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3.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분야

 

기계항공공학에서 연구하는 분야를 나열하기 시작하면, 고등학교 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가 나오게 되므로 내용을 알 수가 없어지며, 그렇게 되면, 이 글을 쓰는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혹시 “Egg-drop contest”라고 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 달걀을, 예를 들어서, 4층 높이의 건물에서 그냥 낙하시키면 당연히 깨진다. 그래서, 달걀이 깨지지 않는 보호 장치를 고안, 제작하여, 달걀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가장 빨리 낙하시키는 팀이 우승하는 콘테스트를 egg- drop contest라고 한다. 우선, 달걀은 성공적으로 보호하였다고 하고, 보호장치를 가장 빨리 떨어뜨리기 위한 설계를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서울대학교에서는 학부 2학년 학생들이 이러한 콘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이 때, 보호장치의 재료는 종이, 실 및 접착제로 제한하였다. 결과는 1.85초가 걸린 팀이 있는가 하면, 2.33초가 걸린 팀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학생들도 콘테스트에 참가하여 실제로 낙하 시간의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야 그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 무게가 무거울수록 빨리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을 줄 믿는다. 그러면 무엇이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일까? 그것은 바로 보호 장치와 공기 사이에 작용하는 저항력이다. 보호장치는 낙하하면서 공기를 헤치고 떨어진다. 공기의 저항력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커진다. 따라서, 보호장치가 유선형일수록 작아진다. 아마 이제야 그것은 고등학교에서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콘테스트는 끝났다. 뒤늦게 깨달은 단편적인 지식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보호장치를 일단 설계하였다고 하자. 저항력이 얼마나 될지를 어떻게 정확하게 계산할 것인가? 그리고, 계산 결과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실험을 해서 확인할 것인가? 더 복잡한 비행기나 자동차를 설계를 할 경우에 날개나 차체 모양에 따른 저항력은 또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유체역학이다.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유체의 거동을 해석하는 연구를 한다. 응용 범위는 무궁 무진하다. 발전소의 거대한 터빈의 형상은 어떻게 설계를 해야 가장 효율이 좋을 것이며, 터빈 주변의 유체의 유동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생각할수록 모르는 문제들이 계속 나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유체역학이며, 기계항공공학의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열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이미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운다. 그러면, 한 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바늘을 뽑은 상태에서 주사기 본체의 입구를 손으로 꽉 막은 채로, 주사기의 주입기 부분을 뒤로 갑자기 잡아 뽑을 경우에, 주사기 본체 내부에 갇혀있던 공기의 압력과 온도의 변화를 정확하게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지금 풀려고 노력하지는 말기 바란다. 기계항공공학 전공의 대학교 4학년 학생들도 해석방법을 몇 분만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이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에너지의 상태 변화에 대하여 정확하게 해석방법을 제공하여 주는 학문이 열역학이다. 아니 겨우 주사기에 대하여 적용하려고 열역학을 공부하는가 하고 실망하지는 말기 바란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다양한 엔진들은 바로 열역학을 이용하여 그 성능을 예측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열역학은 배우면 배울수록 철학적인 개념에 접근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기계항공공학의 주요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미국의 한 지방에 현수교를 완공하였는데, 완공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강풍이 그 지방에 기습을 하였다. 그런데, 그 강풍에 이 현수교가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그 흔들림의 진폭이 커지다가 결국 완전히 파괴되고 만 사고가 있었다. 우리 나라 성수대교가 무너진 사고와 비슷한 것이 미국에도 있었다. 이 원인은 강풍에 의하여 다리가 받았던 외부 힘의 주기가 문제의 현수교의 고유진동수와 거의 일치하여 “공진”이라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주기적으로 외부에서 어떤 자극을 받으면, 어떤 사람은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그래도 잘 참는 경우가 있다. 각자의 고유한 성질인 고유진동수가 외부 자극의 주기와 맞아떨어지면 공진이 일어나서 폭발하는 것이다. 비행기의 날개가 서서히 진동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여러분의 대부분이 이용하는 여객기는 얌전하게 비행을 하게 되고, 그 경우 날개의 고유진동수가 외부 강풍의 주기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공진이 일어 날 가능성이 없으니 안심하기 바란다. 한편, 미사일과 같이 움직이는 질량체나 고속으로 회전하는 제트 엔진의 축이나 차축에 작용하는 힘과 그 거동을 해석하는 방법이 개발이 되어 있다. 또는, 심지어, 우리 나라의 종이 왜 그렇게 소리가 낮으면서도 여운이 길게 나는지에 대한 해석도 이미 되어 있어서, 이제는 거꾸로 원하는 여운이 있는 특정한 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이제는 알아내었다. 이러한 모든 것은 동역학이라는 분야에서 해답을 제공한다. 동역학도 기계항공공학의 주요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앞에서 비행기 날개는 공진이 일어날 걱정은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과연 날개의 단면은 얼마나 커야지 비행기가 이륙을 할 때, 부러지지 않고 잘 견딜 수가 있을까?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배운 지식으로도 얼마의 힘을 날개가 견디어야 하는가는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만한 힘을 이길 수 있는 날개의 단면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는지는 설계할 수 없다. 보일러 내부에 고압의 수증기가 있을 경우에 보일러를 형성하는 철판의 두께는 얼마로 해야 할까? 자동차를 설계할 경우에 어느 일정한 충격량에도 탑승자를 보호하려면, 차체를 어떻게 설계하여야 할까? 해석을 어떤 방법으로 해서, 내 설계가 맞다는 것을 보일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의 해답은 고체역학이 제공해 준다. 고체역학도 기계항공공학의 주요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4대 역학, 즉, 유체역학, 열역학, 동역학, 고체역학 등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아마도 역시 기계항공공학에서 공부하는 역학은 역시 물리학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기계항공공학은 과학이 아니라 공학이다. 이러한 4대 역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4대 역학을 기본적으로 하여, 새로운 기계나 제품을 창조해 내고, 그것을 통하여, 인류의 생존과 편리함을 도모하면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기계항공공학의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하고 광범위하다. 세탁기나 자동차엔진부터 시작하여 발전소의 거대한 터빈이나 제트엔진까지 무엇인가 회전하는 모든 기계들, 냉장고나 에어컨부터 시작하여 우주왕복선의 대기진입 보호장치 설계까지의 무엇인가 열과 에너지에 관련된 모든 기계와 장치들이 전부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것들이다. 그리고, 로봇, 자동화 기계, 자동차의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ABS) 등과 같이 마이크로컴퓨터로 제어되는 기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설비들, 그러한 설비들을 지능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도 모두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분야들이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하여 제품을 설계하는 CAD분야라든지, 컴퓨터를 이용하여 열이나 유체의 거동을 해석한다든지, 컴퓨터를 이용하여 가상현실의 공장을 구성한다든지 하는 연구들도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고 있다.

