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2. 기계항공공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계항공공학이라고 하면 그저 “기계 또는 비행체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곧 기계 또는 비행체에 대하여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적용하여, 어떠한 기계 또는 비행체에 대한 공부일 것이라고 속단한다. 이렇게 되면, 기계항공공학은 엉뚱한 쪽으로 해석된다. 전기전자공학도 어떠한 전기나 전자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기계항공공학에서는 무슨 공부를 한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피상적인 개념을 없애버리고 이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기계항공공학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지금 고등학교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때인, 즉, 약 20년 후의 미래로 “Back to the Future”는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았다고 상상해 보자.

 

경부고속도로를 따라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들어오는데 수원IC를 지나서 죽전 휴게소 앞에 오니, “Gas Engine 진입금지”라는 경고문이 나온다. 경고문에 따라서, 옛날에 장기 주차를 하게 되면 엔진을 끄듯이, 버스운전사는 곧 엔진을 껐다. 아니 엔진을 끄면 어떻게 자동차가 간다는 말인가 하고 의문을 갖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다. 옆에 있는 사람이 “어디서 이런 사람이 있는가”하는 표정으로 설명을 해 주었다. 전기자동차이기 때문에, 시외에서는 소형 가스터빈을 80,000rpm으로 회전시켜서 배터리를 충전시켰다가, 시내에서는 배터리로 전기모터를 구동하여 주행한다는 것이다.

 
            

 

압구정동에 나가 보았더니, “15분 양복 맞춤”이라는 간판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고객이 레이저 3D 스캐닝 부츠에 들어가니 얼굴모습부터 체형까지가 실물 크기로 측정이 되어 파일로 만들어져서, 고객설계실의 워크스테이션에 올라온다. 고객이 워크스테이션에서 안내 되는대로 자기가 입을 양복을 직접 설계한다. 양복의 각종 디자인이 초고속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이너가 입력한 디자인이 입력 즉시 양복설계용 워크스테이션에 떠오른다. 일단 설계를 하고 나서, 가상현실기술을 통하여 양복을 입은 자기 모습을 실물 크기로 3D로 프로젝션한다. 자기의 얼굴과 체형과 설계한 양복이 어울리는지는 물론이고, 가상적으로 걸어보게 하기도 하고, 몸에 꼭 끼는지, 헐렁한 부분은 없는지를 체크한다. 자기가 설계한 양복이 비로소 마음에 들면, 설계완료를 누르고, 휴게실에 가서 음료를 한잔 마시고 기다린다. 약 10분 정도 지나니까, 양복이 쾌속제조장비로 즉석에서 만들어져서 나온다. 자세히 보았더니, 양복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염색을 하고 바늘로 재봉하는 방식이 아니라, 즉석 제조를 위하여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어져 있다. 거리에 나가서 자세히 보니, 맥도널드 햄버거점도 1분, 구두점도 10분, 노트북 컴퓨터도 3분, 영상휴대폰도 2분 하는 식으로 시간 경쟁을 하는 맞춤점 시대가 다시 되어버렸다.

 

그리고, 거리의 간판을 자세히 보니 거대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이용하여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고, 지하철에 가보았더니, 옛날에는 뒤에 형광등을 켜서 선전하던 대형 광고판도 PDP로 바뀌어서, 원하는 동영상 파일을 전송하여 내용물을 입력하는 형태이다. 거리가 모두 동영상의 게시물로 바뀌어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같은 기분이 비로소 든다.

 

한편,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막 마친 신혼부부가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며 예식장 옥상으로 올라가더니, 수직이착륙과 고속수평비행이 가능한 비행체를 탄다. 이 비행체는 잠시 수직으로 이륙하는가 싶더니, 동력의 방향을 바꾸어 무서운 속도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제트엔진의 성능을 뛰어 넘는 새로운 형태의 추진엔진이 개발되어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개념의 비행체가 출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읽고 무슨 생각을 가졌는가? 아무튼 공학기술의 발전과 창조설계라는 과정을 거쳐서, 세상이 바뀐 모습을 그려본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공학기술은 어떤 분야인가? 전기자동차이므로 전기공학, 양복이므로 섬유공학, 초고속 인터넷 부분은 컴퓨터공학, PDP이므로 전자공학의 기술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   

공학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창조하여, 인간이 사는 세상을 바꾸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서, 새로운 필요성이 생기면, 공학은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순환이 계속된다. 이렇게, 공학은 인간이 사는 세상과 아주 밀접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과학과 구분된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종류의 공학의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기계항공공학이다.  

