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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한국후지쯔 회장 안·경·수

2005.06.08 06:56

조회 수:4038


 

한국후지쯔 회장  안·경·수


한국 후지쯔  안·경·수 회장 약력

1970 ~ 1974 서울공대 화학공학과 졸업(학사)

1976 ~ 1977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화학공학(석사)

1977 ~ 1979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반도체전자 재료공학(석사)

1979 ~ 1981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반도체전자 재료공학(박사)

1984 ~ 1988 대우전자(주) 컴퓨터 사업본부장(이사)

1988 ~ 1988 다우기술(주) 공동대표이사

1988 ~ 1990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기획담당 이사/경영관리팀 상무

1991 ~ 1993 삼성전자(주) 컴퓨터부문 기획관리담당 상무

1993 ~ 1995 삼호물산(주) 대표이사 사장

1995 ~ 1995        효성그룹 종합조정실 부사장

1996 ~       한국 Fusitsu 사장

2003 ~ 현재  Fusitsu Global 판매추진부문 부본부장(경영집행역, Corporate Vice president)겸 한국 Fusitsu 회장      Fusitsu 경영집행역겸 Global Business Group 부Group장 겸 Asia Pacific Business 본부장겸 Solution Business Support Group 부Group장겸 Product Business Support Group Group장 보좌 겸 한국 Fusitsu(주) 회장 


대담: 곽승엽 교수, 편집위원장


회장님께서는 지난 2003년에 한국후지쯔 회장과 본사의 경영집행역으로 후지쯔의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등기이사에 취임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어떻게 후지쯔와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 그리고 한국후지쯔에서의 어떠한 성과를 인정 받으셔서 본사의 이사회 멤버로 발탁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후지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6년도 당시 효성그룹 종합조정실에 부사장으로 있을 때, 한국 후지쯔에서 제의를 받게 된 것입니다. 1984년부터 한국 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를 하면서 정보통신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player로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후지쯔는 이 분야에서 충분한 실력을 갖춘 회사이자 동시에 미국에서의 생활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동양 회사라는 점에서 다소간의 동질감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의 주요 대기업에서 중역을 그리고 상장회사의 사장 등을 역임한 경험이 있었는데, 외국계 회사의 한국 지사장이라는 타이틀이 스스로 만족스러운 비전이라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사 당시 ‘한국에만 국한시키고 싶지 않으니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면 글로벌한 차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 후 한국 후지쯔에 입사하여 당시 700억에 불과하던 매출을 중간에 IMF라는 악조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향상시켜 2001년에는 약 3천 5백억 가량으로 끌어올린 바 있습니다. 후지쯔는 전체 매출액이 50조 가량 되는데 이중 70 %의 매출이 일본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등, 글로벌 회사로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후지쯔의 해외 거점 중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후지쯔의 다른 해외 지사에도 전파하고자 하는 본사 이사진의 판단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회장님께서는 한국후지쯔에 부임하신 이후, 불과 수 년 만에 매출액을 5배가 넘게 성장시키는 대단한 성과를 이루셨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개혁이 필요했을 것이라 생각 되는데, 어떻게 개혁을 추진하셨는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스스로 논리주의자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선 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현상분석을 하고, 우리의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능력분석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항상 경쟁자와 소비자가 있을 텐데,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현상분석과 능력분석을 바탕으로, 경쟁자를 피해 소비자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즉, 현상분석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하는 것이 개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알고리즘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이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에 의거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하다 보면 개혁을 끌고 나가는 과정에서 중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가장 빠른 시간에 찾아내어 고쳐낼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개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회장님께서 본사의 임원으로서 해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항공사 마일리지만 200만 마일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 태평양 지역에서 후지쯔의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대만 등 8개 나라의 후지쯔 현지 법인의 회장으로 있으며 이를 포함한 11개 나라의 현지 법인의 경영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후지쯔 현지 법인의 비즈니스를 살펴보면, 일본에서만 17만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본사가 갖고 있는 이러한 각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노하우를 타 지사로 전파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해외 지사도 현지화를 통해 이러한 노하우를 취득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물론 이메일도 주고 받지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하거나 그게 허락되지 않을 경우 전화로라도 직접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메일과 같은 것은 말을 커뮤니케이트하기에는 좋지만 뜻을 커뮤니케이트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자는 회의를 통해 안건을 이야기 했을 때, 상대방이 나의 뜻을 파악했는지를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계속 움직이며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이유로 항상 출장을 다니기 때문에 항공사 마일리지가 그렇게 쌓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 나라의 IT 산업 부문을 두고 관련 인프라와 역량이 상당 수준 구축되어 있고, 또 이를 잘 활용한다면 주변 동북아시아 IT 산업의 허브로써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IT 산업 부문에서 디팩토 스탠다드를 만드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시아를 살펴 보면 주요한 시장은 중국과 일본, 한국을 들 수 있는데, 이 세 나라는 이러한 디팩토 스탠다드(De Facto Standard)*를 보다 빨리 따라가는 얼리어답터(earlyadopter)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가 하나의 시장권과 기술력으로 뭉친다면 새로운 디팩토 스탠다드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디팩토 스탠다드는 특허와 같은 개념으로 단순히 개수의 의미보다는 힘이 있고 의미가 있는 한 두 개의 디팩토 스탠다드로 여러 개의 디팩토 스탠다드와 대적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IT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하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 중 일본과 중국은 경제적인 규모로 보거나 역사적으로 보거나 아주 친한 관계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이는 유럽에서의 영국과 프랑스와의 관계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한국은 제 사견입니다만, 10년이나 20년 이내에 일본이나 중국 보다 경제적으로 규모를 추월하기는 힘들다고 보는데, 따라서 이 둘 사이에서 와일드 카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 우리나라의 IT 산업이 그런 중요한 시점에서 와일드 카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 디팩토 스탠더드는 어떤 제품이나 물질이 최초로 개발되거나 발견되면 그것이 곧 모든 네트워크에 파급되어 사실상의 표준을 이룬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 VTR시장에서 일본 빅터의 VHS 방식이 소니의 β-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열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먼저 내놓음으로써 사실상의표준이 된 경우를 들 수 있다.


