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자하는 인류의 꿈이 성취된지 1백년이 지났다. 21세기에는 최첨단기술로 무장한 항공우주공학 분야가 우주촌 시대를 실현시킬 것이다.

 

●●먼 옛날부터 인류는 하늘을 여유롭게 나는 새를 바라보면서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고 싶다는 꿈을 키워 왔다. 이런 소망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허황된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과학기술자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거쳐,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지 이제 1백년이 흘렀다. 그동안 두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항공기의 성능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갖는 다양한 로켓과 위성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1980년대 들어 컴퓨터와 전자, 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힘입어 더욱 우수한 성능을 갖는 항공기, 우주로켓 발사체, 인공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항공우주기반기술이 확보되고 있다.


항공기나 로켓, 인공위성과 같은 비행체를 연구하는 항공우주공학은 크게 공기역학, 구조역학, 추진기관, 유도항법제어의 4가지 분야로 나눠져 있다. 항공우주공학 기술이 현재 당면한 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항공우주공학 기술을 살펴보자.

 

멋있는 날개가 성능도 좋다

최근에 개발된 초음속전투기의 모습을 살펴보면 비행기 동체와 날개, 그리고 꼬리날개의 형상이 매우 날렵하고 멋지게 디자인돼 있다. 공상과학 만화나 영화에서처럼 단순히 멋있게 보이도록 이런 형태로 설계한 것은 아니다. 항공기 표면을 흘러 지나가는 공기흐름의 특성을 해석해 공기의 저항력인 항력은 적게, 비행체를 공중에서 지탱하는 힘인 양력은 좋게, 여기에 안정성을 고려해서 설계했더니 놀랍게도 지금의 전투기처럼 멋있는 형상이 나온 것이다. 이런 연구를 하는 분야가 공기역학이다.


항공기는 낮은 고도에서는 물론 높은 고도에서도 비행해야 하므로 공기밀도와 같은 대기특성이 매우 다른 여러 영역에서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형상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공기역학자들은 날개 또는 항공기 주변에 흐르는 공기의 특성을 고성능 컴퓨터를 써서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모든 항공기는 이착륙할 때 저속으로 비행해야 하며, 고성능 전투기는 초음속 영역에서도 비행해야 한다. 항공기 날개를 지나는 공기흐름은 속도에 따라 점성이나 압축성과 관련된 특성이 변한다. 특히 난류와 같이 흐름이 불규칙해지는 경우 공기역학적인 특성의 변화가 심해서 날개의 특성을 해석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난류를 해석해 날개 표면을 흐르는 공기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를 설계하는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아음속에서 초음속으로 바뀌는 천음속 영역에서의 공기 특성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천음속 영역에서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날개를 설계하는 연구도 매우 중요하다. 속도영역에 따라 형상이 바뀌는 날개도 연구 중이다.


1997년 중량 1백g 미만, 크기 15cm 이하인 초소형 비행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초소형 비행체가 개발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초소형 비행체는 너무 작기 때문에 기존의 항공기와는 달리 비행 중에 높은 점성효과가 생긴다. 그 결과 양력 대 항력비가 감소해 비행효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초소형 비행체에 적절한 비행체 형상을 설계해야 한다. 현재의 기술적인 한계와 장비탑재를 고려해 최근에는 크기와 무게를 늘린 초소형 비행체에 관심이 높다. 이와 함께 곤충이나 벌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는 초소형 비행체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헬리콥터는 날개가 고정된 항공기와 비교해 볼 때 공기역학 특성이 훨씬 더 복잡하다. 진동하면서 회전하고 있는 블레이드, 즉 회전날개를 통과하는 공기에는 와류와 같이 복잡한 공기흐름이 생성되며, 블레이드의 회전으로 인해 양력이 계속 바뀐다. 따라서 회전하고 있는 블레이드를 통과하는 공기의 흐름을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헬리콥터 소음의 주된 원인도 블레이드를 통과해 지나가는 공기흐름의 특성에 의한 것이다. 소음은 시끄러울 뿐 아니라 에너지가 소리 형태로 소모되는 것이므로 효율성 관점에서도 이를 줄이는 연구가 중요하다.


가볍지만 강하게


 

그러나 항공우주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조물의 무게를 줄이는데만 치중하면 항공기가 비행할 때 또는 발사체를 발사할 때 작용하는 다양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되거나 서서히 파손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항공우주시스템을 가볍지만 다양한 하중에 견딜 수 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분야가 구조역학이다.


항공우주시스템은 강하고 가벼운 재료로 구성돼야 하므로 구조역학과 재료공학에 관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항공기 날개나 인공위성, 발사체와 같이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을 정확하게 해석하려면 각 구성품을 모두 포함한 모델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성능이 우수한 컴퓨터를 이용해야 해석이 가능하다.


대기 중을 비행하는 항공기 날개나 헬리콥터 블레이드의 특성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날개 구조물뿐만 아니라 날개에 영향을 주는 공기흐름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모델링 과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복잡하고 어려운 구조해석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서 과거에는 대형 컴퓨터를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나 개인용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활용하고 있다.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공간상의 시뮬레이션으로 비행체와 같은 대형 구조물의 복잡한 운동특성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비행체 설계에 반영하는 가상설계 및 개발 연구도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항공기 날개, 헬리콥터 블레이드 등 항공우주 구조물에 널리 사용되는 재료의 하나가 복합재료다. 복합재료는 금속재료와는 달리 탄소섬유를 층층이 쌓은 후 열과 압력을 가해 성형되는 구조물로 가볍고 강하며 파괴에 잘 견딘다.


