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캡슐형 초소형 내시경


조동일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디지털타임즈. 2004. 1. 6)


아주 작게 제작된 잠수정을 타고 사람 몸 속에 들어가 모험을 하는, 1987년에 개봉됐던 `이너스페이스(innerspace)라는 공상과학영화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 처럼 작은 로봇이 몸 속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병균과 싸우고 아픈 곳을 치료한다는 상상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환자를 마취할 필요가 없고 구토감이 없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내시경을 이용할 수 없었던 소장까지 정밀 촬영할 수 있는 캡슐형 내시경이 개발됐다는 소식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타민 알약 크기 정도의 크기를 갖는 캡슐형 내시경은, 2001년 이스라엘 `기븐이미징사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M2A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지름 11mm, 길이 26mm로 소화운동에 따라 식도와 위, 소장, 대장으로 이동하면서 영상을 촬영해 몸에 부착된 기록장치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M2A는 소장 전체를 촬영함으로써 소장 질환 진단에 유용하기는 하나 실시간 영상 전송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복용 후 배설되기까지 내시경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점검하기 어렵고, 저장한 영상을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데 부가적인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용화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RF 시스템사도 지름 9mm, 길이 23mm 의 캡슐형 내시경인 `노리카(NORIKA) V3를 내놓았다. 노리카 V3는 M2A와 비교해 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해 이미지의 질을 높였고, 외부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필요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배터리 공간이 남는 이점을 살려 최근에는 지름 5.8mm, 길이 15mm 인 `노리카 주니어(NORIKA Jr.)도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2003년 초, 국내에서도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개발사업인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에서 캡슐형 내시경 `미로(MiRO)를 발표했다. 미로는 지름 10mm, 길이 25mm로 M2A보다 작고, 동작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설계ㆍ렌즈ㆍ배터리ㆍ통신 장치 등 95%를 사업단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순수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했다는 점도 자부심을 갖게 한다.


올해로 2단계 연구사업에 들어간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은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된 캡슐형 내시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캡슐형 내시경에 정지ㆍ주행 등 구동기능, 산도(Ph)ㆍ압력 등 생체정보 측정기능, 조직ㆍ체액 등 채취기능 등을 부가한 차세대 캡슐형 내시경이 그것이다.


비타민 알약 크기 만한 장치에 영상 및 무선장치 외에 이 같은 최첨단 부가 기능을 첨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 미세전기기계시스템(MEMS,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기술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MEMS기술은 수 mm에서 수 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초소형 시스템을 제작하는 기술로, 알약 크기의 캡슐형 내시경에 장착할 수 있는 초소형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최근에는 조직 채취에 필요한 미세 수술도구를 바로 이 MEMS 기술로 제작하고 장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구동기, 생체정보 측정기 등에도 국내 MEMS기술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캡슐형 내시경에 미세 수술도구를 장착하게 되면, 사진으로 판독하기 어렵거나 수술이 요구되는 병증에 대해 캡슐형 내시경 하나로 즉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체액ㆍ세포ㆍ조직 등의 검사용 시료를 채취해 몸밖으로 가지고 나오거나, 종양 조직을 떼 내어 제거하는 치료를 개복수술 없이 그 자리에서 직접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야 말로 이너스페이스 (innerspace)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캡슐형 내시경은 고도화된 의료복지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상용화된 제품도 있고 경쟁 개발자도 있는 캡슐형 내시경 시장에서 MEMS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차별화로 국산 `미로가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주인공이 될 그 날을 손꼽아 헤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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