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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공대생 개그

2004.12.02 06:20

lee496 조회 수:5626

 

공대생 개그


요즘 공대 학생들의 사고 양식을 희화한 공대생 개그가 유행이다. 그 중 압권은 초코파이의 초코 함유 비율을 구하는 다음 식이다.


 


이 식은 모든 것을 수식화하는 공대생의 사고 경향을 잘 보여준다. 계산 과정에서 분모와 분자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초코’를 약분하고, 초코파이의 ‘파이(pie)’를 발음이 같은 원주율 ‘파이(pi)’로 바꾸는 넌센스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원주율 π는 원의 지름과 둘레의 비를 말한다. 보통 π의 근사값으로 3.14를 이용하지만, 실제로 π는 소수점 아래로 수가 무한히 계속되는 무리수이다. 그렇다 보니 π값을 외우는 기발한 비법이 생겨나기도 했다.


다음 문장에서 각 단어를 이루고 있는 알파벳의 개수를 적으면 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로 소수점 아래 31자리까지의 π값이 된다. 소수 32번째 자리에는 0이 오기 때문에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우므로, 소수 31자리까지를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 문장을 외우느니 차라리 π값을 그대로 암기하는 것이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다각도로 연구되어 왔다. π에 대한 탐구의 과정을 중심으로 수학의 역사를 기술할 수 있을 정도이다. 기원전 17세기경에 저술된 이집트의 <린드 파피루스>에는 ‘원의 넓이는 원의 지름의 1/9을 잘라낸 나머지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에 기초하여 π값을 구해보면 3.16049…가 되는데, 실제 π값과의 오차는 1% 미만이다. 인류는 꽤 오래 전부터 π값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었던 셈이다.


역사상 π값을 구하려는 여러 시도 중 유명한 것으로, 원에 내접하는 다각형과 외접하는 다각형을 그리고 원주(2×π×반지름)는 내접하는 다각형의 둘레(파란색)보다 길고 외접하는 다각형의 둘레(초록색)보다 짧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 그림에서는 정6각형을 이용했지만, 기원전 3세기의 아르키메데스는 정96각형을 이용하여 상당한 정확하게 π값을 계산했다.

 


예전에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에 관한 유머가 유행했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으로 ‘코끼리를 중앙에 놓고 냉장고를 만든다’,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 우리에 냉장고라고 써붙인다’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그 중 수학자의 해법은 ‘코끼리를 미분한 후 냉장고에 넣고 그 안에서 적분한다’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어려운 수학의 대명사가 된 미적분을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상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미분(微分)은 잘게 나누어 가는 분해의 과정이고, 적분(積分)은 분해된 것을 쌓아가는 조합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분과 적분의 특성에 빗대어 요즘 우리 사회에는 서로 편을 가르는 미분만 있고 이를 통합하는 적분이 없다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미분을 포함하는 미분방정식은 환율, 금리, 주가와 같은 금융시장의 변동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활용되며, 전기회로나 유체역학 등 공학 분야에서도 빈번하게 이용된다.


뿐만 아니라 미분방정식은 일기 예측에도 활용된다.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풍속과 풍향, 기압과 강수량 등의 요소를 초기값으로 하고 시간에 대한 미분방정식을 세워 풀어야 한다. 물론 일기 예측과 관련된 미분방정식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로 해결하기 어렵고, 그래서 대부분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푼다.


미적분학이 정립된 것은 17세기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서이다. 두 사람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미적분학의 기본 아이디어를 생각했는데, 당시 누가 누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느냐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미적분학의 아이디어를 둘러싼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우선권 갈등은 영국과 유럽 대륙의 싸움으로 번졌고, 영국 왕립학회가 정식으로 라이프니츠의 표절설을 지지하면서 사태는 악화되었다.


이 논쟁으로 인해 영국과 유럽 대륙 사이에는 수학 교류가 끊기게 되고, 그 결과 영국의 수학 발전이 거의 100년이나 늦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후대의 역사가들은 두 사람이 독립적으로 미적분학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으며, 미적분학의 발견은 뉴턴이 앞섰지만 발표는 라이프니츠가 먼저라고 보고 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이라는 동일한 산에 오르기는 했지만, 두 사람이 택한 등산로는 달랐다. 물리학자 뉴턴에게 있어 수학은 물리학을 위한 연구 도구였고, 철학자 라이프니츠에게 있어 수학은 인간의 사유를 합리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였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미적분학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아이디어의 표현 방식도 달랐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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