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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졸업을 이제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는 서울공대 재료공학부 4학년 이기단입니다. 지난 두 호의‘공상’에서는 편집을 주로 맡았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깔깔 웃으며 캠퍼스를 노니는 한가로운(?) 대학생이었는데 이렇게 졸업 소감을 기사로 적고 있으니 내가 정말 졸업을 하는가보다 싶네요. 갓 스무 살이 되어 입학을 한 것이 얼마 전 일만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시간 참 빠르군요. 
생각해보면 대학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땐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던 것 같아요. 우선 고등학교보다압도적으로 커진 대학교 캠퍼스의 넓이에 놀랐고(서울대는 정말이지, 넓어요.),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그‘샤’정문을아침마다통과한다는사실에놀랐어요.‘ 샤’정문을매일들어간다는그놀랍고도신기한 일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귀찮고 피곤한 일로 바뀌긴 했지만 말이죠. 그 전까지는 수업 듣고 자습하고 밥 먹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수다를 즐기는 것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의 거의 전부였는데 대학에서는 그렇지 않았어요. 학교 도서관의 수많은 장서 사이사이를 누비며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고를 수도 있었고, 학생회관 음악 감상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며 나도 모르게 잠에 솔솔 빠져들
수도 있었지요. 때로는 명사들의 초청 강연, 학교 동아리들의 공연이나 전시회와 같은 다양한 문화 행사들도 즐길 수 있었어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색다르고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를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전 4년 동안 학교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어요. 가장먼저 서울공대 학생홍보기자단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잡지하나를 시작하는 데에도 참여를 했고요, 공학캠프를 통해 공대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 후배들을 많이 만나볼 수도 있었지요. 고등학생들에게 공대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내가 하는 일, 내가 갈 길에 대해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도 정리해 볼 수 있었어요. 학교에서 근로 장학생 자리나 실험실 연구 보조 일을 구해 아르바이트를 해 보기도 했어요. 쉽게 만나 뵙기 힘든 서울공대 대선배님들도 근로 장학생일을 하면서 여러 분 만날 수 있었고, 몇 분의 선배님들과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가고 있어요. 아무리 공학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해도 전공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겠지요. 사실 전 재료공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 채로 대학 원서를 썼고 여전히 잘 모르던 상태
에서 진학을 했어요. 잘못했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던 아찔한 선택이었죠. 그렇지만 먼저 학교에 정을 붙이니 함께 공부하는 과 친구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고, 다행히 공부하는 내용들도 저와 잘맞아 전공에 적응을 잘 해 나갈 수 있었어요. 특히 친구들과는 함께 과에서 맡은 일을 한다거나 과제를 같이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많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모든 사람들은 각자 내가배워야 할 점들을 하나씩은 다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대학생활은 사람에 대한 저의 생각과 식견을 넓혀주기도 했어요. 물론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보다 만나게 될 사람이 더 많겠지만요!
전공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볼까 해요. 대학 원서를 쓸 때부터 한참 합격의 기쁨을 누릴 때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대를 선택하다니 대단하다, 힘들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많이 들었어요. 공대 공부가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공대에 대한 통념이기도 하지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그래도 다사람 살 만 하겠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그렇더군요. 대학 입시 공부를 할 때보다 막연한 부담감이나 불안감은 확실히 덜하지만 전공 공부는 앞으로 내가 계속 해야 할 일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고 힘든 점도 있었지요.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나의 모습과 관련이 있는 공부이기에, 그리고내가 선택한 학과의 공부이기에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고등학생 때에는 비록 내가 공부하는 것들이 목전의 대학 입시와는 직결되어 있지만 그 이후의 삶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련이 있을 지를 알지 못해 목표의식을 잃은 적도 종종 있었거든요. 그래서 고등학생이었을 때보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 공부를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공학의 특성도 제게공부하는 재미로 다가왔고요. 4년 전에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전
공을 선택했던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게 잘 맞았던 선택이어서 지금까지 만족하고 있어요. 그 때 잘 알았더라도 아마 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졸업 후 저는 대학원에 진학해 지난 4년간 했던 전공 공부를 더이어가보려고 해요. 지난해 11월에 대학원 진학이 확정되었고 올해 1월 초부터는 같은 학교 같은 학과의 한 연구실에 다니면서 초보 연구자로 생활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가는 곳은 그 전과 마찬가지로 학교이지만 학교 연구실에 내 자리가 생겼고 이제는 내가하고 싶은 공부와 실험을 스스로 찾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느낌이굉장히 많이 다르네요. 연구실 선배들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과 선배들을 처음 만나고 친해지던 대학교 신입생 때로 다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도 조금 들지만요. 지난 4년 동안 즐겁게 학교 생활했던 것을 토대로 대학원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연구 성과도 많이 내고 싶어요. 지금은 제 대학 생활에 대한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세상에 자랑스럽게 내놓을만한 제 연구 성과에 대한 글을 신나게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학교에 계속 남아있기로 결정한 만큼 4년 동안 대학 생활 하면서좋은 일들도 많았지만 아쉬웠던 일들, 미처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일들도 많아요.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에서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좋은 강의를 더 많이 듣지 못하고 졸업하는 점도 아쉽고요. 당장 대학원 생활에 필요한 전공 공부도 덜하고 졸업을 하는 것 같아 후회가 되기도 해요. 앞으로는 여행을 다닐 만큼의 긴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텐데 대학교 방학 기간에 여행을 잘 못 다닌 것도 아쉬워요. 그렇지만 제가 하지 못해 후회하는 일들보다는 앞으로 할 수 있게 될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졸업을 하려고 해요. 대학 생활하는 동안 내가할 수 있는 일들, 해 본 일들이 이미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크고 멋진 일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서울공대에서의 4년은 제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주었고 저를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시켰어요. 앞으로 대학원에서는 또 어떤 사람으로, 어떤 공학인으로 성장하게 될지저 스스로도 많이 궁금하네요. 서울공대를 꿈꾸는 학생 독자 여러분들도 이곳에 진학해 각자 지금 상상하는 만큼 즐기고 경험하고성장하면서 즐거운 대학 생활하게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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