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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미술과 ‘프랙털 법칙’

2004.08.30 08:39

eunju96 조회 수:3649

 미술과 프랙털 법칙

 

 

 과학이 논리를 추구하는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더욱이 암기 위주의 과학 교육에 일찌감치 질려 버린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과학이 가깝게 느껴지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윤회하는 입방체 전시회를 관람한 사람들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재미있게 체험했을 것이다. 전시회 첫날에 주인공인 프랑스의 젊은 현대 조형 미술가 살라 내외의 강연이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들을 벨리니, 다빈치 같은 르네상스 화가로부터 막스 에른스트 같은 표현 주의 화가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거장의 작품들과 비교하며 무척 간명하면서도 흥미있게 과학과 미술을 아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들은 고전 미술 작품에서도 현대적 과학 이론에 근거한 프랙털의 형태를 찾아내고 있다. 프랙털이란 말은 1975년 만델브로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어떤 기하학적 규칙성을 지닌 모양들을 뜻하는데 크기의 기준을 달리해 가면서도 똑 같은 기본 요소들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형태이다.

 

 대덕의 국립 중앙 과학관의 프랙털 화면에는 아름다운 기하학적 모양의 관람자의 눈을 즐겁게 하면서 상상력을 동원하게 한다. 그것이 원과 선과 같은 모양으로 표현된 것이 아니고 일련의 수학적 공식들로 구성되어 컴퓨터를 통해 화면에 나타난 것인데……. 눈, 나뭇잎, 벌집 등 여러 가지 자연의 현상에서도 프랙털 같은 형태가 있는 것은 참으로 오묘한 조화라 할 수 있다.

 

 이날의 주인공들이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들의 작품에서 프랙털 같은 현대 과학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처럼 옛 거장들이 지금 이 자리에 않아 있었다면 이 요란한 현대 조형 미술 작품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 나는 살라씨에게 만일 벨리니나 다빈치가 이 자리에 않아 있었다면 당신의 걍연을 어떻게 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머리 좋은 이 사람은 아마 자기는 그런 대가들 앞에서는 기가 죽어 한마디도 못했을 거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답을 해 주었다. 과학과 예술은 원래 하나인 것이므로 둘 사이의 만남이란 표현 자체가 불완전한 인간의 것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출처: 김호기의 과학칼럼 과학기술문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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