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컴퓨터공학부 맥케이 교수님 연구실

2010.04.12 06:38

lee496 조회 수:6503

진화론을 컴퓨팅에 접목하다
“진화적으로 살아남은 종은 계속 진화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퇴화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답의 집합들이 한 세대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을 의미한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그 속에 존재하는 가장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에 파란 눈의 남자가 출현했다. 양복에 캥거루 배지를 단 그의 연구실 문엔 호주지도가 여러 장 붙어 있다. 바로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호주국방대에서 온 로버트 이안 맥케이 교수다. 맥케이 교수는 서울공대에 부임한 첫 외국인 교수다. 5년째 맥케이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구조복잡도연구실은 인공지능의 한 방법론인 진화연산의 이론과 응용 분야를 연구한다.

진화연산은 자연선택설에 비유된다. 환경에 적응하고 최적화된 생물체만 살아남는다는 원칙을 문제 해결의 방법에 적용했다. 주식예측과 같은 경제지수에 관한 문제, 물리적 한계로 발생하는 반도체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연구 범위로 하고 있다. 최근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해 ‘생태계 보존’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연구다.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예측모델이 필요합니다. 온도, 날씨, 댐의 방류량, 영양물질의 농도, 생물개체군의 활동 같은 정보를 고려해 생태계 모델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죠.”

생태계는 생물과 무생물이 다양한 얼개를 구성하고 있는 복잡한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다. 문제해결에 적합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진화연산의 경우 불확실성에 대한 시스템 연구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알고리즘들이 컴퓨터공학을 중심으로 많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생물정보학과 같은 분야에서는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 분야의 다양한 지식들이 요구되고 있다. 맥케이 교수팀의 연구는 이런 분야에 상호보완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구조복잡도 연구는 수학적으로 답을 하나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에 효과적이다. 복잡한 문제는 추상화시키면 나무 구조나 그래프 구조처럼 많은 연관관계를 가진다. 이런 연관관계 정보를 이용한 진화연산 시스템을 토대로 맥케이 교수는 사용자 특성에 맞춘 ‘키보드 레이아웃’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진화연산을 써서 설계한 알고리즘에 개인의 키보드 사용 유형을 분석한 정보를 입력하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레이아웃을 만들어 준다.

“키보드의 생김새는 대부분 동일합니다. 신체적인 결함, 근육의 민감도, 혹은 타이핑 능력과 같은 개인의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형태죠. 엄지손가락을 많이 쓰는 사람은 자주 쓰는 키를 엄지손가락 주위로 재배치시켜 줘야 합니다. 아직 이론으로 연구하는 단계지만 곧 실제 레이아웃을 만드는 단계까지 발전할 겁니다.”


오류를 허용하는 하드웨어

최근 나노 기술의 발달로 반도체에 들어가는 부품이 빠르게 소형화되고 있다. 현재 반도체는 30nm(나노미터, 1nm=10-9m) 수준까지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작은 물질을 다루면 예전에는 무시하던, 원자처럼 작은 단위에서 발생하던 요소들이 기기 작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픽에서는 화소 하나가 깨져 보여도 이를 이미지 오류로 보지 않습니다. 전체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죠. 문제의 특성에 따라 오류가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지금까지 하드웨어 관점에서 문제해결에 접근했지만, 곧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CPU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2GHz 수준의 클록 속도에 정체돼 있다. 결국 처리회로 수를 늘리는 쪽으로 발전을 꾀하지만, 비용 증가가 문제다. 맥케이 교수는 “지금처럼 오류가 거의 없는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전화의 경우 실제 통화에서 생기는 오류는 시스템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진화연산도 마찬가지로, 지금의 방식대로 모든 오류를 보정하려면 오류 차단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작은 오류는 허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마 5년 뒤 나올 전자제품은 오류허용 수준에 따라 구분해서 개발될 겁니다. 이때를 대비해서 오류허용에 덜 민감한 구조에서 쓰는 언어의 개발이 시급합니다. 우리가 하는 것은 오류허용 수준이 떨어져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협력연구의 최적지

맥케이 교수가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협력연구 때문이다. 그간 진화연산 연구는 미국과 유럽에 치중돼 있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일본 등과 인공지능 합동 워크숍을 주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안식년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에 많이 갔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학문적 가능성이 큰 나라죠. 호주와 시간차도 비슷해 협력연구에 이점이 많았습니다.”

맥케이 교수는 국제협력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어했다. 서울대로 오기 전인 2001년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아래에 있는 진화연산학회가 국제진화연산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했는데, 그는 이를 통해 많은 국내 연구자들과 교류했던 기억이 있다. 맥케이 교수는 올여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학회를 대구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그는 호주국립대에서 석사과정까지 수학을 전공했고, 영국 브리스톨대 박사과정에 진학해 컴퓨터 계산이론을 접했다. 교수가 된 뒤 박사과정 제자가 유전자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보여 함께 연구를 시작한 게 구조복잡도 연구의 시발점이 됐다.

다빈치적 사고가 필요

그가 이끌고 있는 구조복잡도연구실은 인도와 베트남에서 온 연구원들이 국내 연구진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연구실을 방문하는 외국 교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IEEE 진화연산 분과 에디터로 활동하는 그의 연구역량 덕분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진화연산 전문가이면서 협력연구를 주도하게 된 이유는 좋은 연구가 여러 배경지식이 합쳐질 때 가능하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레오나드로 다빈치는 건축, 예술, 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배경으로 후대에 남을 발명품을 만들었죠.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쌓으면 창의적인 생각과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맥케이 교수는 문제의 핵심을 추상화시키는 능력을 키우라고 연구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수학적으로 풀어내는 능력보다 문제의 본질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가장 큰 부가가치를 내는 기업은 애플과 구글입니다. 모두 소프트웨어 기업이죠.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비중이 높아질 겁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측면에서 구조복잡도 연구와 연관성이 큽니다.”

고수의 비법전수
창의적인 발상은 열린 마음에서 증폭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조절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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