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점 분석(5)

2004.07.19 12:11

lee496 조회 수:2735

 1.1. 시장 외적인 요소


 앞서 3.1에서는 인력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인력의 공급과 소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 원활한 공급과 소비가 이루어 질 수 있게 하기위한 개선점들을 살펴보았다. 간단한 시장모형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의사소통은 시장가격의 형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실에서 개개인 스스로가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시장가격에 의한 임금 수준이외의 것도 고려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취향, 양심 등과 직업의 사회적 지위, 근무여건 등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결정은 사회의 고정관념이나 상식, 사회 구조 등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즉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영향력이 큰 시장외적인 요소를 꼽아 보라면 각각의 직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지위를 들 수 있다. 단지 직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보수, 근무환경 등의 정보 뿐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사회적 위치, 조직체 내에서의 입지 등 생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보까지 모두 고려하여 직업과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물론 인력의 육성과 활용에 관련하여 이들의 수급에 따라 사회적인 지위와 사회 구조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방향성을 고려하였을 때, 진로의 선택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요건들에 의해 종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더욱 강하다. 따라서 이공계 연구직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이들의 진로선택과 관련하여 시장 외적인 요소, 특히 사회 환경적인 요소에 대해서 개선점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논점이 인력양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채용이라는 두 부분에 있어서 사회에서의 각 직종에 대한 평가와 영향력 그리고 중요도 등에 대한 정보가 개인에게 올바르게 전달되어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와 같은 정보의 형성에 대해서 논하려 한다.

 특정 직업에 대한 인식은 오랜 사회생활의 결과 형성되는 것으로서 사회제도, 객관적 정보, 경험 등이 혼합되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라도 정립하게 되면, 다른 부분도 영향을 받아 변화할 것이라 볼 수 있지만, 어느 한 가지를 바꾸려 해도 다른 요인들 때문에 변화가 힘들다고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사회제도, 인식 등을 논하기 위해서는 서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같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을 사회 구조, 보상체계, 사회 인식으로 나누어 보면, 사회 구조는 보상체계를 결정할 수 있으며, 사회 인식은 이와 같은 구조와 체계 하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사회 구조에 대해서 논하여 보기로 한다.

1.1.1. 사회 구조의 개선

 현재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들이 스스로의 기여도에 비해 낮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것은 상대적으로 고급인력이 타 분야로 집중되는 것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공계 연구직의 처우가 열악해 진 것은 단지 인력수급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에게 중요도에 걸맞는 권력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중요도와 처우, 그리고 권력의 부정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이공계에 대한 기피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들에게 자신들의 중요성에 적합한 권력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특정 집단이 사회적으로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스스로가 권력층에 진입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자신들이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스스로 권력층에 진입하는 경우는 사회적으로 가장 무난한 방법이나 기득권의 견제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하며, 두 번째의 경우는 타 집단의 권력을 빼앗아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사회적인 마찰을 가져온다. 첫 번째의 방안이 공직진출과 같은 것이라면, 두 번째의 방법은 파업이나 혁명 등이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이공계 연구직이 행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면 위의 두 가지 모두가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우선 요구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두 번째의 방법 즉, 파업과 같은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자.

