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원자로 냉각의 한계를 넘어서
| 글 | 강경민·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석사 과정ㆍiegkkm11@snu.ac.kr |
원자로는 핵분열 연쇄반응의 양과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원자로에서 핵분열 결과 발생한 열에너지는 물과 같은 냉각재로 식힌다. 이 때 뜨거워진 물은 밀도 차에 의해 움직이고 이 움직이는 물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만약 파이프 어딘가에 구멍이 나서 밖으로 물이 새면 어떻게 될까? 물이 빠져나가면 핵분열에서 나오는 열을 식힐 수 없고, 빠져나가지 못한 열은 내부의 온도를 높여 결국 우라늄을 녹게 만들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에는 3중 이상의 안전장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물이 보충되지 않아 우라늄이 녹는 경우, 우리는 이러한 사고를 중대사고(Severe Accident)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위험하고 피해 규모가 큰 사고인 셈이다. 외부로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경우 발생하는 피해는 엄청나다.

2009년 4월 27일 오전 9시경, 한국수력원자력(주) 기계설계팀 연구원과 나를 포함한 석, 박사 3명은 실제 원자로의 1/10 크기인 원자로를 만들고 외벽 냉각 기술을 이용했을 때 중대사고시 안전한지를 검토하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실험장치 안이 가열되기 시작했고,

약 5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원자로 중대사고 시 발생하는 열속(약 1.5MW/m2)에 다다랐다(A4용지의 크기 만한 용기에서 나오는 1.5MW/m2의 열속은 동네 목욕탕의 18° 냉탕을 1초 만에 100°C로 끓일 수 있다). 이를 냉각시킨다면 세계 최초로 3차원 실험을 성공함과 동시에 중대사고에도 안전하게 원자로가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된다.

실험결과 열출력은 실제 원자로 예상 열속을 넘었었지만 냉각 기능은 여전히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핵연료가 녹아내리지만 외벽냉각 방식을 이용하자 핵연료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냉각됐다.

외벽 냉각기술이란 쉽게 말해서 불이 종이컵 안쪽에 있고, 물이 바깥쪽에 있을 때 종이에 구멍이 나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외벽 냉각기술은 우리나라 고유의 설계 기술로서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향상 시켜 앞으로 세계 여러 곳으로 우리원전을 수출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원자로설계공학실은 앞서 말한 중대사고 안전 관련 연구와 더불어, 고효율의 2차 계통 설계 연구, 핵융합 계통 설계 연구, 신형 액체금속로 설계 연구 등의 차세대 원전 설계 연구, 4+차원을 이용한 공정 주기 및 비용 관리 최적화 연구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핵융합 발전과 증식로(핵연료의 소모 없이 계속적으로 발전) 등의 차세대 원전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이 원전 설계기술이 필수적이다.

나의 연구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되고, 에너지 고갈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해 전세계 인류에게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도 힘이 난다.

강경민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 원자로설계공학실에서 석사 과정에 다니고 있으며, 중대사고 시 원자로 안전기술과 고효율 2차계통 설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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