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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한국의 복제기술]1. ‘이유있는’ 세계 최고
우리나라 최초의 복제동물 영롱이.

가을은 복제의 계절이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개를 복제하면서 동물 복제 기술을 세계에 뽐낸 한국 과학자들이 가을을 맞아 손길이 더 바빠졌다. 여름은 동물들이 축 처져있고 발정도 여의치 않아 실험시기로는 적합지 않다. 봄·가을 발정기가 돌아오면 배아복제, 수정란 이식, 출산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다. 한국의 동물 복제 현장을 찾아가 본다.

우리나라 동물 복제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에서 훈련을 받은 ‘토종 박사’들이 연구의 최전선에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황우석·이병천 교수팀뿐 아니라 순천대 공일근 교수, 경상대 김진회 교수, 진주산업대 박희성 교수 등도 모두 국내에서 석사 혹은 박사과정을 마쳤다. 또 서울대팀을 빼놓고는 지방대학의 연구팀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놓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 과학자들이 복제에 강한 이유는 먼저 동물 복제의 노동집약적인 성격을 들 수 있다. 동물 복제는 똑같은 실험을 수백번, 수만번 반복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이번에 서울대팀이 성공한 개 복제 작업에도 1,095개의 난자와 123마리의 대리모가 이용됐다. 이러한 끈기있는 작업에 한국인들이 강하다.

엠젠바이오 박광욱 박사는 “한국 사람들이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접목하려는 욕망이 강하다”며 “스펀지처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이를 자기 것으로 잘 만드는 기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축산·수의학 분야 기술이 1970년대 이후 꾸준히 발전해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80년대부터 우수한 품종의 소를 생산하기 위해 인공수정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자연스럽게 소의 난자를 많이 다뤘고 이러한 기술이 체세포 배아복제와 대리모 임신에 잘 활용된 셈이다. 한국의 젓가락 문화로 대변되는 ‘손기술’도 복제 기술에 유용하게 이용됐다.

경상대 김진회 교수는 “연구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생식세포를 이용한 복제연구가 진행돼 왔다”며 “기술이 축적된 상태에서 체세포 핵이식 기법을 접목하게 되자 성과가 곧바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가 축산분야에서 일본과 밀접한 학문 교류를 해온 탓에 인공수정의 강국이었던 일본의 기술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98년 세계 처음 생쥐를 복제한 하와이대학의 교수도 일본인이다. 98년 일본의 긴키대학 연구팀이 소를 복제할 정도로 일본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황우석·이병천·김진회 교수 등은 모두 박사 혹은 박사후연구원으로 일본에서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체세포 복제기술은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복제양 돌리나 복제개 스너피처럼 복제가 안되는 동물을 처음으로 복제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그렇지만 다른 쪽에서 성공한 뒤에는 얼마나 엉덩이를 붙이고 오래 연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진주산업대 박희성 교수는 해외에서 염소가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2002년부터 복제에 도전한 뒤 3년 만에 성과를 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은 우리도 추월당할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소, 돼지, 개, 고양이, 쥐, 토끼 등 대부분의 동물들이 복제되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동물 복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서울대 이병천 교수는 “이제는 동물 복제도 인간의 질병치료에 도움이 되는 치료용 복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약 개발에 복제를 접목하는 실용화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복제염소 진순이.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jung@kyunghyang.com〉

-99년 복제소 ‘영롱이’…개 ‘스너피’ 세계최초 기록-

1999년 2월 황우석 교수팀이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키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가 복제에 성공한 동물은 소, 돼지, 개, 고양이, 염소 등 5종(種)이다. 전 세계에서 복제에 성공한 동물은 모두 13종. 이중 국내에서 5종이 복제될 만큼 한국의 복제 기술은 가히 세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19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고 우리나라의 최초 복제동물(영롱이)은 1999년에 탄생했다. 이때만 해도 약 3년 정도의 격차가 있었다. 복제된 동물별로 ‘세계 최초’와 ‘국내 최초’를 비교해봐도 2~3년의 차이가 있다. 소의 경우 1998년 미국의 시벨리 박사가 최초로 성공했고 우리나라는 이듬해인 1999년에 가능했다. 돼지는 세계 최초 기록이 2000년이지만 국내에서는 경상대 축산과학부 김진회 교수팀이 2003년에 성공했다.

복제 연구가 진행되면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점점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고양이, 개의 복제 기술은 세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순천대 동물자원학과 공일근 교수팀은 세계에서 2번째로 고양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최초의 복제 고양이는 2002년 텍사스 A&M대학에서 만든 ‘씨씨(Cc)’이다. 진주산업대 동물생명과학과 박희성교수팀은 염소 복제에 도전, 지난 6월 복제 염소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국 2005년 8월 들어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이병천 교수가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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