폴리테크닉 학생들이 군 대표와 사관 생도들의 선두에서 행진을 하고 있으며 이는 나폴레옹 시대부터 기술계 장교를 우대하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자가 사회적으로 우대를 받은 시기가 거의 없었다. 과거 사회구조가 사농공상(士農工商)이었다면, 현재는 사상공농(士商工農)의 사회구조가 된 상태로서 정치인, 관료, 법조인, 경제인 등에게 권력이 편중되어 있으며, 공직 등 사회요직에서 이공계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특히 공직에서 고위 직급일수록 이공계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행정부 공무원 중 17.4%가 이공계이고 4급 이상의 경우 11.4%만이 이공계인데 이것은 대학정원의 반 가까이가 이공계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이공계 출신이 권력에서 상당히 소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가까운 중국의 경우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9명중 장쩌민(江澤民)주석, 리펑(李鵬)위원장, 주룽지(朱鎔基)총리 등 9명 전원이 이공계출신으로서 국가의 핵심요직을 이공계 출신인사들이 점유하고 있다.

 근대화 시기 이후 동양에서는 동도서기(東道西器)를 기치로 하여 동양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고 서양의 문물을 배워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흐름이 일어났으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서양의 과학기술이었다. 한국에서는 유교적인 가치관에 의해 과학기술자 집단을 중인 계급으로 간주하여, 사회지도층에서의 과학교육은 미약한 형편이었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 근대과학 도입 초기부터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들은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존재하였기에 그 외의 분야로의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7]

 결국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은 이렇게 실용주의적이고 기능적인 측면만이 강조되어 문화, 사회 등과 같은 소위 문과 계열과는 동떨어진 경향이 강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분야간의 장벽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과학기술자들이 문외한으로서 전공분야에만 집중하게 되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그리고 과학기술자들 스스로도 자기분야의 활동 이외에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향이 강한데 이러한 경향은 과학기술자 사회가 기능화 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나타나고는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특별히 심각한 편이다.

 서구의 경우 과학기술자 사회에서도 분화가 일어나 일부 지도급 과학자들이 과학기술자 겸 관리자(scientist-manager)또는 테크노크라트로 부상하여 과학기술 관련 의사 결정은 물론 사회 다른 분야의 문제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집단이 아직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자들 중 과학기술자 출신 인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관련 주요 의사결정자들 조차도 대부분 다른 분야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국내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공계 출신의 CEO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으로 대기업 상장사의 경우 이공계출신 CEO는 16%에 불과한 반면, 미국의 경우 잭 웰치(GE, 화공), 슬로언(GM, 전기공학), 길마틴(머크, 전기공학), 앤드류 그로브(인텔, 화학), 루이스 거스너(IBM, 기계공학)등 다수의 이공계출신 CEO가 존재한다.


표 4) 출신별 공무원 분포

표 4) 출신별 공무원 분포

(%)

 

인문계

이공계

기타

법정계

상경계

사범계

기타

행정부 공무원

7.9

6.8

29.8

17.4

17.4

20.7

4급 이상

8.3

14.8

0.0

50.5

11.4

15.0

   자료 : ‘청소년의 이공계대학 진학률 감소에 따른 대책방안’, 국가기술자문회의, 2001.11.


표 5) 국내 30대 기업집단 상장사의 CEO 전공 분포

상경계

이공계

기타(법학 등)

총계

43

(51.8%)

19

(22.8%)

21

(25.2%)

83

(100%)

   자료 : 이공계 인력공급의 위기와 과제, CEO Information(제341호), 삼성경제연구소


 우리사회에서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역할이 위축된 것은 위에서 언급한 개화기 때뿐만 아니라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사회가 과학기술자들에 한정된 역할을 요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거 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경제 발전기에 출연연과 교육기관, 기업연구소 등에서 특혜를 제공하여 우수 인력을 과학기술계로 끌어들이고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었으며, 이에 과학기술자들은 사회와 국가 경제가 필요로 하는 연구 개발활동을 하도록 요구되었으나 여러 가지 지원과 특혜, 그리고 사명감과 긍지로서 보상받아 왔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자 사회는 국가의 지원과 보호를 받으면서 기능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었기에 서양의 경우와 달리 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급 과학기술자 그룹을 형성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앞서의 언급하였듯이 과학기술자 집단은 사회지도층에 편입되는 경우가 드물며, 우수한 과학기술자라 하더라도 연구 현장 이외의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 과학기술자 집단은 사회에 기능적인 기여 이외에 지식인으로서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없었으며 그들 스스로도 이로 대한 불만이 쌓여 가고 있는 현실이다.

 과학기술자 스스로 주요전문직과의 사회적 존경과 대우, 기여도 등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해 본 결과, 변호사-의사-대학교수-언론인-출연연 연구원-공무원-기업연구소 연구원의 순으로 높은 사회적 존경과 대우를 누린다고 응답하였으며, 사회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순으로는 기업연구소 연구원-대학교수-출연연 연구원-의사-언론인-공무원-변호사 순이라 응답하였다. 이 결과 특히 변호사와 의사가 사회 발전에 대한 기여 정도에 비해 높은 존경과 대우를 받으며 기업연구소 연구원의 경우가 기여한 바에 대해 존경과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 이러한 과학기술자들의 인식은 비단 과학기술자들만의 인식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전문직에 대한 인식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일반국민들은 과학기술자가 의사, 판 ․ 검사, 언론인 등에 비해 사회적 중요도는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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