앞의 예에서, 전기자동차를 설계하는 것은 기계항공공학자의 책임이다. 새로운 가스터빈, 발전기, 변속기, 서스펜션 등의 요소장치를 창조 개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자동차의 거동을 지배하는 역학적인 관계를 해석한다거나, 필요한 제어장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규격과 기능을 설정하고 설계하거나, 무엇보다도, 새로운 전기자동차 전체를 창조 설계하는 것이 모두 기계항공공학기술자의 영역이 된다. 그리고, 즉석 양복 맞춤의 개념을 창조하고, 거기에 필요한 자동 측정 및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설계시스템, 쾌속 양복 제조설비 등을 개발하여 내는 것도 모두 기계항공공학기술자의 영역이다. 도심의 빌딩옥상에서 수직이륙하면서 초고속비행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비행체나 달까지 간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우주왕복선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도 기계항공공학기술자들이 담당한다. PDP의 작동원리를 고안하는 것은 물리학이나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담당할지 몰라도, PDP 시작품을 개발하거나, 대량으로 제조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고도의 정밀한 PDP 제조설비를 창조설계하고, PDP를 양산하여 고객의 손에 인도하는 과정은 모두 기계항공공학기술자의 영역이다. 기계항공공학은 기계에 대하여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라, 고도의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적인 학문인 것이다.   

한편, 인간의 생존을 지배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 즉,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발전소의 핵심장치인 거대한 터빈과 발전기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고안된 증기기관, 가솔린엔진, 디젤엔진, 제트엔진 등의 모든 에너지 변환장치들은 기계항공공학기술자의 노력으로 가능하였다. 새로운 엔진이 개발될 때마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라.  

또한, 아직은 일상생활과 거리가 멀어서 접촉할 기회가 없었겠지만, 대부분의 제조공장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설비는 모두 기계항공공학기술자에 의하여 개발되었다. 로봇이라든지 자동생산기계는 말할 것도 없고, 공장 전체를 어떻게 자동화하고 지능화할 것이지를 연구하는 것도 기계항공공학자의 영역이다. 엄청난 기억용량의 반도체를 개발하려고 하여도 초정밀운동제어가 되는 반도체제조장비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거대한 용량의 제트엔진과 가스터빈을 개발하려고 하여도, 그것을 지배하는 운동의 역학 해석이 되지 않거나, 전체 장치에 대한 시스템 설계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서울에서 뉴욕까지 2시간에 주파하는 초음속항공기나 새로운 개념의 우주왕복선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이 모든 것이 기계항공공학자의 영역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예들은 기계항공공학의 응용 예를 보여준 것일 뿐이다.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가장 핵심이 되는 학문은 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고체역학 등의 역학과목이다. 이것은 바로 공학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다. 우주왕복선이 날아가는 것도 역학에 근거한다.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는 로봇팔을 설계할 때에도, 로봇팔을 지배하는 역학을 모르고서는 설계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역학을 배우는 것은 일종의 사고개념을 깨우치는 철학과 같아서, 단시간에 익히기가 매우 힘이 든다. 따라서, 학부과정에서 다양한 전공과목을 배우면서 조금씩 깨우치게 된다. 그러므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는 로봇팔의 전자제어장치를 설계하려고 역학을 다시 배우려고 하면 이미 늦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계항공공학은 공학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또한, 기계항공공학을 익히고 나서, 공학의 기반이 되는 개념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기술, 컴퓨터통신, 소프트웨어, 경영학, 법학 등을 공부한다면, 성공적으로 또 다른 다양한 경력을 쌓을 가능성도 크게 된다.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기계항공공학은 지금까지 대학입시에서 이른바 입시 성적의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하여 최상위에 오른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항상 제2위를 차지하여 왔다. 토목공학, 섬유공학, 화학공학, 산업공학, 그리고, 전기전자공학 또는 건축공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과가 제1위의 자리에 올라 왔으나, 기계항공공학은 항상 묵묵히 제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계항공공학은, 우리가 좋아하는 피자의 예를 들면, 피자의 빵 부분에 비교할 수 있다. 피자의 토핑(topping)은 바뀔 수 있으나, 결국 피자가 맛이 있으려면 기반이 되는 빵이 맛이 있어야 한다. 우리 나라의 공학기술이 발전하려면 기계항공공학이라는 기반이 견고하여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나라의 기계항공공학의 수준은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많으며, 기계항공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반성의 여지가 많으나, 그만큼 기계항공공학은 발전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다른 전공에 비교하여 다루는 분야의 범위가 매우 넓고, 고도의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공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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