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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수학, 학교수업-수능평가 엇박자

2004.06.14 09:40

kbr0376 조회 수:3408

수학, 학교수업-수능평가 엇박자
[한겨레] 기본개념 중시↔사고력 측정 제각각교단선 출제경향 의식 문제풀이 급급 지필시험 대신 면접·서술형 평가를

학생들이 가장 빨리 포기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그만큼 수학을 어려워한다. 수능의 다른 영역 성적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 수리영역 성적만 형편없이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학은 어느 정도 실력만 갖추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보답이 확실한’ 과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리영역은 늘 대학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피할 수 없는 승부처’인 수학을 더 재미있고 실속있게 공부하고, 수능 수리영역을 제대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 현직 수학교사들의 전국 모임인 수학사랑(mathlove.org)이 지난 12일 숭실대에서 ‘수능 수리영역 분석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학교의 수학수업과 수능 수리영역 문항간의 괴리가 문제로 지적됐다. 교육과정(학교수업)과 평가(수능)가 엇도는 현상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수학 기피증’까지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숭실대 이상석 교수는 수능 수리영역 기출문제 중에는 사고력 측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작 고교 교과과정 학습 능력을 측정하지는 못하는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통합교과적 소재를 찾아내기 위한 출제위원들의 노력은 존중하지만, 고교 교과과정의 기초적 사항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양대 이만근 교수는 수능이 단순 문제풀이가 아닌 수학적 표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수능이 수학적 흥미를 유발하진 못하는 한계를 꼬집었다. 수학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소수 학생을 뺀 나머지 학생들은 수리영역 문항의 긴 문장과 복잡한 사고과정 때문에 이전보다 수학을 더 싫어하고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수학교사들도 학교수업과 수능이 따로 노는 현상을 크게 걱정한다. 수학사랑이 지난달 중순께 단체 내 7개 연구모임 소속 교사 69명을 대상으로 주관식 설문지를 통해 의견을 물어본 결과를 보면, ‘수리영역이 수학수업 내용을 잘 평가하고 있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수능의 평가 내용이 학교수업과는 별개라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그 원인으로 ‘교과서는 수학의 기본개념 익히기 위주인데 비해 수능은 사고력 측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았다. 한 응답자는 수능 출제경향에 맞춰서 학교수업이 뒤따라가야 하는 현실을 거론하면서 평가(수능)가 교육과정(학교수업)을 역으로 규정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수능이 자신의 수업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질문에 고교 수학교사들은 거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선택형·단답형 위주인 수능 문제 중심으로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7차 교육과정 취지에 맞는 활동 중심 수업이나 토론수업 등 다양한 수업방식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초·중학교 교사들도 수능을 무시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생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학적 개념을 익히도록 수업해야 하는데도, 정작 중·고교 수학 공부를 위한 절차적 지식만 가르치고 있다”며 “아무래도 수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지식의 연산이나 개념의 암기를 강조하게 된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지나친 선행학습(개인과외·학원수강 등 사교육을 통한 진도 앞지르기 교육)이 바른 수학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초등학생들은 자신의 인지발단 단계에 맞는 수학공부를 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상급과정을 서둘러 배우기 때문에 암기 내지는 문제풀이만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수학적 힘’을 기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교사들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만 되면 학원 등에서 수학 진도를 1~2년 정도 앞질러 공부하는 게 일반적이며, 초등학생 대상 특목고 대비반도 있어서 일찍부터 수능 준비에 나서고 있는 현실이다. 한 중학교 수학교사는 대학입시를 의식한 학부모들의 <교육방송>(EBS) 청취 요구 때문에 정상적 학교수업을 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능을 당장 뜯어고치기는 어렵다. 학교수업을 확 바꾸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수학교육과 평가를 제대로 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수학교사들은 ‘(수능이 아닌) 수학을 잘 평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필평가가 아닌, 구술면접이나 심층면접 형식의 서술형 평가를 들었다.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수학교사들은 수행평가에 면접 방식을 도입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수능 위주 대학입시 제도 아래에선 수행평가도 제 구실을 하기가 어렵다고 일선 교사들은 토로한다. 서울 용산고 최수일 교사는 “수능과 학교수업이 엇돌지 않기 위해선 교사에게 평가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상대평가에 근거한 내신성적이 대학입시의 결정적 전형요소로 받아들여져야 비로소 바른 수학교육이 가능해 진다”고 말한다.

신일용 객원기자 0000@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한겨레   2004-06-13 02: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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