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그랑제콜 두고 서울대 온 이유
| 글 | 빈센트 듀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석사과정 ㆍvince@aeroguy.snu.ac.kr |
2년 전 필자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필자가 다니던 프랑스 생테치엔 에콜데민 그랑제콜은 서울대 공대와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기계공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공동학위제에 지원하면 생테치엔 에콜데민 그랑제콜에서뿐 아니라 서울대에서도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도 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이 생겼다.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산업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는지 궁금했다. 세계적인 자동차기업인 현대, 선박회사인 STX 그리고 삼성전자까지 한국 기술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운도 좋았다. 당시 생테치엔 에콜데민 그랑제콜의 한국인 교수 한우석 박사의 도움으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명문대로 꼽히는 서울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무엇보다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혁신적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연구방식 그리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발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필자에게 서울대로의 유학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김승조 교수의 연구실을 택한 이유는 필자의 관심분야와 맞았기 때문이다. 평소 수학과 컴퓨터과학, 기계공학을 접목한 연구에 흥미를 갖고 있던 필자는 유한요소법을 공부하고 싶었고, 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김 교수의 연구실을 택했다. 유한요소법은 자동차나 선박, 건물 같은 큰 물체를 무수히 많은 작은 격자로 나눈 뒤 충돌 등 물리적인 변수가 생길 때 형태가 어떻게 변할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때 사용된다.

현재 필자는 유한요소법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인 ‘입샙’(IPSAP)을 개발하는데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복합물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데, 가령 보잉 787은 절반이 복합물질로 이뤄졌다. 아마 앞으로 복합물질을 활용하는 예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부하며 느낀 점은 한국만의 연구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프랑스 연구방식과 한국 연구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프랑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일주일에 20~40시간을 교수와 보낸다. 한국에서는 10시간 정도다. 대신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의 과제 부담이 한국보다 적다. 물론 팀 프로젝트 위주로 연구가 진행되는 점은 비슷하다.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한국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다. 곧 석사학위를 받지만 논문심사를 앞두고 있어 긴장된다. 하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연구방식을 접하고 이를 내 것으로 소화한다면 앞으로 발전에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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