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소개 창의 공학 설계

2014.01.03 15:50

lee496 조회 수: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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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항공공학부에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졸업 때까지 절대로 잊지 못할 3대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셋 모두 수업에 관한 것인데, 그 중 첫 번째가 바로‘창의 공학 설계’수업입니다. 나머지 두 개는 기계항공공학부에 들어오신 후에 확인해 보세요. 그럼 도대체 무슨 수업이길래 3대 추억에 들어가냐고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김대환 기계항공공학부 2

개괄
줄여서‘창공’이라고 부르는 이 수업은 1학년 2학기 때 듣는 전공실습 수업입니다. 5명이 한 팀이 되어 한 학기 동안 2가지의 큰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됩니다. 학기의 전반부 동안은 설계의 기초를 배우고, ‘링크(연결막대)’를 여러 개 이용하여 두 개의 움직이는 구조물을 만드는‘링키지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후반부에는 특정한 미션을 수행하는 수동로봇과 자동로봇을 하나씩 설계하고 직접 제작하는‘로봇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학기 전반에 걸쳐 디자인, CAD 설계, 제작, 디버깅에 이르는 제작의 전 과정을 학생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설계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제가 실제로 과제를 수행 했던 것을 토대로 어떻게 팀 프로젝트를 해결해 나갔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Linkage Project
우선, 학기 전반부의‘링키지 프로젝트’는 과학상자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팀별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오로지 링키지 연결만을 이용하여 동작을 창의적, 유기적,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1. 먼저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정합니다.
‘달리기’를 표현해 봅시다.

2. 표현할 동작의 뼈대를 분석해보고 간단히 스케치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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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때 움직이는 부분을 생각합니다. 문제를 간단히 만들기 위해, 다리와 팔의 움직임을 같이 표현하고 그 외의 신체부분의 운동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연필과 종이로 개략적인 스케치를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을 하면서 빠르게 그림을 수정하고 갖가지 메모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3. 다음으로 어떻게 운동을 구현할 지 생각합니다.
구조물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팀 원 전체의 아이디어를 모두 조합해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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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어떻게 하면 다리를 움직일까 생각하다가‘4절 링크’구조를 떠올렸습니다. ABOO’와 같이 사각형의 형태를 링크로 바꾼 것을‘4절 링크’라고 하는데, 4절 링크는 왕복 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그림의 링크 구성을 보면, A점을 O주위로 회전시킨다면, B지점이 상하 운동을 하는 것과 함께 OFB의 각이 바뀌게 됩니다. 이 동작을 달리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 어느 부분에 동력을 전달할 것인가, 다른 부분을 지지하면서 고
정될 부분은 어디인가 등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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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토론 끝에 그림과 같은 전체적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동력 전달 부위는 PA’A 링크가 되고, 링크 전체를 고정할 부분은 C와 그 위 아래의 노란 점들이 됩니다. 이 때 주목할 것은 고정점, 조인트 수, 링크 수를 조절하여‘자유도’를 1로 했다는 것입니다. 자유도는 어떤 구조물이 위치 또는 상태변형 될 수 있는 가짓수를 뜻하는데, 회전, 병진 운동 모두 자유도로 포함됩니다. 동력을 가했을 때 어떨 때는 사람이 앞으로 달리고, 어떨 때는 뒤로 달리면 안되겠죠? 그래서 특정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려면 동력원마다 자유도가 1이 되도록 링크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컴퓨터 프로그램 CAD를 이용해서 구현해 보고, 부품간 간섭(겹침) 등을 확인합니다.

간섭은 움직이는 구조물에서 동작 도중에 부품간 부딪히거나 서로 심한 마찰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 모든 물체는 이상적인 강체가 아니라 약간의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어렵거나 부자연스러워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제작에 앞서 이러한 간섭이 일어나지 않을 지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인 CAD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작업입니다.

6. CAD에서 디자인한 것을 바탕으로 도면을 완성하고, 실제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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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상 디자인과 최대한 가깝게 실제 부품을 제작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제작해보니, 1mm의 길이, 1mm의 두께 차이 때문에 구동이 안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신중에 신중을 가해 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조립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끊임없이 설계를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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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디버깅이라고 하는데, 최종 완성품이 나올 때까지 수십번의 디버깅을 한 후에야 원하는 동작이 제대로 구현되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최종 완성한 작품의 실물 사진입니다. 링키지 프로젝트와 동시에 학기의 전반부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창의공학 설계의 메인 프로젝트인 로봇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사실 링키지 프로젝트는 로봇 프로젝트의 맛보기 단계에 불과했습니다. 

