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공학 프런티어 캠프

12조 전기정보공학부 명덕여고 이지윤



내가 이 캠프를 알게 된 건 여름방학이 되기 전 애들이 너도나도 캠프에 간다고 지원할 때였다. 나도 궁금증에 한 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지를 보고 이 캠프의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캠프 신청 기간이 시험기간이랑 겹쳐서 지원서를 쓸 시간도 별로 없었고 어마어마한 경쟁률에 지레 겁먹어서 신청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또 한 학기가 지나가고 있는데 학교 선생님을 통해 겨울에도 캠프가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는 신청기간도 시험기간이 끝난 뒤였고, ‘신청이라도 한 번 해봐야지’하는 생각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지원서를 작성했다. 평소에 나는 화학, 생물을 공부했으니까 화학생물공학부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화생공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진로에 고민이 많아지면서 전기정보공학부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엄마는 ‘전기과가 너가 생각하는 거랑 다르다’면서 반대하셨지만 그 소리를 듣고 관심 반, 오기 반으로 전기정보공학부를 선택했다. 글솜씨도 좋지 않고 성적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어서 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열심히 지원서를 작성했다. 신청하고 2주 뒤 학교에서 자습을 하고 있는데 캠프에 선발됐다는 문자가 왔다. 너무 기뻐서 엄마한테 바로 전화하고 우리 학교에 같이 캠프에 가게 된 도영이랑 캠프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빨리 가고 싶다고 설레어 했다.
2월 4일이 됐다. 나는 서울대까지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지하철을 타고 가야 했다. 이전에도 몇 번 지하철타고 서울대에 와 본 적이 있어서 무섭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서 인터넷에 가는 길을 검색해본대로 가서 39동이 보이긴 보였는데 건물 안에 들어가 보려고 해도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도영이가 데릴러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왔다. 결국 조리더 환희오빠한테 전화했더니 데릴러 나오겠다고 했다. 전화하면서 옆에 44동인가 어쨌든 몇 동이 보인다고 했더니 오빠는 안 보인다고 하고 당황스러워서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어떤 사람이 전화하면서 내 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딱 보고 조리더 오빠인거 같아서 전화를 끊고 오빠랑 인사하면서 오빠가 안내하는 쪽으로 갔다. 내가 있던 곳에서 좀만 더 내려가면 됐는데 그걸 생각 못하고 위쪽만 돌아다니다니... 처음부터 내 허당기를 숨기는 데에 실패했다. 다목적회의실이 들어갔더니 애들이 거의 다 와있었다. 여중 여고를 나와서 남자가 이렇게 많이 있는 것도 정말 어색했고 자리에 앉으니까 더 어색했다. 평소에 엄청 시끄러운 편이라서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인데 조용히 있으려니까 너무 답답했다. 그러다 갑자기 어떤 언니가 사진이랑 이름이 적힌 종이를 주면서 마니또 미션지를 줬다. 나랑 이름이 똑같은 애라서 이름 똑같은 걸 핑계로 다가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조별로 자기소개를 하고나서 경매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조 친구들이랑 게임을 2번 진행하면서 방법을 익혔고, 그 다음, 대표를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내가 대표가 됐다. 처음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하려니까 떨렸다. 친구들이랑 상의해서 우선순위가 높은 것 2개를 5000만원 씩 나눠서 사기로 했다. 가격도 나름 과감하게 부르고 그 결과 우선순위가 2,3인 것을 살 수 있었다. 3개를 산 조가 있어서 우리 조는 2등을 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그다음 김종원 교수님께서 해주신 특강을 듣고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강을 통해서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로봇의 전망(로봇은 일을 할 수 있어야 된다)을 알 수 있었고, 자신이 현재 존재하는 위치에 따라 나중에 있게 될 위치도 다르다며 지금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보다 그 분야에서 하고 싶은 직업을 찾고, 그 중에서도 top 1%가 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고 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대 학식 중에서 제일 맛있다는 농대학식에서 점심을 먹고 와서 범인찾기를 했다. 십자말풀이부터 물리문제까지 단서들이 정말 다양했다. 단서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동영상을 찍었는데, 처음에 어떤 컨셉으로 찍어야 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내가 귀신들을 표현하자고 했다. 내가 처녀귀신이 돼서 맨 처음 카메라 밑에서 올라오다가 귀신들이 환희오빠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마지막날 영상에 우리 조 영상이 나왔는데 나도 순간 깜짝 놀랐다. 