 파업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데 중요한 요인을 생각해 본다면, 파업을 통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피해와 협상 상대방이 그러한 피해를 회피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존재여부를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들이 파업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기업, 사회에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어떠한 피해를 강요할 수 있는가?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소수자로 남아 있는 그들이 대규모로 조직하여 파업을 행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와 같은 영향은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간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일회성 행사로 단지 그러한 행위를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 실질적으로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더군다나 현재의 이공계 연구직을 대표하여 이들의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단체 역시 존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파업이 장기적으로 이루어 져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라 하여도, 외부에서 기술을 도입하는등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이와 같은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한 반면교사로서 의료대란 때의 경험을 되새겨 보면, 의사집단은 그들의 강력한 경제력으로 파업에 의한 경제적 압박을 장기간에 걸쳐 견뎌낼 수 있었으며, 의료서비스는 반복사용이 불가능하기에 서비스 중단에 의한 피해가 단기간에 바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서 그들 집단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요구가 쉽게 관철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를 직접적인 행위를 통해 쟁취한다는 것은 업종의 특성상, 사회구조상 불가능한 것이므로 첫 번째 방법과 같이 스스로가 의사결정을 행할 수 있는 집단에 편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가 조직체의 상층부로 편입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며, 대부분의 국책연구소나 기업연구소 등지에서 이공계 연구자로서 올라갈 수 있는 위치는 분명 한계가 있다. 조직에서 서열관계를 따져보면 연구자의 위치는 언제나 관리자의 아래에 속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는 수직적 관리체계에 따라 직급의 고하와 대우가 결정되고 있으므로 연구직에 종사한 이들이 높은 지위나 좋은 대우를 얻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그나마 연구소의 경우 이러한 관리자들이 연구직에 있다가 관리자로 전직한 경우가 많지만, 문제는 전체 사회 혹은 기업의 조직에서 보았을 때의 연구원 혹은 연구원 출신 관리자의 위치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경우 연구원 출신의 관리자들은 실질적으로 연구소장을 승진의 한계로 보고 있는데, 연구소장이라는 지위가 국내에서는 그리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직에 종사하는 것으로는 사회적으로 더욱 높은 지위를 획득하기 어려우며, 관리직으로 전직을 하는 경우에도 상층부에 진입하기는 지난하다.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도 이공계 출신 임직원이 늘어간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서 이공계 출신의 입장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좀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들은 경영자의 자격으로서 높은 위치를 점한 것이며, 연구자의 자격으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구직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지위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조직체계를 개선하여 비록 관리를 받고 있는 의사전달과정에서는 하부에 존재하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더욱 높은 직급이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연구직이 단지 조직체 내에서 시키면 일을 하는 부속으로 취급되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국가 전체 차원에서 돌아볼 경우, 이공계 직종 그 자체로 힘을 갖지 못하기에 사회 상층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입법, 사법, 행정의 세 가지 권력기관 중 한 곳에 진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기관 중에서 입법기관의 경우 선거를 통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금전과 인맥이 요구되고 있으며, 사법기관의 경우 국가고시를 통하여 선발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정부문의 경우도 국가고시를 통하여 주로 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어느 분야든지 간에 이공계 출신의 진입에 불이익을 주거나 배제하는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와 같은 영역에서 이공계 출신인사의 비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특정 분야에 한하여서는 이와 같은 현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비효율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가의 R&D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영역의 경우 해당 실무자들 중 상당수가 비 이공계 출신으로 이루어져 왔었기에 발생하는 비효율이 상당하였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국가에서도 공무원에 한하여 이공계 출신인사의 임용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조만간 법제화 할 예정으로 되어있다. 이와 같은 방안은 연구 경험이 있는 이들이 실무행정을 맡음으로써 정부와 사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연구직 종사자에게 새로운 이직의 기회를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이공계 전공자가 실제 행정부 내에 대거 진출함에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던 이공계의 권익에 대한 배려가 쉬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은 되고 있는데,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공무원 조직내부에서의 화합문제와 어떤 이들을 임용할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이공계로의 지원이 행정 관료가 되기 위한 경유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1.1.2. 병역문제의 개선

 병역문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포함하여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영향이나 중요성에 있어서 이공계 연구직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아주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따로 언급하기로 하였다.

 앞서 논의하였던 내용 중에서 인력의 양성부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크게 교육내용의 유연성과 교육기간의 단축을 들 수가 있다. 그런데 현재 병역은 이 두 가지 요건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을 진학하기 전이나 전공과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이전인 학부 1, 2학년 시기에 병역을 마칠 수 있다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학업의 연속성을 위해서 입영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 시기까지 군 복무를 마치지 못한 이들은 대체 복무를 생각하게 된다. 대체복무제는 남아도는 인적 자원 중에서 이공계 인력을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인력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현실이 상당히 왜곡되어 이용되고 있다. 대체 복무제도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전문 연구요원은 석사급 이상의 인력이 해당하는 것으로서 자신이 자신의 TO를 가지고 취직할 수 있었으며, 산업 기능요원의 경우는 대학 졸업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기업에서 인력을 배당받아서 그만큼을 고용하였었다. 이 중에서 산업기능요원에 대해서 특히 문제점이 많이 발견되었다.

 IMF이후 벤처 붐이 일면서 정부에서는 지나치게 벤처기업 위주로 인력이 분배하였고, 기업의 분포 상 IT관련 업종으로 인력이 많이 배분되었었다. 그로 인하여, 대체 복무를 희망하는 이들은 전공을 불문하고 정보처리 기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매달렸으며 전공과 관련하여 업무를 행한 이들은 상당히 소수에 속하였다. 결과적으로 인력양성의 연장선상에 존재해야 할 대체 복무 제도가 오히려 인력의 낭비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산업기능요원 자격에 대한 권리가 군 복무자가 아닌 기업체에 존재하였기에 복무환경이 열악한 경우에도 복무기간을 체우기 위하여 별다른 요구 없이 복무를 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일부 악덕기업의 경우는 산업기능요원 자격을 미끼로 싼 임금에 인력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일들로 인하여 이공계 종사자들의 처우가 더욱 열악해 지기도 하였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제도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산업기능요원의 자격을 개인에게 부여하여 악덕 기업주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였으나, 이직을 위해 미취업상태가 된 경우 복무기간으로 산정되지 않는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것은 인력양성의 기간을 길게 하여 인력양성과정에서의 효율성을 저감시키는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병역제도를 정부에서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안에서 젊은이들을 유인하는 방안 중의 한가지로서 병역혜택을 이용하였으며, 이와 같은 행위는 남녀의 차별과 같은 기본적인 것을 떠나서 인력수급계획과 인력 시장에 있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에 이슈화된 이공계 기피사태의 경우에도 즉각적으로 언급된 대책중의 한 가지가 병역특례 제도의 확대였으며, 이것은 지금까지 명역특례 인원을 줄이겠다는 국방부의 방침과 상반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병역제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더욱 신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행의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자신의 복무 회사를 직접 구하도록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혈연, 학연 등과 같은 인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부에서 관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우선적으로 자격을 갖춘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을 선발하여 국방부 혹은 병무청이 인력파견회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각 전공별로 실지 지원자 현황에 맞게 편성할 수 있으며, 복무처 탐색에 드는 노력과 기간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1.1.3. 왜곡된 보상체계의 회복

