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플래시메모리, 아름답고 완벽하게

컴퓨터 구조 연구실
연구실의 목표는 아름다움과 완결성입니다.”

플래시메모리를 연구하는 민상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의 말이다. 예술가도 아닌 공학자의 말치곤 의외다. 민 교수는 아름다움과 완결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은 연구는 연구자가 10년간 연구한 결과를 다른 사람이 10분 만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연구 결과가 간결하고, 완벽해야 하죠. 그때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마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자연처럼 말이죠.”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정확하게

민 교수와 그가 이끄는 컴퓨터 구조 연구실은 플래시메모리의 하드웨어 제작부터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플래시메모리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기계 동작이 없어 안정적이고, 전력소모가 적습니다. 하드디스크는 자기 디스크를 읽는 헤드가 하나밖에 없어 한 번에 한 동작 밖에 못하지만 플래시메모리는 여러 동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플래시메모리는 MP3, PMP,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최근 플래시메모리의 일종인 SSD(Solide-State Drive)를 탑재한 노트북이 널리 보급되며 갈수록 사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노트북에서 하드디스크를 보지 못할 겁니다. 하드디스크는 매우 정밀한 기계 작업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읽고 쓸 때 충격을 받으면 오류가 나기 쉽습니다. 반면에 플래시메모리는 전기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없이 읽고 쓸 수 있습니다.”



민 교수는 10여 년 전 삼성전자의 제안으로 플래시메모리 연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플래시 메모리를 구동하는 내장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플래시메모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선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훌륭해야 한다. 이를 위해 컴퓨터 구조 연구실에서는 메모리간의 위계를 정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읽는 방법을 사용했다.

“컴퓨터 사용자가 한 번 본 정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한번 본 자료를 플래시메모리의 처리장치가 잠시 ‘캐시 메모리’에 저장하게끔 프로그래밍하면 다시 같은 자료를 찾을 때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밍하면 플래시메모리가 더 빠르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민 교수는 직접 플래시메모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연구실에서 개발한 SSD가 2007년 해외 노트북 평가 사이트 ‘노트북리뷰’로부터 당시 저장매체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분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힘듭니다. 필요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하드웨어로, 다른 경우에는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둘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이를 위해선 반도체 소자의 특성에서 응용프로그램까지 플래시메모리의 모든 시스템을 이해해야 합니다.”

민 교수는 연구원들에게 항상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학부에서 하드웨어를 공부한 사람은 소프트웨어 연구를, 소프트웨어를 다뤄본 사람은 하드웨어 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

“과거 어떤 쪽을 미리 연구했는가 보다는 전체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 개발한 플래시메모리의 핵심 부품도 원래 소프트웨어를 다루던 연구원이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관련 기업에서도 전체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연구원을 높게 평가하고, 필요로 합니다.”


 

아름다움을 알아야 만든다

컴퓨터 구조 연구실을 비롯한 국내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현재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반 이상을 한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플래시메모리는 반도체와 같은 우리나라 산업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99%의 완성도를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100%의 완성도를 가진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그때까지 들였던 노력의 5~10배를 들여야 합니다. 그 1%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국 플래시메모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에서 이런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학부 강의에서 종종 ‘살면서 아름다운 것을 본 적이 있나?’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한 명도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거나, 곳곳을 여행하고, 이성도 만나면서 아름다움을 경험할 시기에 입시에만 빠져 지내는 청소년들을 보면 아쉽습니다.”

그는 의외로 생명과 자연을 보는 것이 공학적 능력을 계발하고 연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가장 아름답고 완결적인 원리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DNA의 구조를 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생명 분야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면 정말 경이롭고 신비롭습니다. 연구원에게 연구를 하다 막히면 생명 분야의 연구를 볼 것을 권합니다.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의 해답을 자연은 이미 갖고 있죠. 그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영감을 자연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이 전체 시스템을 보는 안목을 키워 훌륭한 공학자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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