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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우수인재들에 장학금 확 몰아주자

2004.07.28 01:37

lee496 조회 수:2648

 

  우수인재들에 장학금 확 몰아주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이공계 우수 신입생에게 4년간 장학금 지급이 그중 하나다. 학비 걱정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수한 학생들을 이공계로 끌어 오자는 것이다. 장학생으로 뽑히면 등록금(연평균 557만7000원)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


하지만 교육부 예산이 남았다. 장학금을 신청한 이공계 우수 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이공계 신입생 5300명에게 총 26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학입시가 끝난 뒤 1차로 장학금 신청을 받은 결과 3875명(216억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서둘러 추가 신청을 받았지만 총 4704명에 그쳤다. 당초 목표치에 600명 가까이 미달됐다. 장학금 신청 자격은 ▶수학과 과학 성적이 각각 상위 20% 이내▶수능의 수리 및 과학탐구 영역 1등급(지방대는 2등급)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이공계 신입생이 적었던 것이다. 상당수 우수학생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약학 계열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장학금 배분에 지역 간 균형 원칙을 적용해 수도권과 지방으로 반반씩 나눴다.


이렇다 보니 지방 쪽 예산이 더 많이 남았다. 지난해의 경우 지방대에 97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신청자 부족으로 71억7200만원만 지급됐다. 25억7200만원이나 남은 셈이다.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의 한 교수는 우수 인재들이 등록금 혜택을 준다고 이공계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며 10명에게 500만원씩 골고루 나눠주기보다 핵심 인재 5명에게 1000만원씩 주는 방식을 써야 유인책이 된다 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이공계 육성책에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도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한 단면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공계 우수 학생에게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서비.기숙사비 등도 지원해 주려면 장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 며 향후 장학생 만족도를 조사해 필요하면 지급 방식을 바꿀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연구원 많아=지난달 25일 정부과천청사 제2브리핑실. 한국 등 5개국의 공동 연구 끝에 침팬지 22번 염색체를 세계 최초로 해독한 내용이 발표됐다.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내용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43)박사는 우리 팀 연구원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비정규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밤을 새워 가며 고생한 16명의 연구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는 말로 발표를 끝냈다. 순간 주위는 숙연해졌다. 16명의 연구원 가운데 박사급은 3명, 석사급이 5명이다.


그런데 1년씩 재계약하는 박사급 연구원의 경우에도 급여는 각종 세금을 제하고 월 17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박 박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13억원의 연구비가 확보돼 당분간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지만 2006년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며 한숨을 쉬었다.


새로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하면 16명이 언제 뿔뿔이 흩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정책실 한재각 정책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연구소 인력이 많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월 100만원 이하의 보수에 보험도 안 되는 비정규직.계약직 형태로 취직했다 고 말했다.


◇지방문제도 함께 풀어야=대전에 있는 KAIST는 최근 서울에 있는 고등과학원에서 모 교수 영입을 추진했다. 그런데 협상 걸림돌은 다름 아닌 지방이라는 문제였다. 교수 개인으로는 KAIST에 가고 싶지만 부인과 아이들 교육문제를 고려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KAIST는 이 교수의 영입을 포기해야 했다.


KAIST의 한 관계자는 이공계 인재의 산실로 손꼽히는 포항공대(울산)와 KAIST(대전), 서울대 공대(서울) 간에는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있다 며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포항공대→KAIST→서울대 형태의 교수 이동은 종종 있지만, 반대로 서울 쪽에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이동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 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지방문제와도 어느 정도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식도 바뀌어야=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CEO와 임원 현황을 보면 이공계 출신이 가장 많다. CEO는 44.0%가, 임원급은 51.0%가 이공계 출신이었다.

 


전경련 이병욱 산업조사실장은 이와 관련, 주요 기업에서 이공계 출신이 과거보다 승진이 잘되고 있다 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은 홍보가 잘못된 데도 원인이 있다 고 지적했다.


이공계 출신들은 의사만을 기준으로 해 물리적 홀대를, 국회의원이나 장관을 기준으로 해 사회적 홀대를 얘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중앙일보 특별취재팀=김시래(팀장), 염태정.심재우.강병철(산업부), 김남중.강홍준.하현옥(정책기획부), 김방현(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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