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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Career] 에너지를 생산하는 ‘밥솥’을 만든다면?

서울공대카페 54 화학생물공학부


운이 좋았다. 인터뷰 요청 차 연락한 이종민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미국에 있었다. ‘인터뷰를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이 교수는 “며칠 뒤 잠깐 한국에 올 일이 있다”고 했다. 지도 학생들의 박사 논문 심사 때문이었다. 어렵사리 만난 이 교수와 미국 생활과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맛있는 ‘에너지’를 짓는 밥솥
“연구년이라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1년간 연구하고 있어요. 올해 8월이면 돌아옵니다. 한 학기는 학생들을 가르쳤고, 나머지 한 학기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터라 미국 생활이 익숙하지만, 그래도 한국 학생들과 학교가 그립다고 했다.

이 교수가 미국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한국에서 하던 화학공정 연구의 연장선이다. ‘화알못(화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 기자가 “화학공정 연구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고 하자 이 교수는 화학공정을 밥솥에 비유했다.

“밥을 만들려면 물 양도 조절해야 하고, 언제 센 불로 끓여야 하는지, 언제 뜸을 들여야 하는지, 많은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자동화한 게 밥솥이죠. 화학공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화학공정은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자동화시키는 과정이다. 화학공학뿐만 아니라 수학,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도 두루 익혀야 한다.

화학공정 최적화해 비용 절감
이 교수가 주로 만드는 제품은 에너지다. 인터뷰를 앞두고 찾아본 이 교수의 연구 목록만 보고 사실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인줄 알았다.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화학공정,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화학공정 등 에너지와 관련한 연구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에너지공학과의 차이를 묻자 “에너지공학이 자원에 대한 연구라면, 화학공학은 효율을 높이는 연구”라고 말했다. 예컨대 끓는점에 따라 화합물을 분리하는 증류탑의 경우,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면 순도는 당연히 올라간다. 만약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순도 95% 이상의 물질이라면, 95%에 맞추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순도를 항상 95%로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공정 내내 일정한 열과 같은 양의 물질을 넣어주면 될 것 같지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공정의 시점에 따라 물질의 양을 80%나 120%를 넣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하거든요. 사람이 절대 예상 할 수 없는 값이죠.”

화학공정에서는 이런 섬세한 값을 계산한다. 미세한 값을 조정하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휘발유, 디젤 등의 기름을 얻는 원유 공정의 경우 이런 증류탑을 운용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원유 증류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미국의 화학 산업 에너지의 40%를 차지합니다. 엄청난 양이죠. 그러니 효율을 조금만 높여도 비용을 아주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글 : 최지원 과학동아 
사진 : 남윤중 
이미지 출처 : 남윤중

과학동아 2017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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