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대학에 진학하면 어떤 교양 수업을 듣고 싶은가요?

올해부터 커리큘럼이 많이 바뀌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교양과목은 크게 핵심교양과 일반교양과목으로 나뉘어 있었어요. 또한 핵심교양은‘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그리고‘사회와 이념’이렇게 3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각 분야별로 최소 한 과목 이상 이수하는 것이 13학번 학생들까지의 졸업요건이에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핵심교양의 문학과 예술 분야에 대해, 특히 음악과 관련된 교양들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서울대에는 음악에 대한 교양수업이 굉장히 많은데요, 지금부터 음악의 원리, 서양음악의 이해, 현대음악의 이해, 한국음악의 이해 등등 다양한 수업 중에서도 인기 강의로 유명한‘현대음악의 이해’와‘한국음악의 이해’를 함께 살펴볼까요?

 

 

현대 음악의 이해
글 | 화학생물공학부 2 김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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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학년 때, 일반교양과목만을 듣다가 2학년 1학기가 돼서야 핵심교양 과목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데요. 문학, 철학, 역사, 사회 등의 어렵고 생소한 과목들보다는 보다 흥미로운 예술 쪽 과목을 먼저 듣기로 했고 그렇게 선택한 과목이 바로‘현대음악의 이해’입니다.

 

문학과 예술 분야 핵심교양 중에서도 유명한 강좌인‘현대 음악의 이해’는 약 200명 대상의 대형 강좌이며 수업 중간 중간에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에 일반 강의실이 아닌 음악대학 콘서트홀에서 수업이 진행됩니다. 앞의 2시간은 교수님의 수업이 진행되고 뒤의 1시간은 그날 배운 작곡가의 오페라 한 편씩을 동영상으로 감상합니다. 또한 기말고사 전에 미리 신청하고 수강생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는‘우리들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며, 이 음악회에서는 음악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타 단과대학 학생들이 실력을 뽐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현대 음악’하면 어떠한 음악이 떠오르나요? 저는 첫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들려주셨을 때, 잠시나마 이 강좌를 선택한 것을 후회했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난다면 한번쯤 검색해서 들어보는 걸 추천할게요. 아마 깜짝 놀랄걸요? 이처럼 제가 한 학기동안 들은 현대음악 중에는 굉장히 난해한 음악이 많아요. 이러한 음악들을 처음 들을 땐 거부감이 들고 듣기에도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수업을 듣고 현대 음악이 작곡된 계기를 배우면서 점차 마음을 열고 들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미술에서는 추상화가 등장했고, 프로이트에 의해 심리학이 발전했으며, 현대의학과 현대건축학이 발전하고, 물리학에서는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으로 학문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어요. 바로 이 시기에 음악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데요. 19세기 말부터 작곡되기 시작한‘무조성 음악’, ‘음렬 음악’ 등의 현대 음악은 그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우리가 흔히‘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평가하는 음악은 대부분 조성 음악인데, 이와 반대인 무조성 음악은 조성이 없어서 그 당시 일반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수업에서 보통은 작곡가 별로 음악을 배우게 되는데, 저는 독일적 음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여 민족주의 양식을 고수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뉴욕의 대공황이나 히틀러의 정권 등의 불행한 시대(20세기 초~중반)에서도 작곡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여러 작곡가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작곡가들의 스토리를 듣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나중에 서평을 위해 비슷한 책을 찾아 읽기도 했습니다. 집중감상 시간에 매번 감상하는 오페라도 흥미로운 것이 많았어요. 실제로 오페라를 보러 가본 적은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독자 여러분께 <청바지 입은 오페라>라는 책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시험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나눠지고 청음시험도 포함됩니다. 30개 정도의 하나 당 3분에서 최대 10분까지 긴 곡들을 10초 정도만 들려주고 작곡가와 곡명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충분히 들어보고 시험을 보지 않는다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겠죠? 매달 말에 5장 분량의 서평과 음악회 감상문도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강좌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맨 앞에서 녹음까지 하며 열심히 수업을 들어 저는 A+를 받았습니다!

수업 중에 교수님께서 우리나라의 경우‘경제자본’에 비하여‘문화자본’이 커지지 못한 불균형에 대하여 설명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각자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겹살에 소주를 즐기며 노래방을 가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 또한 클래식을 접해보기 전의 여유시간은 TV나 영화를 보는 데 쓰는 것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스스로 비올라 레슨을 받으러 다니고 좋아하는 곡의 악보를 다운받아서 혼자 연주를 해보는 등, 제 자신만의 문화자본을 쌓기 위해 천천히 노력중입니다. <현대음악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 또한, 빡빡한 전공 수업에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으며 앞으로 쌓일 문화자본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던 과목인 것 같습니다.

 

 

 

한국 음악의 이해

글 | 재료공학부 2 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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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의 이해’(줄여서‘한음이’라고 불러요.)라는 수업은 거의 2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모이는 대형강의입니다. 한국 음악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한국 문화의 미래를 조망하는 능력을 기르고자 개설된 본 강의는, 국악을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하고 기초적인 이론을 전달하는, 한마디로‘쉽고’‘재밌는’강의입니다. 쉬운 강의이니만큼 출석에는 엄격하니까 성실히 참여해야 해요.

수업은 총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이론수업으로 시작되겠죠? 매주 다양한 주제에 관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요. 궁중음악, 가곡, 가사, 종교음악, 민속음악 등 국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게 수업을 진행하세요. 특정한 악기나 음악을 글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직접 보고 들으며 배운다면 더 쉽게 다가오겠죠?

다음으로는 서울대학교 국악과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을 관람하게 됩니다. 그 날 배운 내용을 영상자료에 이어 공연으로까지 접한다면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어요. 이 강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의 노력만큼 공연도 매우 훌륭해 늘 재미있게 관람하고 있어요. 요즘엔 국악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만큼,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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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실습 수업이 진행됩니다. 민요, 단소, 장구 총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한 학기 동안 배우게 되는데, 저는 단소를 배우고 있습니다. 각 수업마다 정해진 강의실에서 진행되는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단소를 배워왔지만 제대로 소리조차 못냈던 제가, 요즘엔 기본적인 선율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답니다. 그리고 출석 이외에 연주 실력 등은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자신이 원하는 국악공연을 골라 4번 이상 관람합니다. 저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햄릿’을 판소리로 재구성한 국악뮤지컬, 장화홍련전을 현대적으로 구성한 스릴러 창극 등을 관람했답니다. 국악에 대해 가졌던 좋지 않은 선입견을 완벽히 떨쳐낼 만큼 정말 흥미롭고 독특한 공연들이었어요. 이 강의가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이러한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겠죠? 이제는 다른 국악뮤지컬도 직접 찾아 관람할 만큼 국악공연들에 흥미를 갖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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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5월 4일에는 대체 수업으로서 1년의 1번 열리는 종묘 대제 행사를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종묘 대제는 1년에 1번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제사를 지내는 제례 행사입니다. 행사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나 과정은 수업시간에 이미 배운 것이었지만, 그 웅장한 현장을 제 눈과 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귀한 경험이었어요.


수업도 어렵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수업이야말로 교양다운 교양이라고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입학 후에 여러 교양 수업을 들으며 이전엔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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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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