단서를 다 풀고 나니까 범인은 환희오빠였는데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 그 다음에 아이디어 도출 게임을 했다. 처음에 뽑은 아이디어 카드에 전혀 모르는 양자 컴퓨터(?)가 나와서 다시 뽑았더니 Natural language question answering이 나왔다. 심심이를 발전시키자는 방향으로 씨앗들을 생각했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처음엔 CEO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최고층 빌딩 만들기를 했는데, 설명을 들을 때부터 탁구공은 빨대를 갈라서 그 사이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 다음 어떻게 모양을 만들까 생각하다가 경윤이가 삼각기둥(?)을 계속 붙이면서 세우자고 해서 열심히 빨대를 자르고 끼웠다. 만들면서 옆 조를 보니까 우리가 하는 대로 똑같이 하고 있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우리 나름대로 잘 만들어 나갔다. 나중에 엄청 높이 세우니까 균형 잡는 것이 힘들었는데 밑부분을 빨대를 덧대서 튼튼하게 하고 몇 번 빨대가 휘고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위쪽 부분을 뺐다 붙였다를 반복하면서 넘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우리조가 3m 57cm로 일등을 했다. 너무 뿌듯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조 친구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많이 친해진 것 같았다. 숙소에는 10시 전에 들어가서 슬미랑 얘기할 시간이 많이 있었다. tv를 보면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둘 다 바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날은 거의 하루종일 연구실 체험을 했다. 먼저 나노생체전자시스템연구실에서는 인공 청각과 인공 망막, 심뇌 자극 장치 등을 연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험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점심 먹기 전 김성준 교수님을 만났고, 교수님께서 겪고 들은 이야기들을 해주시면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변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자기소개시간 겸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이야기할 차례가 되었을 때 모두가 내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 한 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교수님도 직접 뵈고 또 교수님께서 너무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편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실험을 했는데, 인공 청각에서 소리를 세기와 주파수로 분석한 자료를 신경을 자극하는 전기 신호로 보내는 것, 인공 망막에서 카메라에서 받아들인 정보로 신경을 자극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것에 사용되는 무선 전력 수송에 대해서 실험했다. 유도 전력을 사용해서 한 코일에 전류를 흘려주면 다른 한 코일에도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실험이었는데, 먼저 주파수의 세기에 따라 어떤 주파수에서 수신코일의 전압이 가장 크게 측정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4.6MHz에서 전압이 가장 크게 측정됐던 것 같다. 원래 두 코일의 공진주파수가 같으면 1개의 피크가 나타나지만 수송코일과 송신코일의 공진주파수가 달라서 2개의 피크가 나타나는 오류가 있었다. 두 번째는 두 코일 사이의 간격에 따라 수신코일의 전압의 변화를 측정했는데, 특정 거리에서 전압이 최대로 측정되었고, 거리를 좁히면서 주파수도 변화시켜서 가까이 갈수록 전압이 최대로 측정되는 주파수도 달라졌고, 거리에 따라 주파수를 변화시켜줘야 최대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데 실제 인공청각과 망막에서는 주파수를 변화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또, 연구실에 가서 실제 코일로 전력을 수송할 수 있게 되어있는 케이지를 봤는데 고장이 나서 실제로 전력이 수송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연구실 체험이 다 끝나고 다음날 있을 실험 발표를 준비했는데 ppt를 서로 나눠서 만들다 보니까 너무 빨리 만들어서 오히려 좀 이상했다. 저녁을 먹고 튼튼한 구조물 만들기를 했는데 설계만 거의 한 시간 동안 한 것 같다. 우리 조는 우드락을 세운다고는 세웠는데, 풀도 덜 마르고 우드락이 넘어지지 않게 받쳐주는 게 없어서 과감하게 10kg를 얹었다가 바로 무너졌다. 진짜 설마 했는데 정말로 70kg를 올린 조도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시 ppt를 수정하고 토론 준비도 글쓰기 한 것을 서로 보내면서 자료를 모으고 정리했다. 12시에 숙소에 들어갔는데 도영이한테 전화가 왔다. 지금 막 숙소로 들어왔다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숙소에서 계속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영이가 ‘내일 너네랑 우리랑 토론하게 되면 완전 재밌겠다!’ 했는데 정말로 다음 날 도영이네조랑 토론을 하게 되었다... 토론 준비가 너무 부실한 것 같아서 tv보면서 정리하다가 너무 졸려서 그냥 잤다.
