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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공학자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글 | 이기단 재료공학부 4

 

지난 8월 25일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소송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준 이후 특허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언론 매체의 보도에도, 사람들 사이의 이야깃거리에도 특허는 한동안 빠지지 않는 주제로 등장했다. 이제‘특허’하면 삼성과 애플 그리고 두 회사의 대립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첨단 기기인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두 회사의 이미지로 인해 특허라는 단어에서도 최첨단의 추상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기술 사회에서 중요한 지적 재산권>


  특허가 무엇이기에 두 회사는 물론이고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보통 사람들까지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특허1)는 기술을 발명한 사람에게 그 기술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해 주는 법적인 제도이다. 즉 아직 다른 사람에 의해 특허로 등록되지 않은 어떤 기계나 시스템 등을 새로 만들었을 때, 만든 사람은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이것을 특허로 등록할 수 있고 그 발명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 특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발명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용료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의 발명품이 무단으로 사용되었을 경우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특허와 그에 따른 독점권을 다른 사람과 사고 팔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특허란 발명으로 인정받은 기술에 대한 재산권이다. 음악, 책, 영화 등의 창작물에 대한 재산권인 저작권2)도 지적재산권이라는 큰 틀 안에서 특허와 일맥상통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기술은 돈이나 물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에 대한 소유권은 세계적 기업들 사이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현대 기술 사회에서 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은 단연 기술력이다. 특허는 기업이 가진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하는 제도이고, 상품을 팔아 이윤을 내는 전통적인 기업 운영을 뛰어넘어 특허 또는 기술 사용권을 이용해서도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또 특허는 특정 공학 기술은 아니지만 새로운 기술의 개발 그리고 실제 사용 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뿐 아니라 공학자들도 깊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특허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수준>


  우리나라에서도 특허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특허 출원과 특허 침해 소송, 특허 전문가 직종 등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특허 환경은 외국에 비해 매우 척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제특허 수로만 놓고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특허 선진국이다. ‘2010년 지식재산백서’에 따르면, 특허협력조약(PCT, Patent Cooperation Treaty)에 가입한 나라 중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국제특허3)를 출원하였다. 그러나 다른 통계 자료를 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먼저 국제적인 기술 경쟁력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기술무역수지4)는 2010년 68억 9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외국으로 기술 로열티를 수출하는 것보다 68억 9000만 달러만큼 더 많이 수입을 해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특허 기술 경쟁력, 즉 우리가 독점하고 있는 기술의 쓸모와 가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지고 있는 기술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특허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다는 것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특허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제기하는 특허 침해 소송에서, 특허권을 가진 사람이 승소할 때에는 법원에서 판정하는 만큼의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 이 손해배상액은 그 사회의 특허에 대한 가치 인식 수준을 반영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특허 소송 손해배상액의 평균은 2009년 기준으로 5000만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소송 대상이 되었던 특허기술의 가치는 제각각이겠지만 좋은 특허 하나가 기업에 수십억의 매출을 가져다 줄 수 있음에 비하면 이 평균 배상액은 특허의 가치를 매우 낮게 평가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평균 배상액이 2억 5천만 원, 일본은 3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선진국들은 특허의 가치를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게 책정하고 있다. 디자인도 재산으로 인정하는 시대 앞으로 특허가 기업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으로 더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임은 꽤 분명하다. 이미 첨단 기술 산업계에서는 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대립에서도 삼성은 핵심적인 LTE5)기술특허를 많이 확보해 앞으로 애플과의 특허 경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잘 갖추어 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기술 외에 상품의 디자인도 지적 재산권으로 인정하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입에서 이야기한 삼성과 애플의 미국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애플의 손을 들어준 사건이다. 이 소송에서 미국 배심원단은 애플의 스마트폰 디자인을 삼성이 침해했다며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액수의 배상액을 지급하라고 결정하였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고 삼성이 정말 디자인을 모방했는지 여부는 아무도 모르며 판사에 의해 판결이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제품의 디자인을 근거로 어마어마한 금액의 배상액을 청구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디자인으로 인정할 것이며 디자인의 유사성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매우 모호하고 앞으로 많은 논란과 토론을 거쳐야 할 주제이다. 그러나 창작자의 재산에 대한 개념이 점점 확장되고 있음은 분명하며 좋은 창작물을 만든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개발한 공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1)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 신규 발명, 디자인 등을 등록하는 등의 행정처분.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지적 발명을 다른 사람이 모방하지 못하도록 하여 발명자를 보
호하는 제도.
2) 주로 책, 음악, 연극, 미술 등 예술 창작물을 대상으로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여 문화 산업의 발전을 꾀하는 제도.
3) 특허에는 국가별 특허 또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등록하는 국제특허가 있는데, 이 경우 국가 간 특허 수의 합리적인 비교를 위해 국제특허 출원
수를 비교하였다.
4) 기술무역을 기술 및 기술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제적·상업적 거래. 한 나라의 기술 혁신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5) Long Term Evolution의 약자로 이동통신의 한 방식이다. 얼마 전부터 이용되기 시작하여 스마트폰 계에서 이제는 대세가 되다시피 한 방식이다.


| 참고 자료 |
·특허청 홈페이지(http://www.kipo.go.kr/)
·⌜특허 홀대하는 한국... 특허침해 소송 승소율 고작 30%⌟, 매일경제 2012년 9월 5일자 기사
·⌜승소해도 배상금 5000만원 뿐... 한국 특허 제대로 인정 못 받아⌟, 한국경제 2012년 8월 2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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