스마트 구조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중반 시작됐는데, 최근 이를 항공기나 인공위성을 이루는 항공우주 구조물에 적용하려 한다. 스마트 구조가 적용되면 비행기 날개에 넓게 분포된 센서가 탑재된 컴퓨터들과 긴밀한 상호연계를 통해 매순간 날개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균열과 같은 파손을 감지하면 이를 최적의 방법으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게 된다. 열이나 전기장에 의해 변형되는 특성을 가진 형상기억합금이나 날개의 파손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광섬유 등이 대표적이다.


폭발적인 힘도 안정성이 있어야

항공기나 발사체와 같은 비행체는 대기나 우주를 비행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효율적인 엔진을 장착한다. 초창기 항공기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엔진과 같은 피스톤 기관을 썼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고온의 가스로 터빈을 고속회전시켜 추력을 얻는 제트엔진이 주로 쓰이고 있다.


대기를 비행하는 항공기는 대기 중의 산소로 연료를 연소시키며 비행할 수 있지만, 산소가 없는 우주를 비행하는 발사체는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한 산화제도 함께 탑재해 운용하는 로켓엔진을 장착한다. 제트엔진이나 로켓엔진과 같이 항공우주시스템에 필수적인 엔진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분야가 추진기관 분야다.


대기권에서 공기를 흡입해 연료를 연소시켜 비행하는 제트엔진은 항공기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터빈의 온도가 높아지므로 마하 3.5 이상의 속도에서는 쓸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터빈의 구동방식을 다르게 하거나, 터빈 없이 추력을 얻을 수 있는 램제트(Ramjet)엔진이나 스크램제트(Scramjet)엔진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에서는 초음속으로 유입된 공기가 엔진 내부에 머무르는 시간이 1천분의 1초 정도로 매우 짧기 때문에, 이 순간 연료와 공기를 효율적으로 혼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해결하기 힘든 중요한 과제다.


제트엔진, 램제트엔진, 스크램제트엔진은 각각 마하 3 이하, 마하 3에서 5, 마하 5 이상의 속도에서 효율이 좋다. 따라서 여러 엔진을 복합적으로 구성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엔진 설계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또 제트엔진의 경우 저온에서 연소하게 되면 연소시 발생하는 공해물질(NOx)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저공해 제트엔진을 개발하는 노력은 환경친화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인공위성과 같은 탑재체를 지구 중력의 영향을 극복하면서 원하는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매우 큰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이 필요하다. 로켓엔진은 연료의 형태에 따라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고체로켓과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액체로켓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값싸고 효율적인 로켓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액체로켓의 경우 높은 효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연소 불안정 현상이 일어나며 로켓이 폭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효율이 높으며 안정적인 추진제 분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자율비행이 가능한 지능적 비행체

 

항공기나 발사체, 인공위성이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안정적인 자세로 계획된 비행경로를 잘 따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행체의 자세와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조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와 같이 비행체의 자세와 위치정보를 정확하게 얻어내고, 효율적인 유도제어 명령을 설계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분야가 유도항법제어 분야다.

 

지난 20여년간 발전해 온 전자기술과 컴퓨터기술은 항공전자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 개발된 고성능 전투기와 대형 여객기는 대부분 디지털 전기신호제어를 사용하며, 비행조종컴퓨터를 탑재한 전자식 비행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에 부분적인 고장이 났을 때 이런 비행관리시스템의 컴퓨터가 고장발생 여부를 진단해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비행제어시스템을 자동적으로 재편성하는 지능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연구되고 있다.


과거에는 탐사나 정찰을 위한 임무에 주로 활용되던 무인항공기에 자율적인 비행제어기술을 접목시켜 공격능력까지 갖게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십여년 이내에 여러대의 무인기가 자율적으로 협동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들어 항공교통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항공교통시스템의 개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5년쯤에는 7-10일에 한번 꼴로 항공기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된다. 따라서 기존의 항공교통통제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쓰이는 레이더감시시스템에 위성항법시스템, 통신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통합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항공기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 충돌감지 및 회피시스템의 개발과, 공항의 수용력을 높이기 위한 자동통제지원시스템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항공우주 선진국 10위권을 향해


우리나라의 항공기 사업을 살펴보면 1998년 아음속훈련기 KT-1을 개발해 현재 양산 단계이며, 초음속훈련기인 T-50을 국제 공동개발해 현재 시험비행 중이다. 2002년도부터 차세대 프론티어 사업으로 스마트무인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다목적 헬리콥터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무인공격기와 고성능 초음속전투기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위성 사업은 1994년부터 지구관측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1호 개발에 착수해 1999년 12월 발사에 성공, 현재 정상 운용중이다. 한편 1m급 고성능 영상자료 획득이 가능한 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2호가 거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의 첫 우주관측용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그밖에 통신해양기상위성, 과학기술위성 2호 등 다양한 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발사체 사업을 살펴보면 1998년 6월 2단형 고체추진 과학 관측로켓을 발사해 1백50kg의 탑재물을 고도 1백30km까지 올리는데 성공했으며, 2002년 11월에는 액체추진 과학로켓을 개발해 발사에 성공했다. 2005년까지 소형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우리나라의 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저궤도 실용위성을 올릴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항공우주기술은 한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 기술이다. 특히 전략적인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해 볼 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국가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우리나라도 중장기 계획으로 항공우주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도 능력있는 항공우주공학자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항공우주공학 관련 과학기술자들이 힘을 모아 연구와 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 때,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항공우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유단 교수는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미국 텍사스 A&M대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1992년 서울대에 부임했다. 현재 국가지정연구실인 ‘비행역학 및 제어연구실’ 책임교수다. 관심분야는 항공기 비행제어시스템 설계, 인공위성과 발사체 제어시스템 연구다.

 

김유단/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항공우주공학전공 교수 (과학동아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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