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통합적 사고로 명품 배 디자인한다
해운업계에선 ‘명품’ 대접을 받는 배가 종종 있다. 이런 배는 중고가 새 배보다 비싸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배는 자동차처럼 대량생산되는 물건이 아니다. 비싼 값을 치르고 새 배를 주문하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주문제작한 배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면 큰 낭패다.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중고 배가 새 배 못지않게 인기가 있는 이유다.



만일 만드는 배마다 모두 ‘명품’ 반열에 올라가는 조선소가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주문이 폭주하고, 가격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것을 정말로 가능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이다. 박사과정 학생 3명, 석사과정 학생 5명이 모여 ‘명품 배 만들기’를 연구하고 있다. 이미 2대째 30여년 유지되고 있는 유서깊은 연구실이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 중 상당수는 대전의 한국해양연구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서 선박연구에 한창이다.

이 연구실을 이끄는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그는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천안함 사태 때는 여러 언론이 “전문가로서 한 마디만 해 달라”고 보챘지만 모두 고사했다.



이런 이 교수가 과학동아 독자들을 위해 시간을 냈다. 교수는 2010년 12월 6일 해외 출장을 앞두고 일요일인 5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대를 이은 선박 사랑

“오래전부터 배가 좋았습니다. 조선업계에 근무하던 부친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거에요. 대학에 와선 취미로 요트도 탔습니다. 훌륭한 교수님을 만나 학문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교수는 서울대 동문 교수다. 학사, 석사과정 모두 서울대에서 조선공학(현 조선해양공학과)을 전공했다. 박사학위는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받았다. 선박전문가지만 물이나 공기의 흐름을 컴퓨터로 분석하는 ‘전산유체역학(CFD)’이 특기다. CFD를 선박의 설계, 제조에 응용하는 실력은 국내에서 첫손가락에 꼽힌다. 그가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CFD를 이용해 선박 주변의 물결 흐름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수많은 학문 중 왜 선박공학, 그것도 유체역학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의 선박 사랑은 유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교수의 부친은 당시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그룹에서 일했던 조선인이었다. 조선산업 비중이 점점 커질 거라고 생각한 부친은 그가 어릴 때부터 “배를 공부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교수는 대학 입학 당시 각광받던 토목, 섬유, 원자력, 의대 등 많은 이공계 학과를 뒤로하고 망설임 없이 조선공학과(현 조선해양공학과)를 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인 1987년엔 서울대 요트부의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배는 그에게 학문이자 취미였던 셈이다.



이 교수에게 선박사랑을 물려 준 것이 친 아버지지만, 과학적 지식을 물려준 아버지는 따로 있다. 이 교수는 석사과정을 공부할 때 김효철 전 서울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공부했다. 그를 눈여겨 봐 오던 김 교수는 이 교수가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로 돌아오자 바로 자신이 운영해 오던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을 맡겼다. 이 교수가 현재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의 2대 지도교수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유체흐름을 알면 선박이 보인다”

이 교수 연구팀이 하는 유체역학은 특히 선박의 설계, 제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그선 등 몇몇 특수선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선박이 물 위에 떠서 움직인다. 물의 흐름이나 저항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면 배가 어떻게 움직일 때 비효율적인지, 배가 물살을 헤치고 나갈 때 어떤 부분에 불필요한 저항이 생기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최적의 배 모양과 소재 등을 연구해 명품배를 만들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이곳 연구실의 일이다. 모형선박의 후류에서 나오는 물살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입자영상유속분석기(PIV)’를 예인수조에 도입한 것도 이 연구실이 국내 최초다.



현재 이곳 연구실에서 주력하고 있는 연구과제는 ‘선박손상상태 안전성’에 관한 것이다. 여객선이 태풍이나 암초 등에 어느 정도 파손되더라도 안전하게 떠 있을 수 있는 구조를 연구하는 일이다. 연구팀은 가상파도를 만들 수 있는 예인수조에 모형배를 띄워 두고 불철주야로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요트의 돛 형태를 바람의 흐름에 맞춰 설계하는 ‘유체구조연성’ 등 선박공학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유체역학을 선박에 응용해 어뢰 같은 특수 무기 역시 개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교수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국방부 지원과제로 일반 어뢰의 3~4배가 넘는, 100노트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초고속 어뢰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과학자를 초청해 연구팀을 꾸리는 사업이다. 교과부는 미국 아이오와대 석좌교수인 한국인 최경국 교수를 초빙해 ‘신뢰성 기반 최적 설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은 당연히 선박의 명품화, 안정화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 교수는 “1대 김효철 교수 시절에는 선박의 전체적인 모습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데 주력했다”며 “앞으로는 선박의 부품 하나하나까지 연구해 가장 안전하고 튼튼한 배를 만드는 기법을 정립하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종합적 사고력 가진 인재 필요

조선업계에선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찾아보기 어렵던, 새로운 형태의 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언제든지 고객의 요구에 맞는 배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이 교수의 목표다.



“흔히 배 만드는 학문을 ‘조선공학’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선박공학(navalarchi tecture)’이라고 불러줬으면 합니다. 선박공학의 영문명칭에도 ‘엔지니어링(engineering·공학)’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아요. 통합적인 학문이란 의미죠.”



이 교수는 선박공학을 전공하려면 ‘종합적인 사고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배를 잘 만들려면 먼저 바다나 강, 바람과 기후 같은 자연환경을 철저히 이해해야 하고, 소재공학을 공부해 다양한 선박 재료의 특성도 알아야 한다. 심지어 선박관련 법규나 수출입통제 관련 경제 상식까지 알아야 할 때도 있다. 이 교수는 “선박공학을 전공하려면 학문간 경계를 넘어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런 통합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들이 많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수의 비법전수

지식이 필요하면 어떤 내용이든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어라. 다양한 지식을 갖고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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