Robot Project
로봇 프로젝트에서는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수동 로봇과 자동 로봇을 제작합니다. 수동 로봇은 계단과 벽 등의 장애물을 건너, 원기둥 모양의 블록을 지정된 상자 안에 옮겨 담아야 합니다. 자동 로봇은 지정된 경로를 선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블록을 담아야 합니다. 로봇 프로젝트는 링키지 프로젝트에 비해 고려할 것이 정말 많기 때문에 학생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럼, 수동 로봇의 경우를 예를 들어 로봇을 제작하기까지 고려해야 할 점들을 살펴봅시다.

1. 로봇 프로젝트에서는 모터, 바퀴, 센서 등의 부품을 추가로 이용해야 합니다. 부품의 이용은 디자인에 따라 달라지므로‘어떻게하면 효과적으로 이용할 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링키지 프로젝트에서 동력원, 곧 자유도가 1개였다면, 로봇 프로젝트에서는 각각의 로봇마다 5개의 동력원을 사용합니다. (수동로봇은 모터3개와 공기 실린더 2개, 자동 로봇은 DC 모터 3개와 서보 모터2개) 어떤 동력을 어디에 쓸지 생각해야 합니다.

2. 벽의 높이, 원기둥과 정육면체 블록의 크기와 무게, 엔진의 회전토크, 경기장 전체의 세부적인 치수(길이정보), 에어 실린더의 압력. 또한 로봇의 전체적 크기와 무게를 제한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3. 링크 구조물을 설계할 때에는 사람의 힘으로 구조물을 작동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부드럽게 움직일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터와 에어 실린더의 힘이 로봇을 움직일 정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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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설계가 복잡할수록 발생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재료를 부품으로 가공 할 때 생기는 위치의 오차(공차)가 그만큼 더 많이 누적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계도에서의 오차의 한계를 1(단위;mm)로 하였는데, 부품 5개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각각 0.4,0.2, 0.3, 0.2 의 위치 오차가 서로 난다고 하면, 총 1.1의 오차가 생기게 되어 최종 조립이 불가합니다. 실제 제작을 모두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빈번하게 생기게 됩니다.

5. 부품의 수가 많고 여러 가지 부분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에는 설계를 조금 변경하더라도 많은 부분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정을 가하기 어려워집니다. 마치 자동차의 경우 일부분을 개조한다면, 전체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보험에 가입 할 수 없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저희 팀은 처음 설계에서 충분한 토의 없이 매우 비현실적인 구조를 택하였고, 결국 두 로봇 모두 각각 두 번씩 모두 해체하고 새로 설계해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수없이 많이 설계를 수정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설계가 완벽할수록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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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처음의 설계이고. 거의 전부를 고친 최종 결과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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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말에 모든 팀들은 제작한 로봇들을 가지고“로보콘”이라는 로봇 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창의공학설계의 최종 평가의 성격도 띄
고 있습니다.) 약 36개의 팀이 참가하며, 매년 특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미션이 제시 됩니다. 대회의 우승팀은 이듬해 여름방학에 우리 학
교와 MIT, 동경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 상 파울로(브라질) 대학 등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디자인대회(International Design
Contest)에 학교의 대표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대학교 4년 동안 대학교의 대표로 국제적인 대회에 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므로 학생들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더 할 게요.
‘창공’이라는 이 전공과목은‘어떤 조건에 맞게 무언가를 설계해서 제작한다’는 점에서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과정을 겪게 하는 과목입니다. 사실 로봇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고등과정의 기초 지식이 필요하고, 가상설계 프로그램(CAD)을 다룰 수 있어야 하므로 사실 1학년이 이론적으로 뛰어난 결과물을 내기에는 많이 어려운 과목입니다. 때문에 우리들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말 그대로‘이렇게 해 보고 안되면 저렇게 해 보자’의 방법으로 과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좌절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1학년 때 이토록 어려운 수업을 가르칠까요? 그것은 아마 기계항공공학을 전공할 공학도로써 앞으로 계속 겪어야 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해석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것만이 연구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남이해보지 않은 것, 확실치 않은 것에도 도전하고 수없이 실패해도 다시할 수 있으며, 실패의 압박을 견디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그리고 짜릿한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 그 과정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이 수업의 진짜 포인트입니다.

저로서는 매우 힘들지만, 지치지 않았던 한 학기의 즐거운 여정이 었습니다.‘ 창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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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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