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박형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기계전공) 교수의 연구주제는 ‘다상 난류 운동’이다. 공대를 다니고 있거나 이분야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아마 주제의 이름만 듣고도 얼마나 어려울지 감이 올 것이다.

하나씩 뜯어서 살펴보면, 다상은 기체, 액체, 고체와 같은 하나의 상이 아니라 고체와 기체, 액체와 기체 등 두 가지 이상의 상이 함께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기체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대표적인 다상이다. 난류는 유체역학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회자되는 분야 중 하나로,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다룬다. 수도꼭지를 살짝 틀면 얇은 물줄기가 흘러나오는데, 이건 예측이 가능한 흐름이다. 하지만 이를 세게 틀면 물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운동을 하며 뿜어져 나온다. 다상 난류 운동은 두 개 이상의 상이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운동을 말한다.

“어떻게 어려운 분야들을 합쳐놓은 연구를 선택했냐”는 기자의 물음에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유체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 아주 새로운 연구를 찾다가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박사과정 때까지 연구했던 분야는 지금의 연구와는 전혀 관계 없는 곤충기계의 움직임이었다.

연료 입자의 움직임 파악해 에너지 생산 효율 높인다
박 교수는 대단히 도전적인 연구자다. 서울대 공대에서는 2016년부터 세명의 교수를 선발해 연간 3000만 원씩 10년간 연구비를 지원하는, 이른바 ‘한 우물 파서 홈런 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선정됐다. 박 교수는 “긴 시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연구 중 가장 어려운 과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로젝트 최종 심사에서 “이 연구가 홈런을 칠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는 심사 위원의 물음에 “지금으로선 0%”라고 답했다고 한다.

선정된 연구는 기체가 흐를 때 그 안의 연료 입자(고체 알갱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예측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료 입자가 촉매 입자를 만나 특정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경우, 입자 간 충돌이 많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기체의 흐름에 따라 입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해야 입자를 고르게 분포하도록 만들 수 있고, 결국 에너지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고체 알갱이는 기체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것 같은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연구인가요?”라고 조심스레 묻자 박 교수는 익숙한 질문이라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입자의 운동이 우리 생각만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어떤 입자는 기체를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어떤 입자는 위에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기체 흐름과 관계없이 아래로 가라앉기도 합니다. 또 실험실에서 실제 산업현장으로 공간의 크기가 커지면 입자의 운동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모델을 만들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어려운 과제지만 에너지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다. 미국 에너지국(DOE)에서는 이 연구를 미래 연소 기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소에서는 에너지 생산 기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에너지 기술의 국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글 : 최지원 과학동아 
사진 : 홍덕선 

과학동아 2017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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