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잠의 과학

2005.11.23 09:48

hanabaro 조회 수:4871

 

국민학교 동창인 남녀 대학생들이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갔다. 모닥불을 피우고 옹기종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성격이 활달한 한 주혜인이라는 여학생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
처녀와 총각이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함께 잠을 잤다면 남자들은 그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앙심 깊은 한 남학생이 성급히 대답했다.
음, 난 싫어. 혼전 순결은 꼭 지켜야하니까.
다음은 소위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남학생이 오른손을 치켜들며 외쳤다.
좋아한다면 무슨 상관이야. 화끈해서 좋군. 딱 좋아
다음은 얼떨이 이내구의 차례다. 그런데 너무 순진해서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던 이내구, 얼떨떨한체로 명답을 던진다.
그 참, 잠이 많은 여자군. (뜨아~)

과학칼럼에 엉뚱한 유머를 토설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수면, 즉 잠은 동물에게 꼭 필요한 휴식의 방법이다. 오리는 뇌의 반은 잠들고 반은 깨어 있게 하는 능력이 있어, 수면중에도 침략자에 대한 방어태세를 유지한다. 쥐는 둥지에 숨어서 잠을 자며, 말은 밝을 때 서서 잠을 잔다. 동물들의 잠자는 방법도 참 가지각색이다.

사람인 우리는 일생동안 적어도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수면중에도 뇌의 활동은 계속되는데, 꿈도 수면 중에 일어나는 뇌 활동 중 하나이다.

그러면 꿈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잠의 종류에 따라 꿈을 분류하면 다음 3가지다.

 

1. 잠들자마자 꾸는 꿈으로, 짧아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스쳐가는 꿈

 

2. 보통 우리가 말하는 꿈은, 램수면시기에 꾸는 꿈으로 이때 꾸는 꿈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 시기에는 눈동자가 가장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REM(Rapid Eye Movement 빠른 안구 운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램수면기에는 심장도 빨리뛰고, 혈압도 높아지고, 뇌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현상은 약 90분 간격으로 일어나고 10분에서 1시간 동안 지속된다. 램수면때 꾸는 꿈에는 보통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인 꿈들이 많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잠을 자면서 항상 꿈을 꾸지만, 꿈을 안꾼다고 하는 이유는 이 램수면시기에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다.

 

3. 델타수면시기에 꾸는 꿈으로, 이 시기때 꾼 꿈이 가장 내용이 뚜렷하고 목적이 드러나는 꿈인데 기억을 잘 못한다는 특징이다. 현실과 꿈이 맞아 떨어지는 사람들은 델타시기에 꾼 꿈을 다른사람들보다 잘 기억해 내서 일수도 있다.

 

그런데, 개도 꿈을 꾸는 것일까?


물론 개도 꿈을 꾼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 스탠퍼드 의대 인간수면연구소에서는 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간혹 일어날 수있지만, 기면 발작 환자에게만 일어나는P탈력 발작Q이라는 특이한 증상이 개에게도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온다거나 환상을 보는 현상이다. 캘리포니아대(UCLA) 정신과 제롬 시걸 교수는 개의 뇌줄기(brain stem)에 전기 자극을 주면 탈력 발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는데, 사람도 뇌줄기의 한부분인 연수(medial medulla)에 전기 자극을 주면 갑자기 근육이 풀어지면서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연수가 근육의 운동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연수는 REM 수면시 근육이 함부로 움직이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연수가 없었다면 도망가는 꿈을 꾸게 되면 REM 수면 내내 침대 위에서 마구 뛰어다니게 되고, 누군가를 때리는 꿈이라도 꾼다면 옆 사람의 신변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REM 수면에 도달하면 연수는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 이러한 사실이 다 개의 연구에서 힌트를 얻어서 밝혀진 사실이다.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과학극단<키스>대표 이원근
<한국과학기술평론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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