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점 분석(1)

2004.07.19 11:57

lee496 조회 수:3065

 

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점 분석

1. 서론


1.1. 지속적인 발전의 어려움

 과거 오랜 식민 지배를 통하여 자주적인 근대화를 이룰 수 없었던 한국은 한국전을 거치면서 그나마 소규모 존재하였던 산업시설마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와 같이 경제적 기반이 거의 전무하였던 시기에 한국은 우방국의 원조를 통하여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후 7,80년대를 거치면서 급격한 산업화를 통하여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내었으나, 그 이면에는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노동투입 증가에 의존한 성장으로서 개발도상국의 위치 이상의 발전에는 한계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80년대 중반이후 사회의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쟁의와 높아진 인건비로 인하여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의 확보가 어려워지게 되었으며 90년대에는 이것을 자본투입 확대를 통하여 극복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올 수 있었다. 국가인력 수급 중장기 계획 정책연구[1]에 의하면 1990년대에 달성한 연평균 5.9%의 경제성장 중에서 79.8%가 자본투입에 의한 것으로서 생산성 향상에 의한 성장분의 비중은 불과 9.6%에 지나지 않았다. 이상과 같이 대한민국은 자본투입에 의한 양적성장을 통하여 생산 공정에 있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으나 기존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2000년 이후의 환경에서는 이전과 같은 투입의존형 성장모델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우선 2001~2010년 동안의 노동투입증가율은 1.0%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며, 자본투입 역시 5.4%로 90년대의 9.0%의 연평균 증가세에 비하여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 따라서 투입의존형 성장모델에 의한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우리나라로서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하여 고 생산성 경제체제로 변화를 일구어 내는 것이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그 전제조건으로서 우수한 인력자원을 이용한 지식․기술 개발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의 실현을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하여 경제의 고효율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산업의 발굴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IT, BT, NT 등 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종 기술 간의 융합․복합화 등을 통하여 신기술을 전통 제조 산업에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가 혁신을 주도하여 더욱 앞서 나갈 수 있다면 선진 대한민국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와 같은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현재의 위치 고수에만 급급하게 될 경우 대한민국은 지식․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어 21세기에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결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여전히 세계의 수위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사이에서 경제적 신민지가 되어 버릴 것이다.

 실제로도 1990년대부터 국내의 많은 전통적인 제조업들은 더욱 싼 임금과 낮은 비용을 위해서 동남아시아나 중국등지로 그 생산시설을 이전하여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 잔류한 생산업체의 경우에도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을 통하여 가격경쟁력의 확보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넘는 현재까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경쟁상대로하여 가격경쟁력만을 고집하고 있을 수는 없는 현실이며, 더군다나 중국의 경우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화교자본과 국외 중국인 연구 인력의 귀국을 통하여 첨단과학영역으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어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욱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이상과 같이 21세기에 우리나라가 발전을 위해서는 지식․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의 선진화, 고부가가치화임은 자명하며,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능한 연구인력과 기술인력의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와는 반대로 청소년들의 이공계기피 및 기존 연구원들의 이공계 이탈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미래의 유능한 과학기술인력의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현상의 개선을 위한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공계 기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자연계 수능 지원 인원이 96년 35만명에서 2002년 20만명 이하로 급격하게 감소하였다.[2] 그 결과 이공계 대학 경쟁률이 95년 1.4대 1에서 2001년 0.7대 1로 낮아지게 되었고 과거 많은 수험생들의 선망을 받아오던 국내 유수의 공대에서 마저도 등록 미달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고급 연구 인력을 배출하여야 하는 대학원의 경우는 진학 희망자의 감소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근래에 들어 박사과정의 경우 서울대학교에서 조차 일부 이공계 전공에서는 경쟁률이 1대1이 되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교육까지의 과정을 사실상 표준교육과정으로 간주하고 있는 국내의 현실에서 대학원 교육은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추가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공계 대학원의 미달사태는 공과대학의 경쟁률하락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즉, 사회에서의 필요와는 달리 개인의 입장에서는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다른 진로에 비하여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이공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 조차도 다른 방향으로의 삶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뒷받침 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현직 이공계 연구원과 대학원생의 56%가 비 이공계로의 전환을 고려한 적이 있으며 14%는 실제로 비 이공계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1) 또한 서울대, 연대, 고대의 이공계 학생 중 36%가 각종 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38%의 학생들은 이공계 학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2)

 이상과 같이 우리는 사회에서의 수요와 개인으로서의 공급에 있어서 괴리가 발생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상장동력의 소진으로 인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현실에서 유능한 이공계 연구 개발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개인의 입장에서 이공계 고급인력으로서의 삶이 다른 선택 가능한 대안들과 비교하였을 때 열위에 위치하여 이공계 고급인력으로서의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감소하고 있으며, 기존의 인력들마저도 다른 분야나,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는 사례가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이러한 사회기조를 바꾸어야 하며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이공계 인력양성의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현재의 이공계 기피와 이탈 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조사한 다음 현재 정부에서 내놓은 해결책을 포함한 사회각층에서 제시한 해결책에 대해 정리, 비판을 통하여 적절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1.2. 이공계 기피현상


