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종이접기로 인체 기관을 만든다

2017.04.05 11:13

lee496 조회 수:971

인터뷰 전 황석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의 연구들을 확인하던 도중, 특이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종이접기 기법으로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어 토끼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상상이 되지 않았다. ‘몸속에 종이를 넣으면 녹지 않을까?’ ‘종이가 기관의 모양을 계속 유지할 만큼의 힘이 있을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황 교수를 만났다.





김현수 안녕하세요. 화학생물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수입니다.

남다은 같은 학년의 남다은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황석연 저희 연구실은 조직공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연구가 중요해요. 세포배양을 위한 3차원 모양의 틀을 스캐폴드(scaffold)라고 하는데, 스캐폴드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연구합니다. 또 하나는 스캐폴드에서 배양하는 세포 연구입니다. 저희는 스캐폴드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요. 줄기세포가 잘 분화할 수 있도록 인체 내부와 동일한 미세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남다은 미세환경이 무엇인가요?

황석연 줄기세포는 세포와 세포 사이, 세포와 기질 사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아 분화합니다. 이게 미세환경입니다. 미세환경을 만들려면 생체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로 스캐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이드로겔을 사용하면 세포와 기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김현수 그러려면 스캐폴드의 모양도 실제 장기들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황석연 그래서 보통 3D 프린터를 많이 씁니다. 최근에는 종이를 접어서 스캐폴드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남다은 (들고 있던 종이를 보며) 우리가 쓰는 일반 종이요?

황석연 네. 캐드(CAD, 건축이나 기계, 전기 분야에서 설계할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로 미리 전개도를 제작합니다. 그 다음에 종이접기를 해서 다양한 장기 모양의 틀을 만들죠. 종이 표면을 고분자로 얇게 코팅한 다음 하이드로겔을 입힙니다.

김현수 세포들이 실제로 잘 자라던가요?

황석연 기관지 모양을 본 뜬 종이 스캐폴드에 연골세포를 배양시켜 토끼에 이식하는 실험을 했었어요. 세포가 잘 재생됐습니다.

남다은 그럼 의료계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겠어요.

황석연 그렇습니다. 현재 삼성병원 정형외과와 함께 줄기세포 연골판 생체재료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피부과 전공의 한 분이 저희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연구를 하기도 하고요.

김현수 교수님도 박사과정은 의대에서 마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학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황석연 연구는 의학이나 공학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접근법에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의학에서는 이미 검증이 확실하게 된 전통적인 연구를 연장시켜 나가는 방향을 선호하는 반면, 공학은 기존 연구를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새로운 걸 만들어 내려고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남다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이런 연구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황석연 그게 화학생물공학부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바이오에서부터 고분자, 화학공정, 촉매, 물 처리까지 화학이나 생물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학부 과정에서는 화학과 생물학을 중점적으로 배우지만 자연대와는 달리 열, 물질 전달, 반응공학 등 공학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김현수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황석연 이건 제 경험과 연관 지어 말할 수 있겠네요. 제가 학부에 진학할 때 한창 IT 붐이 일어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막연하게 과를 선택하다 보니 제 적성과 너무 맞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의공학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보통은 학과를 선택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나 연구주제를 찾는데, 그럼 저처럼 전과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웃음). 현재 인기 있는 과나 주목 받는 분야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 그 공부에 필요한 과로 진학하길 추천합니다.

글 : 김현수, 남다은 서울대 공대 
사진 : 남승준 
에디터 : 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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