 


                                                                     

또한, 머리카락 정도의 크기를 가진 기계나 센서들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연구, 초정밀 가공기계로 허블망원경의 거대한 거울면과 같은 렌즈를 가공한다든지, 인공 심장을 설계하는 연구, 화성 탐사선 Path finder가 실어 날랐던 Sojourner라는 이동 로봇인 와 같은 탐사선 등을 설계하는 연구들도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고 있다. 4대 역학을 기본으로 하여, 기계항공공학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앞으로도 지금까지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기계, 제품, 장치,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기계항공공학이 4대 역학을 기본으로 하는 기반공학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기반공학을 익히고 나서, 마이크로컴퓨터 응용, 소프트웨어,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통신, 반도체 로직회로, 재료학, 경영학, 법학 등을 추가로 익힌다면, 더욱 다양한 인생 진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어렸을 때부터 기계를 분해하고 만지기 좋아하였다거나, 손재주가 많다든지, 모형비행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였다고, 또는, 막연히 자동차가 좋다거나, 비행기를 설계하여 보고 싶다거나, 우주를 동경한다고 해서 기계항공공학으로 진로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줄로 믿는다. 물론, 그러한 

것도 동기가 되겠지만, 그러한 동기는 너무 단순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공학 분야는 무엇인가 실제적인 것을 창조해낸다는 것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의학, 경영학, 법학, 이학 등과 구분되는 점이다. 그리고, 전공할 분야가 어떠한 분야인 것을 알고, 앞으로 20년 후의 나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꿈을 정하고, 미래의 모습에 맞추어서 진로를 결정하여야 하겠다. 이러한 이유로 다음 장에서 기계항공공학을 전공하면 어떠한 인생 진로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기술하고자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 Computer Aided Design & Analysis 연구실(CAD 연구실) [5] lionheart 2004.08.04 3202
17 나노물질의 기상 제조 [2] lee496 2004.07.29 4003
16 저렴한 슈퍼컴퓨팅 패러다임의 미래 첨단기술개발에의 응용 lee496 2004.07.23 3740
15 스포츠 공학이란 무엇인가 lee496 2004.07.22 5745
14 바이오(BT)/나노(NT)/정보(IT) 기술 융합 트렌드에 대해서 [1] sky4u 2004.07.20 3354
13 LOC(Lab on a chip)와 미세유체역학(Microfluidics) [4] lee496 2004.07.19 5270
12 [기항] 서울공대 기계항공공학부의 비전 [2] mejwkim 2004.07.16 7809
11 [공통] 꿈꾸는 공대생 [1] lee496 2004.07.16 3500
10 MEMS 기술에 기초한 동력기관의 개발 lee496 2004.07.15 4740
9 항공우주공학 -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 lionheart 2004.07.12 3363
8 자동차공학 - 움직이는 사무실과 새로운 생활공간 꿈꾼다 [7] lionheart 2004.07.12 3720
7 기계공학관련 자료 [1] lionheart 2004.06.16 4715
6 학생활동 및 동아리 활동은? [12] lionheart 2004.06.14 4423
5 [기계항공공학이란 5] 결 론 [2] lionheart 2004.06.14 4326
4 [기계항공공학이란 4] 기계공학 전공 후의 인생 진로 [1] lionheart 2004.06.14 4458
» [기계항공공학이란 3] 기계항공공학에서 다루는 분야 [1] lionheart 2004.06.14 4426
2 [기계항공공학이란 2] 기계항공공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5] lionheart 2004.06.14 4289
1 [기계항공공학이란 1] 서 론 lionheart 2004.06.14 4034
Login
College of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