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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기술혁신과 지도자 안목

2006.04.11 01:21

lee496 조회 수:2264

 

기술혁신과 지도자 안목


[김도연 서울대 공대 학장]

매일경제 2006-4-10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즉 18세기가 끝나고 19세기가 시작하던 무렵은 사람이 살아 가고 생각하는 모든 면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다.

1776년 미국에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는 독립선언이 채택되었으며, 이 선언은 1789년 자 유, 평등, 박애를 외치는 프랑스 시민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혁명 후 프랑스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나폴레옹은 그 후 10여 년간 서유럽 여러 나라의 정치ㆍ사회제도를 그야말로 영웅적으로 혁신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괴테가 나폴레옹에 대해 그는 왕관을 쓴 혁명이다 라고 기록했듯이 그의 위대성은 왕권을 차지한 후에도 끊임없이 사회 개혁을 지속한 점이다.

그것도 민중의 갈채를 받으며 …. 이런 새로운 시대정신은 제임스 와트가 1765년 만들어낸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기계 발달에서 비롯됐다.

물론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기술혁신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여하튼 증기기관을 통해 마련된 엄청난 기계의 힘은 인간의 노동력을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1814년에 선보인 증기기관차는 운송 혁명을 초래했으며, 공업화에 의한 대량생산 체제가 구축되면서 자본 축적도 이루어졌다.

산업혁명에 의해 인류는 참혹했던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었고, 여행도 하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음악과 같은 예술이 꽃을 피운 것도 결국은 이렇게 마련된 생활의 여유 덕이다.

모차르트는 1791년 그 유명한 오페라 요술피리를 작곡했으며, 베토벤은 1808년 운명은 이같이 문을 두드린다 로 시작하는 교향곡 제5번을 인류 에 남겼다.

이런 모든 것은 새로운 세계였다.

기술의 힘은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기술의 뒷받침이 있어야 문화도 예술도 발전한다.

같은 무렵, 1796년 이 땅에서는 3년간의 공사 끝에 화성(華城)이 준공되었다.

20년 째 재위하고 있는 정조 대왕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화성이었으며, 따라서 여기에는 당시 조선의 대부분 국력을 쏟아부었다.

44세를 맞이해 그 경륜이 절정이었던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을 빚어낸 붕당정치를 벗어나 시민을 토대로 하는 강력 한 왕권을 확립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 흐름인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농업과 상공업이 함께 융성하는 부강한 국가 건설을 꿈꾸었다.

정조에게 화성 건설은 기존 질서로부터 탈출이었으며 혁명의 시작이었다.

같은 시기에 국가 지도자의 의지로 건설된 도시로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미국의 워싱턴DC가 있는데 단지 우리만이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라는 완벽 한 건설 기록을 지니고 있다.

화성의 건설 책임자는 다산(茶山) 정약용이었으며, 그는 요즈음 크레인 같은 기계, 즉 거중기(擧重機)를 만들기도 했다.


기록이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思考)의 산물이며, 미래를 설계하는 자는 오늘을 기록한다.

정약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실학(實學)을 집대성한 위대한 학자이기도 한데, 이런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국가를 경영하게 했다면, 아마도 우리 역사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1800년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혁명은 중단 되고, 그 후 정약용은 계속되는 투옥과 유배 속에서 독서와 저술로 생을 마감했다.

여하튼 정조의 통치 기간은 조선의 마지막 황금기였으며, 그 후 우리 민족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화성이 준공되던 같은 해 1796년, 미국에서는 64세의 워싱턴이 3선 대통령으로 추대됐으나 그는 민주주의적 전통을 수립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끝내 사양했다.

오늘 날 초강대국이 된 미국의 기초는 이렇게 쌓여졌다.

200여 년 전의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면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위 정보혁명의 결과는 어떨 것인가. 산업혁명에 비해 정보혁명은 그 변화 속도가 더욱 빠르고, 그 결과 역시 인간세상의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러한 변혁 시기를 맞아 우리가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지도자의 비전과 통찰력인데 이제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안목도 절대적이다.

우리의 경우 논문 조작 사건으로 대통령을 보필하는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이 자리를 떠난 지 이미 석 달인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미래를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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