1.2.1. 청소년의 이공계기피

 자연계 수능시험지원 인원은 96년 35만명에서 2002년 20만명 이하로 급감하였는데 이러한 자연계 지원자의 급격한 감소추세는 연도별 계열별 응시자 추이와 비율을 보여주는 표 1과 그림 1을 통해서 더욱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3] 그리고 자연계 지원인원이 줄어든 것 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상위 성적의 지원자 일수록 일반적인 이공계 학과가 아닌 의약계열로의 진학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1990년대 중반이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IMF를 겪으면서 확연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 일례로 이공계 과학자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과학고에서조차 2002년 수시모집 합격자 중 의대진학자가 14.2%에 달했으며 16개 과학고 중 12개 교에서는 수시모집에 이공계 합격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2001년 입시에서 과학고 전체의 의대진학자 비율이 13.8%였으며 특히 상위 10%의 경우 33.7%가 의대에 진학한 결과를 나타내었다.3)

 그리고, 2002년 국가기술자문회의에서 청소년 장래의 희망 직업을 조사한 결과 전문직 39.6%, 연예인 24.5%, 컴퓨터 게이머 15.9%인 반면 교수와 연구직은 2.2%, 과학기술인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인이나 연구직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03년 대학입시 관련 업체인 ‘이투스’가 전국 고교생 3244명을 상대로 희망 학과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사범대, 의대, 치대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자연계 고교생(1054명)의 경우 의예과나 치의예과를 가고 싶다는 응답자가 43%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한의예과도 22%로 이들만 합하면 65%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4)

 따라서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가 자연계 전체의 지원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가 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자연계 전공을 지원하는 학생 중에서 이공계 연구개발 인력이 되기 위한 길이 아니라, 의사나 한의사, 약사 등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특히 후자의 경우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 과학 고등학교와 같은 집단에서 조차 의약계열로의 지원이 과거에 비하여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것으로부터 의약계열을 제외한 자연계의 경우 그 양적인 하락뿐만 아니라 질적 하락도 같이 수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 대학 수학능력시험 계열별 응시자 수 추이

표 1) 대학 수학능력시험 계열별 응시자 수 추이

(명, %)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인문사회계

378,374

(47.6)

411,753

(48.2)

428,064

(48.3)

426,423

(49.1)

466,423

(52.1)

481,027

(55.2)

416,700

(56.4)

자연계

344,780

(43.4)

362,849

(42.5)

375,023

(42.4)

346.736

(39.9)

310,105

(34.6)

256,608

(29.4)

196,963

(26.9)

예․체능계

72,184

(9.1)

79,670

(9.3)

82,234

(9.3)

95,484

(11.0)

119,366

(13.3)

134,662

(15.4)

123,466

(16.7)

자료 : 교육인적자원부, 교육통계연보, 각년호

1.2.2. 이공계 엑소더스

 앞서 서술한 청소년의 이공계 선호도 저하의 현상의 연장선상에는 기존의 연구 개발 인력들의 이공계 이탈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선호는 바로 현재의 사회적 직업 선호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데 청소년들에 대한 이공계 연구직의 대한 직업으로서의 매력이 감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직업으로 종사하고 있는 이들 역시 직업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가능한 여타 대안 직업으로의 진로를 변경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IMF사태 이후에 뚜렷한 기조를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사회 전체의 R&D투자 감소와 구조 조정압력에 따른 연구직의 안정성 감소와 여타 전문직종에 대한 상대적 빈곤감에 기인한 것이다. 한때 벤처 붐이 일면서 이공계 출신 벤처 기업인이 사회적으로 각광을 받은 적도 있었으나 벤처 열기가 가라앉은 지금은 오히려 이전보다 그 선호도가 더 낮아지게 되었다. 결국 이공계 학생들의 위기의식은 날로 심각해져서 기존의 이공계 전공 대학생마저도 의대 편입시험을 준비하거나 각종 국가고시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그 결과 서울 강남의 의․약대 편입 입시전문학원의 경우 약 60%가 이공계 생이 차지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신입생을 뽑는 의학전문대학원을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림동 고시학원의 경우 약 20%가 이공계 생이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로는 근래의 낮아진 이공계 대학생 취업률과 직장에서의 불안한 미래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5)

 그리고 이공계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떠나는 이공계 연구인력 또한 증가추세에 있는데 그 일례로 대덕단지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외국으로 나간 인력이 1997년 3명, 1998년, 1999년에 각 6명, 2000년에는 19명에 달하는 등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적지 않은 인력이 진출하였었다. 그리고 그들의 상당수는 국내로 다시 복귀하여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을 국내 산업과 학문의 발전을 위해 다시 풀어 놓았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두뇌순환(brain circulation)이라 칭하여 국내의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두뇌유출(brain drain)과는 구분하여 불렀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이전과는 달리 외국으로 인재가 유촐되는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해외유학 후 현지에 정착하겠다는 비율이 31%, 국내에 적합한 직장이 있을 경우 귀국하겠다는 비율이 62%로서6) 이것은 아직까지는 타 국가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이들이 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학생의 경우가 아니라 현재 대덕단지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같이 국내에서 일을 하다가 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아간 이들의 경우는 국내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 가정을 전재로 하고 외국으로 진출한 것이기에 가까운 미래에 다시 국내로 복귀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즉 이와 같은 현상은 두뇌순환이 아닌 두뇌유출(brain drain)의 경우로 해석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연구역량이 약화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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