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실속있는 지원을 바라며


하 순 회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한낱 축구 변방국에 지나지 않던 우리 나라가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끌어낸 것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것은 그러한 잠재력을 그동안 전혀 이끌어 내지 못하였던 과거의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시스템은 아시아 1위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지, 세계 일류의 시스템을 가지지 못하였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축구실력의 배양보다 한층 더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이다. 지난 수십년간 국가적인 노력의 결과 이제 메모리를 비롯한 여러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없을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진보가 앞으로도 계속되는 것이 국가적인 과제이지만 그 앞길은 그리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기술 선진국을 뒤에서 따르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 일류가 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세계의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일류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최근에는 BK21 사업을 비롯한 여러 국가적인 지원 사업과 지원 정책들이 대학원 연구와 교육의 수월성 제고를 위하여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 사업들은 신뢰와 자율보다는 불신과 규제에 더 비중을 두고 진행되고 있으며, 중복과 편중의 부작용도 있다고 느끼게 된다. 이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학생과 국내 대학원생들에 대한 지원의 형평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정보통신부의 지원과 여러 장학재단의 지원은 유학생에게 편중되어있다. 학부생들의 산업체 병역 특례 기회의 확충과 유학장학금 수혜자의 확대는 국내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우수 학생의 수를 급격히 줄어들게 하였다. 국내 K-리그의 활성화 없이 축구 기술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듯이 국내 대학원 연구수준을 높이는 것은 우수 학생을 외국에 보내는 것 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다. 우수한 연구는 우수한 연구 인력에 의하여 산출되는 것이 아닌가? 유학을 장려하는 것만큼 국내 대학원 진학을 장려하는 정책이 균형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각 장학 지원 사업이 우수한 인력에 대하여 유학생과 국내 대학원생의 차별없이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지원 예산의 융통성 있는 집행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지원 사업의 예산은 집행 계획 단계에서부터 학문 분야의 특성에 무관하게 만들어진 규약 때문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과 불신 때문에 이러한 제약이 강제된 사유는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축구의 경우에도 중요했던 사실은 많은 우려와 불신의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히딩크 감독을 끝까지 믿어주었다는 점이다. 결국 지원 정책은 그 성과로 평가되어야 하며 성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예산 집행 방안은 연구과 교육을 담당하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셋째, 연구 수행 능력과 연구 결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수행하여 책임있는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수한 연구 결과에 대한 보상제를 도입하는 것과 동일한 연구 주제에 대하여 여러 연구 집단사이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히딩크가 선수 개개인의 여러 요소들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검증된 실력으로 선수를 선발하였듯이 우리에게도 학연과 지연과 같은 요소로 지연 지원 대상이 결정되는 관행은 지양되어야 한다. 그리고, 논문의 수라는 계량적 수치로 연구 결과를 평가하는 현행의 제도는 당연히 개선되어야 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돈을 넣으면 물건이 나오는 자판기 프로세스가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의 땀을 흘리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프로세스이다. 아무쪼록 우수한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대학원에 진학을 하며, 자율성이 보장된 지원을 받으며 책임있는 연구 결과를 내는 그러한 연구 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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