 현실에서 직업을 선택할 때 누구나 덜 힘들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려 한다. 이공계 연구직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도 타 전문직종과 비교하였을 때 일이 어려운 것에 비하여 더 못한 보상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공계에 대한 기피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상체계를 적절하게 개선하여 힘든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공계 연구직에 대한 보상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타 직종에서 과대한 보상을 받는 것을 축소시키는 것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같은 의사라 하여도 흉부외과 전문의와 비교하였을 때 피부과 전문의과 같은 경우는 더 작은 위험으로 더 많은 수입을 획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이 과중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부분의 직종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첫째가 스스로의 진입장벽을 갖추고 있어, 일단 자격을 획득한 이후엔 경쟁이 매우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전문직들이 이에 속할 수 있는데, 국가고시를 통하여 자격을 획득하는 경우 정원을 결정하는데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사법고시나 공인회계사등과 같은 경우 현재 지속적으로 합격 정원을 늘려 국가고시를 통과하였다 하더라도 이후 다시 경쟁을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두 번째 것은 무자료 거래가 많다는 것이다. 법률회사 혹은 회계법인 등에 속하여 활동을 하는 경우엔 그 수입이 모두 명확하게 들어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어느 정도의 경험을 쌓은 이후엔 독립하여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는데 이때, 거래의 상당부분이 무자료 거래로 이루어진다.

 즉 현금으로 거래를 하고 세금을 축소 신고하는 등 실제 수입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특히 약사와 개업의 같은 경우가 심한데, 개업의의 경우 많은 비보험 진료에 대해서는 정확한 집계가 어려우며, 병원은 신용카드 단말기의 보급률이 가장 높은 곳들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용비율은 아주 낮은 곳에 속한다.

 따라서 이공계 연구직에 대한 선호를 높이기 위해서 이들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나 반대로 여러 대안 직종이 과대하게 얻고 있는 보상을 감소시키는 것도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까지 필요 이하의 인력을 양성하여 자격취득 이후의 경쟁을 저해해 왔던 것을 개선하여 더욱 많은 이들을 선발하여, 서로간의 활발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개선을 하여야 하며,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그들의 수입에 대하여 적절한 과세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의료계의 경우 실질소득을 파악하여 보험수가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의료보험제도 등의 개선을 통하여 의료계 내에서도 존재하는 흉부외과에 대한 기피,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에 대한 선호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선활동들을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이전에 국민적인 합의와 충분한 대의명분을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1.1.4. 사회 인식의 개선

 사회 인식 혹은 고정관념은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 형성에 있어서 오랜 기간과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형성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험들은 간접경험으로 이루어지며 이것은 결국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보에 의해 획득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에 전달되는 정보를 조정하여 사회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과거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국가의 여론을 조정하고 통제해 왔던 시기가 있었다. 정보의 조작과 통제를 통하여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종의 범죄와 같다고 할 것이나,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정보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로 알리고, 정부의 의지를 선전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첫 번째, 현실을 바로 알리는 것은 국민들이 이공계 연구직에 대해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여 이들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활동을 행하여야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예를 들자면, 1990년대 초반에 주인공이 조직폭력배로 나오는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에 조직폭력배가 선정되는 경우도 존재하였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예가 아니라, 이공계 연구직 종사자들의 삶을 대중에 좀 더 노출시킴으로써 이공계 연구직이라는 진로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긍정적인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이공계 연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최근의 보도내용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이공계의 위기’, ‘열악한 환경과 인력의 이탈’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으로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오히려 확대 재생산 하는 듯 하다. 이러한 것들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초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데 필요한 것이나, 지금의 상황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방안 혹은 해결 노력을 널리 알려야 할 때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들을 널리 알려 희망을 전파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 추진되고 있은 각종 포상제도와 명예직 추서 등과 같은 활동을 홍보하여 사회적으로 이공계 인력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에서 명심할 것은 사회인식의 개선은 단지 정보의 배포와 제공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적인 활동이 뒷받침 되었을 때 이러한 노력들은 효과를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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