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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대학들, 학생부 비교과요소 중시해야”


[인터뷰] ‘대학입시’ 개혁 해법 어떻게

안병영 교육부총리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 내신 비중을 확대한다는 2008학년도 이후 입시안이 발표된 지 한달이 지났다. 하지만 입시안이 나온 뒤 바로 본고사 비중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더니 급기야 어윤대 고려대 총장의 ‘학교간 학력격차 반영 불가피’ 발언으로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이달 초로 예정된 새 입시안 확정 발표와 고교등급제 실태조사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입시안 마련의 두 주체인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원회 그리고 대학 쪽 인사와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새 입시안의 성공을 위해선 어떤 보완이 필요하고 교육주체들의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고교등급제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없는 평준화 체제에서 (평준화를 부인하는) 본질적인 자기 모순”이라며 “있을 수도 없고 허용할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교등급제 의혹을 풀기 위한 특별감사 요구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대학들로 하여금 점수 한점의 공정성을 따지도록 강제하면서 교육혁신의 방향과는 반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고교등급제 의혹을 본격 파헤칠 경우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 그런 뜻이 아니었다. 고교등급제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확고한 입장이다.

너무나 자명한 문제여서 하나 하나 대응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뜻으로 말했을 뿐이다. 평준화 체제에서 학생들은 학교 선택권이 없다. 등급제는 본질적인 자기 모순이어서 허용할 수 없다.


- 등급제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 대안은 무엇인가?

= 대학들로 하여금 전형자료나 과정을 낱낱이 들춰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다 들춰내고 감사도 나가면 대학은 교과 기록과 점수 한점의 공정성에 더 집착할 것이다. 이는 비교과와 살아있는 학교 교육과정을 중시한다는 우리 입장과는 반대의 길로 가는 것이다. 다만 각 대학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학생을 뽑는 지 기본기준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구체 방식 등은 밝히는 게 좋겠다. 그런 이유로 6개 대학에 대한 이번 조사도 실태조사일 뿐 감사는 아니다.


- 2008학년도 입시안이 나온 뒤 상당수 교육계 인사들은 본고사형 논술과 면접이 더욱 성행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고교등급제 때문에 새 대입전형 제도에 대한 기본방향의 논의가 실종된 게 안타깝다. 새 입시안은 많은 성공조건을 가지고 있다. 성적 부풀리기가 어렵다. 또 상대평가인 내신 등급제를 도입했다. 대학이 신뢰를 갖고 학생부 기록을 받아들일 것이다. 대학은 학생부의 비교과 요소를 중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고교 교육과정이 정상화되고 대학은 진짜 인재를 뽑을 수 있다. 대학이 비교과 영역의 기록을 낱낱이 분석해서 참조해주기 바란다. 대학은 대입전형 제도를 통해 고교교육 정상화를 도와야 한다.


- 대학은 입시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려면 거기에 신뢰성 있는 정보가 지금 보다 풍부히 담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 독서매뉴얼을 개발중이다. 고교에서도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 창의적 프로그램을 가지고 학생을 키우는 데 가열찬 노력을 할 것이다. 이번 입시안이 발표된 뒤 초등학교에선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책읽기와 독서평가 등이 달라지고 있다. 모든 교육감들도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책읽기를 생활화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


- 입시에서 강남의 우위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도 같은 방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나?

= 대학은 신입생 구성의 다양성을 사회를 향해 공시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그 기준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 학교의 농어촌 학생 비율이 어떻고 경우에 따라 일정소득 이하 비율이 어떻다는 지표 등을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드러내 공시하도록 하겠다. 공시가 시작되면 그 결과에 따른 행·재정 지원 연계도 점차 따라갈 것으로 본다.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가 나서서 대학에 강제하기 보다는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다양성 제고 노력을 보여주도록 유도하겠다.



- 고교등급제 특별감사 요구엔 반대뜻

- “되레 점수 한점 공정성엔 집착 우려”

- 교장임용 개혁 등 로드맵 올안 마련


- 교육혁신위원회는 학교교육의 혁신을 위해, 대학에서 교수들이 각자 시험문제를 내듯이 교사별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제기했으나 결국 중장기 과제로 돌려졌다.

= 교육부가 교사별평가를 하겠다고 천명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수도 늘려야 하고 교육과정도 재편해야 하고 보조교사도 필요하다.

기획예산처와 행자부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 일이다. 교사별평가는 꿈과 현실을 조율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사가 평가권을 갖는 것은 기본적으로 옳은 일이다.

선생님이 학교 현장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가 선생님의 그 위치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 교사에게 평가권을 주는 것은 교사의 자율성과 책무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교사마다 평가의 기준과 형식, 결과가 다른 데 학부모가 받아주겠느냐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앞으로 로드맵을 만들 생각이지만 단기간 안에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기본적 교육여건, 교사연수와 학부모 홍보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 학교 현장의 변화를 위해선 교장임용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별평가와 교원에 대한 평가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 이달 안으로 교사 양성과 연수에 관한 개혁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금년말 안에 교원평가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거기에 교장임용 개혁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 것이다. 근무평정이라는 성적 평가를 토대로 교장으로 승진하는 현재의 상투적 방식은 한계에 이르렀다. 초빙과 공모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교장 승진 대상자들이 리더십을 갖췄는지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는 있겠다.


- 초등 교원 부족사태는 교대 졸업자로 임용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선?

= 초등학교 뿐 아니라 중·고교와 대학까지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대학 교수를 하다가도 일찍 그만 두고 주변 고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

교사 임용조건을 다양화해서 열정과 헌신, 나름대로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망이다.


- 교육부가 교원 임면권을 이사장으로부터 학교장에게 이관하는 데 반대하면서 열린우리당과의 사립학교법 단일안 마련이 삐걱거리고 있다.

= 교장에게 교원임면권을 주는 게 마치 개혁성의 상징 처럼 비쳐지고 있다.

이사장이 학교장을 임면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형식적 권한 배분의 문제일뿐이다. 중요한 것은 교원 임면의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공개임용을 강조하고 교사 임용과정에서 학교구성원의 고른 참여를 보장하는 게 형식적으로 교장에게 임면권 주는 것 보다 더 의미가 있다. 당정간 협의도 크게 진척되고 있다.


- 혁신위 쪽에선 새 교육과정에서 진로교육의 조기실시와 전면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새로 교육과정을 짜기 위한 심의위원회가 확정됐는 데 기본방침을 알려 달라.

= 학교에서 진로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과 논의 중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진로문제에 대해 학생이 관심을 갖고 미리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부총리가 재직한 연세대가 고교등급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지금도 연세대 교수이지만 나라일을 맡으면서 연세대와의 사적 인연을 접고 나왔다. 연세대에서도 나에게 사사로운 차원에서 기대할 사람이 없다고 본다.


- 대학의 서열체제 해소가 없으면 모든 입시개혁이 결국 공수표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 서열화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은 동의하지만 어떤 조처에 의해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립대 공동학위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서울대 같은 대학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연줄에서 능력 사회로 빨리 변하고 있다. 앞으로 학교간판이 별 구실을 하지 못하리라는 점을 학부모들이 빨리 깨달아야 한다.


한겨례신문 (2004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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