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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90년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여행객’, ‘다이아몬드의 크기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는 가격.’

이런 저런 기사를 읽다가 가끔씩 접하게 되는 것이 급속도로 증가한다는 뜻의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인구 억제 캠페인에 자주 등장했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식량은 산술급수적(1, 2, 3, 4, 5, …)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인구는 기하급수적 (1, 2, 4, 8, 16, 32, …)으로 증가한다’는 문장을 기억할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맬더스의 이 주장은 당시 산아제한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어 식량 부족보다는 저출산이 문제되고 있다.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 우려는 ‘그때 그 이야기’일 뿐이다.

기하급수적 증가가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 중의 하나. 옛날 인도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워낙 전쟁을 좋아해 백성들이 늘 불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타라는 승려는 왕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전쟁과 비슷한 규칙을 가진 체스(서양장기)를 만들었다. 병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 전략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변화무쌍한 게임 체스에 재미를 붙이게 된 왕은 진짜 전쟁을 그만두고 체스를 통한 축소판 간접 전쟁을 즐겼다고 한다.

왕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 세타에게 답례하기 위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세타는 체스판의 첫 칸에 밀 1알, 둘째 칸에 2알, 셋째 칸에 4알과 같이 두 배씩 밀알을 늘려 체스판의 64칸을 채워달라고 요구했다. 왕은 소박한 제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세타의 책략에 넘어간 것이다. 체스판을 이 방식으로 채운다면 1+22+23+24+25+…263 톨이므로 계산하면 18,446,744,073,709,551,615 톨이나 된다.

신문지 접기 실험을 해보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두께가 0.2㎜인 신문지를 반으로 접는 과정을 반복해 보자. 한 번 접으면 0.4㎜, 두 번 접으면, 0.8㎜, 세 번 접으면 1.6㎜, 이런 식으로 50번 접으면 신문지의 두께는 얼마가 될까. 실제로 50번을 접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두께는 0.2×250=225,179,981,368,524(㎜)가 된다. 환산하면 약 225,180,000㎞로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49,598,100㎞ 보다도 커진다.

이쯤 되면 아인슈타인이 2배씩 늘어나는 복식 증가를 ‘세상의 8번째 불가사의’라고 한 이유를 알 듯 하다. 이처럼 우리의 예상을 무색하게 하는 예들을 보면 인간의 직관이라는 것은 불완전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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