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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서울대공대 학장 강태진 교수님

2008.02.09 14:21

dahni 조회 수:7359


강태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 글 | 김호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년 ㆍurusa202@snu.ac.kr |
지난 9월 대한민국 공학교육을 선도하는 서울대 공대 신임 학장에 강태진 재료공학부 교수가 당선됐다. 그는 교육혁신을 통해 2020년엔 서울대 공대가 세계 20위권에 들도록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난 9월 재료공학부 강태진 교수는 서울대 공대 사상 첫 외부 공채와 간선제를 통해 4년 임기의 신임 학장에 뽑혔다. 강 학장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서울대 공대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0년엔 서울대 공대를 세계 20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일명 ‘EnVision 2020’.

그는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를 ‘리더십을 갖춘 이공계 인재의 양성’으로 꼽았다. 특히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능력을 갖추도록 양성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계 20위권 공대를 향해

강 학장은 “공대 강의의 30%가량이 영어로 진행되지만 수업이 학부별로 흩어져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협동과정으로 영어 강의를 전담하는 국제화 전문학부를 개설하고 여기에 선진국의 학제와 강의시스템을 옮겨와 국제화된 교육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계획에 발맞춰 공학캠퍼스를 다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신공학관은 물론, 상대적으로 오래된 본공학관을 재창조한다는 것이다. 미래형 공학캠퍼스에서 수준 높은 강의와 연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또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GLP)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상당수의 학생들은 일본 도쿄대, 중국 칭화대, 대만 국립대를 포함해 세계 유명 대학에서 공부하며 국제적 안목을 키우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과 연계된 해외인턴 지원사업을 통해 기술과 실무경험을 쌓는 기회도 갖게 된다.
강 학장은 지난해 여름 공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해외석학평가를 제시하며 이런 목표가 실현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각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7개월에 걸쳐 서울대 공대의 전반적인 교육환경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기공학부, 기계항공공학부, 재료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4개 분야는 연구력에 있어서 세계 10~20위권의 대학으로 인정받았고,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교과과정 혁신, 공학교육에 걸맞는 첨단시설과 기기 지원, 국제화 노력, 안정적 재정 확보, 행정지원시스템 선진화 등의 과제가 개선된다면 진정한 세계 20위권 공대로 도약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다.

강 학장은 서울대 공대가 지금까지 내실을 굳건히 다지면서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를 해왔다면, 이제는 축적된 힘을 모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우리나라를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과학기술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역설했다. 지금까지는 이공계를 전공한 사람이 앞에 나서서 사회를 이끌기보다는 발전의 밑거름을 뿌리거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도맡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이공계 인재상’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학을 전공해 지식정보화 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끈 인물로 잭 웰치 전 GE 회장과 마이크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를 꼽았다. 국내에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처럼 공학기술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사람의 수는 많다고 설명했다.


이공계 파워 엘리트가 뜬다

강 학장은 이공계 전공자가 경제뿐 아니라 국가 경영에서도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나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는 실용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공학도가 사회 전반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강 교수는 사회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전공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라’고 말했다. 더불어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사회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학도는 경영학, 인문학, 사회과학적 안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 ‘꿈과 열정’을 꼽았다. 전문지식과 경험을 많이 쌓았다 하더라도 꿈과 열정이 없으면 나아갈 길을 잃고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그는 꿈과 열정이야말로 젊은 시절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사실 강 학장은 섬유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다. 한국섬유공학회가 수여하는 학술상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수여하는 과학기술 우수 논문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섬유공학과 관련된 산업 분야에서 여러 직책을 맡으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바쁜 공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동시에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

그는 그동안 여러 신문매체에 한국 교육의 미래나 공학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피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3월 ‘한국 대학도 우승하고 싶다’라는 글에서 자원과 인프라의 부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해 많은 교수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는 또 스포츠 분야에서의 ‘4강 신화’가 부럽다며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다방면으로 노력하면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학장이 꿈꾸는 서울대 공대의 ‘4강 신화’가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세계 명문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해 과학한국을 주도할 서울대 공대의 미래를 그려본다.


P r o f i l e
1975년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198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섬유고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올해 9월 공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과학기술부 지정 지능형 텍스타일 시스템 우수연구센터 소장, 전국 공대 학장 협의회 회장뿐 아니라 산업자원부·교육부 산하 공학교육혁신위원회 회장 등을 맡아 공학교육의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취재후기

힘차게 도약할 서울대 공대의 미래를 그리며 유쾌한 상상에 빠졌고, 끓어오르는 자부심을 절제하며 글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대학 조기 졸업을 앞둔 지금, 이공계 출신의 사회 리더가 되겠다는 내 꿈은 더욱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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