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공학자에게 윤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태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토목공학과 졸업(‘78)

미국 Wisconsin-Madison 대학 토목공학과 석사(‘83)

미국 Wisconsin-Madison 대학 토목공학과 박사(‘90)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관리연구실 실장(‘91)

한국산업안전공단 건설안전 기준제정위원회 위원 (‘92)

GIS 학회 총무 / 홍보이사 (현재)

한국프로젝트 관리 기술회 운영위원장(현재)

대통령 비서실 사회간접자본 기획단 자문위원(현재)

한양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현재)



아마도 지난 20세기를 통 털어 우리나라에 닥친 대 재앙에 대하여 생각할 때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근데 이 두 사건 모두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데 더더욱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아침 출근길에 잘 달려가던 버스 및 차량이 그 도시의 대표 교량 가운데 하나로 일컬어지는 다리자체가 붕괴되어 통째로 수장된 예는 아마 우리나라 이외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삼풍백화점의 경우는 또 어떤가? 그 당시 삼풍백화점의  붕괴소식을 들은 외국의 토목공학자가 “건물의 자연적인 완전붕괴는 건물의 완전 무결 만큼이나 보기 드문 일” 이라고 했다고 한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의 붕괴는 실로 많은 피해를 가져다 주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고 건물의 붕괴에 따른 물질적 피해도 상당했다.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 두 사건 이외에도 그와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더 있다. 국내 사건 이외에 대만의 경우를 들어보자. 대만으로의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은 우리에게 기술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사건이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사회에 많은 파장을 몰고 왔으며, 이로 인한 국가 경제 손해는 막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두 사건의 중심에는 모두 공학자가 위치해 있었다. 즉, 사람들은 이러한 사건을 일으킨 주요 원인은 우리 공학자들의 부주의와 비윤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성수대교, 상품백화점 붕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공학자에 대한 신뢰와 인식은 과거에 비해 더욱 좋지 못한 상황이며, 특히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다른 전문 직업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비교하여 볼 때에 한층 두드러진다. 사실 우리 공학자들은 생산현장에서, 연구소에서, 학교에서 등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현재 우리 산업에 있어 발전하는 원동력의 중심에는 우리 공학자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경제를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하는 데 있어 공학자들의 역할과 위치는 실로 막강하였고 이에 대한 공학자들의 자긍심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학자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계속되고, 사회에서의 공학자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위 물음에 대한 해답으로 가기 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 해답을 얻으려면 공학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없이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사회에서의 공학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공학자 자신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사회의 인식을 바꾸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이 꾸준하게 이루어진다면 공학자와 관련된 기존의 사건에 대한 재발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력을 위해 공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떠한 것을 준비해야 하는가?

공학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 능력은 물론, 사회과학․인문과학 등 다른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일을 진행시킴에 있어서의 창의력과 진취성 등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다 갖추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비록 그런 자질을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공학자로서의 윤리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는 공학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는 없다. 즉, 공학자로서의 양심과 의식, 그리고 대중을 우선으로 하는 정신 등을 바탕으로 한 윤리의식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자는 자신의 지식을 이기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결국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한 규율과 법, 제도의 영향을 받는 공학자들의 작업이 이들의 범위에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지라도 공학자들은 작업의 진행에 있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할 고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공학자들은 작업 시 자신의 전문 지식을 최대한 동원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사회나 기업,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사회의 법이나 제도 등에 어긋나지 않은 연구라고 할 지라도 자신의 연구가 완성 된 후 장차 그것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공학자는 오히려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공학자는 작업이나 연구를 통하여 공학자를 고용한 고용주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며,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이익이나 안전, 부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윤리적이지 못한 공학자들은 자신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 사이에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시킬 것이며, 회사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에 대해 고민하는 공학자들은 사회의 이익보다는 자신을 고용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작업을 추진할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는 공학자라고 할 지라도 자신의 업무 결정에 있어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그 고민에 대한 결과는 사회의 이익을 위해 결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작업을 진행할 경우, 앞의 경우처럼 불미스러운 사건이 계속하여 반복될지도 모른다.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에 대한 위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마구 사용하게 된다면, 그것에 대한 피해는 결국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위험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전문 지식을 작업 전반에 걸쳐 사용하는 공학자의 위치도 칼을 들고 있는 사람과 다를 것 없다. 그러므로 그러한 지식의 사용이 혹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가 고민하고 나 보다는 타인을, 자신의 이익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좀 더 신중하고 분별력 있게 판단하는 자세가 공학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공학자들의 판단이 칼을 무분별하게 휘두르듯 이용된다면 그것에 대한 사회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공학자에게 있어서 윤리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공학자들의 판단 하나 하나가 사람들의 생명까지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공학자들은 전문 지식과 현명한 판단, 탁월한 추진력,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공익성 등과 더불어 그 어떤 전문 직업인들보다도 윤리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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