셋째 날 실험발표에서 여러 조들이 체험했던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내용들이 어려워서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공학이 정말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후에는 축구할 사람들은 축구하러 가고 나머지는 남아서 레크레이션을 했다. 몸으로 말해요랑 그림그려서 맞추기(?)를 했는데 슬미랑도 다른 팀이 되고 다른 조에는 아직 아는 애들이 없어서 정말로 어색했다. 그래도 레크레이션 하면서 다른조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한 것 같다. 그다음 체육관으로 이동해서 피구랑 줄넘기, 줄다리기를 했는데 피구 할 때 나는 공을 많이 던지고 싶었는데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여왕벌이 되는 바람에 나대다가 괜히 맞을 것 같고 해서 그냥 피해다니기만 했는데 우리 팀 애들이 너무 빨리 죽어나가서 당황스러웠고, 결국 내가 공에 맞아서 우리팀이 졌다. 줄다리기도 지고 줄넘기도 딱히 잘한편이 아니어서 결승 올라간 것도 없고 그냥 D팀 여자애들끼리 이중모션을 했다. 예은이 말고는 다들 처음 만나서 조금 어색하긴 했는데 또 금방 친해지고 게임까지 하니까 완전 편하게 놀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농구도 좀 구경하고 밥을 먹으러 갔다. 밥을 먹고 와서 토론을 했는데 3조에 주제별로 잘하는 친구가 한명씩 있었는데 지구온난화에서 잘하는 친구는 좀 공격적이어서 무서웠는데 원자력발전에서 잘하는 친구는 조곤조곤 웃으면서 논리적으로 반박하니까 더 무서웠다. 토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말을 하려니까 말이 꼬이고 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다. 이 때 정말로 어디서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이라도 해야겠다고 느꼈다. 솔직히 주제도 둘 다 불리했고, 자료를 엄청 많이 뽑아온 3조에 비해서는 준비도 덜해서 그냥 받아들이자고 했는데 기태오빠가 좋은 소식을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으로 골든벨을 했는데 정말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문제 푸는 건 일찍이 포기했다. 팀전에서는 노란 구슬을 뽑으면 미션이 있었는데 자꾸 진행하는 오빠들이 9번이 나와야 된다고 그래야 재밌다고 했는데 와... 우리조에서 9번이 나올 줄이야.. 우리는 일단 기환이를 보냈다. 스타크래프트 무슨 뭐를 따라했는데 진짜 똑같다고 했다. 근데 기환이가 우리를 다 불렀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일단 나갔는데 귀요미송을 하란다. 그래서 귀요미송을 하고 얼른 내려왔다. 민망했다. 그렇게 프로그램이 다 끝나고 구슬 개수를 셌는데 나도 구슬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는데 우리조가 2등을 했다. 그 다음 마니또 미션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미션은 그냥 서로 친해지라고 한 것 같고 봉투에 마니또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서 돌려줬다. 마니또한테 받은 봉투를 열어보니까 엄마가 보낸 편지가 있었다. 먼저 일단 엄마한테 편지가 왔다는 거부터 뭔가 울컥했는데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나올거 같았지만 그냥 꾹 참았다. 그러다가 친구들이 앞에 나가서 자기 편지를 읽는 걸 듣고 울어버렸다. 여운이 남은 채로 숙소로 걸어갔다.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남자애들 방에 가서 11조랑 같이 놀았다. 환희오빠가 게임을 알려주는데 두부게임 말고는 거의 다 아는 거였다. 알려준 게임을 하면서 놀고 있는데 미소언니랑 4조가 놀러왔다. 조가 3개나 되니까 사람이 진짜 많았다. 18명이서 게임을 시작하는데 첫 게임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내가 걸렸는데 아래층 방에 가서 번개의신을 하고 오라했다. 정말 민망했지만 하고왔다. 그다음도 느낌이 안 좋았다. 세용이 오빠는 그날 이미 나를 타겟으로 정한 것 같았다. 벌칙이 한 4번 정도 있었던 거 같은데 한번 빼고 거의 다 내가 걸렸다. 밑에서 벌칙 걸려서 올라온 애를 따라서 아무 죄 없이 내려갔다 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마피아를 했는데 역시 서울대 마피아는 달랐다. 원래 친구들끼리 하면 자기소개하고 일단 한명을 죽이고 시작하는데 여기서는 한명을 죽이는 것부터 신중하게 머리를 쓰면서 죽일 사람을 골랐다. 원래 나는 마피아를 못해서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때 처음 마피아가 재밌어졌다. 그렇게 5시 반까지 놀다가 방에 들어가서 잤다.
마지막 날 자동차연구실, 반도체연구실 체험을 했는데 밤새도록 놀아서 그런지 정말 피곤했고 앉아서 설명들을 때는 계속 잤다. 그리고 한꺼번에 사람들이 많이 가니까 돌아다니면서 듣는 설명도 잘 안 들리고 집중도 잘 안 됐다. 점심을 먹고 서울대 명소들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중앙도서관도가고 규장각도보고 샤에도 가고 자하연도 봤다. 마지막으로 롤링페이퍼를 쓰고 입학설명회를 듣고 수료식을 했다. 우리는 그래도 프로그램마다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상은 못 받았다. 그래도 4일 동안 소중한 인연들을 만났고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다. 4일 동안 북적대는 곳에서 생활하다보니까 수료식이 끝나고 집으로 올 때 너무 허전했고, 평소에는 서울대는 못 갈 것 같았는데 서울대에서 먹고 자고 하다보니까 꼭 서울대에 오고 싶고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 같다. 원래 4일이면 하루 종일 똑같은 패턴으로 학교 갔다 공부하다 하루가 지나고 4일도 의미 없이 금방 지나갔을텐데 이번 4일은 정말 많은 걸 하고 많은 걸 느끼게 해주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다짐을 하게 해 주었다. 그동안 우리를 챙겨주고 재밌게 해준 언니오빠들이 너무 고맙고 언니오빠들이랑 친구들 모두 나중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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