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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공계 살리기의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오늘의 삼성전자가 있게 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이공계 출신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그가 `이공계 살리기의 최적임자로 꼽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그 스스로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이공계 출신의 핵심인재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그런데 최근 그의 발언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공계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 살리기라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 나아가 관련 산업의 발전 없이 `이공계 살리기만 추구하면 자칫 이벤트성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공계 살리기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무수한 논의가 있어왔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하고,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가 산업 발전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한 관련부처가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중이고, 업체들도 `이공계 인력 대거 채용 방침을 밝히며 정부 정책에 화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量) 중심의 이공계 살리기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고 말한다. 산업 고도화로 인해 제조업 종사자 숫자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이공계 출신 학사와 석사 출신들은 넘쳐나는 반면 핵심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할 박사급 고급 인재는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공계를 살리겠다며 이공계 진출을 독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오히려 사태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사급 이공계 인력은 2010년까지 3만 명 정도가 남고, 석사급 인력도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공급 초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박사급 이상의 고급 이공계 인력은 공학을 포함한 일부 분야에서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공계를 살리겠다고 무조건 이공계 문호를 확장한다면, 의도와 달리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절실한 것은 이공계 출신자들을 수용할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 즉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창업 열기를 다시 고취하는 것이다.

지금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ㆍ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까지만해도 `연구개발(R&D)은 한국에서, 조립ㆍ생산은 외국에서라고 외쳐왔는데, 지금은 연구개발마저 해외에서 해결하는 `현지 중심체제로 완전히 돌아섰다.
글로벌 경영체제를 가동하며 `핵심 인재 스카우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기업들은 해외 핵심인재들이 한국에 오려고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연구소가 나갈 수밖에 없다 고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이공계 출신자들이 연구소를 따라 해외로 옮기는 일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이공계 살리기는 이같은 상황까지도 감안, 정교하게 추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의도는 순수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는 얘기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이공계 살리기에서 확인한다면 너무 슬프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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