회장님께서는 서울공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시고, 스탠포드 대학 화공과 석사, 동 대학에서 반도체전자재료공학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으신 정통 공학도로서의 배경을 갖고 계십니다. 서울공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CEO를 꿈꾸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공학 배경을 가진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의 CEO로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막연하게 CEO를 동경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왜 CEO가 되고 싶은가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CEO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그 위치에 따르는 굉장한 책임감과 고독감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항을 모두 고려한 뒤에도 CEO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는 공과대학생으로서의 배경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실체를 갖는 유형자산(tangible asset)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산업으로의 진출을 권합니다. 각종 서비스나 파이낸스를 통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산업에서는 공과대학 출신으로서 자신의 역량개발을 위해 기 투자한 노력들이 무용지물이 되어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CEO가 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건을 갖추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요건은 다른 인터뷰에서 글로벌 IT 리더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말씀 드린 바가 있는데, CEO가 되기 위한 요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 ‘어댑티브(adaptive)한 사람이 되어라.’ 난 이것밖에 할 줄 모른다 라는 생각보다, 요구되는 대로 자기 자신을 맞추어 일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숫자감각을 갖추어라.’ 즉, 어떤 상황에서라도 제시된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일례를 들면, 공대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숫자 감각이 뛰어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부 상의 여러 종류의 숫자를 단순히 상대 출신에게만 넘기려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러한 숫자들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역시 CEO의 주요한 요건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밸런스(balance) 감각을 가져야 한다.’ 항상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균형감각을 유지해야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억셉트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균형감각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을 잘해낼 경우에는 존경의 대상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고 혼자 앞서가게 되면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시기의 대상이 되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여기에 우리 서울공대 출신 후배들에게 한가지 조언을 덧붙인다면, 남이 인정해주길 바라지 말고, 남이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서울대 출신 후배들을 보면, 남들이 자신을 인정해줘서 빨리 성공하기를 바라는 반면, 자기가 인정 받기 위한 노력은 그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제 조금 더 일상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경기고 재학시절 야구선수 생활을 하신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야구선수로 활동하신 경험이 추후 회장님의 이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궁금합니다.

야구뿐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하는데, 제 경우 운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2가지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는 승부욕이고, 다른 하나는 성취감입니다. 상대방 투수가 130 ~ 140km 짜리 공을 던져도 내가 잘 맞추어 쭉 나가는 모습을 보면 느끼는 희열, 그것이 바로 자기성취(self-accomplishment)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승부욕은 이기고자 하는 것, 즉 상대방과의 경쟁뿐만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목표와 싸워 반드시 해내고자 하는 승부욕이 역시 경영자로서의 목표 제시와 실행력과 연관되어 생각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야구에서의 팀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사업을 할 때에도 모두 홈런만 치려고 달려드는 사람만 있어서는 안되고, 번트도 대고 희생플라이도 날릴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특징을 살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역시 전문경영인의 업무와 다소 부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인터뷰 자료에서 회장님의 주량이 소주2병이라고 적힌 것을 봤는데, 약하다고 볼 수 없는 주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사 임원이 되신 이후에는 더욱 바빠지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가끔 친구분들과 술 한잔 기울일 시간을 가지시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술을 잘 마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가 거듭할수록 마음 같지가 않아서 내일 일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멈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같이 어울릴 때도 있죠.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이 모두 서울공대를 들어가서 고등학교 친구가 대학 동창이 되어 지금까지 시간이 허락하면 자주 만나려고 합니다.


회장님께서는 지금 가족분과 떨어져 일본에 혼자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끔 가족 분들이 많이 보고 싶으실 때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바쁜 일정으로 가족 분들과 함께한 시간이 적었을 것 같은데 가족 분들이 많이 이해해 주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막내아들이 고3으로 수험생이기 때문에 제가 혼자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한번씩은 저녁시간을 틈타 집으로 전화를 해서 꼭 아들녀석과는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대략 10분씩은 통화를 하는 듯 하는데 주로 제가 8~9분 이야기를 하면, 아들녀석은 1~2분 대답만 하고 끊는 식이지만, 이렇게 하면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집에서 보면 와이프가 아들을 데리고 저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요구하거나 지도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와이프도 남자가 사는 삶의 모습으로 저의 스타일을 많이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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