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열린 토론이 최고 대학 만들어
| 글 | 문희선ㆍ미국 프린스턴대 토목환경공학과 박사후 연구원 |
2006년 2월 필자는 미국 프린스턴대 피터 제피 교수 연구실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합류했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살았던 곳으로 유명한 작은 도시 프린스턴은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정신이 아직까지 살아있다.

특히 프린스턴대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인 존 내쉬 등 노벨상 수상자들을 대거 배출한 미국 최고 아이비리그 중 하나로, 2007년에는 8년 연속 ‘뉴스 앤 월드리포트’가 선정한 최고 대학으로 뽑혔다. 최근에는 교수 업적 평가에서 토목환경공학 관련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해 교수진의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필자가 유수의 다른 대학 대신 프린스턴대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터 제피 교수 연구실에는 현재 대학원생과 연구 스태프 9명이 환경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주로 토양이나 지하수, 습지에서 미량의 금속 오염물질이나 방사성물질이 미생물, 식물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 필자는 미국 에너지성의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를 맡고 있는데, 우라늄으로 오염된 토양 지하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생물학적으로 복원하는 연구다. 환경 문제를 다룰 때 물리화학적인 방법을 비롯해 다양한 접근법이 있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고유 메커니즘을 이용해 최대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꽤나 매력적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가지를 한국과 비교하게 된다. 연구 여건이나 환경 관련 기술의 발전 수준은 이제 한국도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연구 주제에 대해 지도교수에게 거침없이 질문하고 수시로 토론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연구와 학문에 자부심과 열정을 가진 진정한 공학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런 문화가 미국의 과학기술을 지금까지 이끌어왔으며 앞으로도 이끌어갈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러웠다. 주말 저녁에도 환하게 불을 밝힌 실험실은 ‘미국은 연구자도 주 5일’이라는 필자의 선입견을 단번에 깨뜨렸다.

특히 이곳 학생들은 자신이 왜 연구를 하는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으며 가설로 시작해 논리적으로 결과를 도출해내는 연구 접근법이나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이는 하루 이틀의 교육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토론은 연구자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윤활유임에 틀림없다. 필자 역시 이런 분위기의 수혜자 중 한명이다.

앞으로 한국에도 이런 토론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자신의 전공 분야 안에만 머무는 연구 관행에서 벗어나 다른 연구 분야들과 융합하고 서로 협력하는 공동연구들이 진행된다면 질 높은 연구 성과는 물론이고 환경문제처럼 여러 분야에 걸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P r o f i l e
문희선 박사
이화여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에서 2005년 미생물을 투수성 반응벽체에 적용해 질산성 질소로 오염된 지하수를 복원하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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