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날아라, 성냥 로켓!

2007.12.14 04:41

sumit05 조회 수:5442

날아라, 성냥 로켓!

수은주가 영하로 뚝뚝 떨어진다 싶더니 벌써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짠돌 씨는 온 거리를 물들인 일루미네이션 사이로 하얀 입김을 내뿜었다. 반짝이는 전구들이 화려하지만 마음이 어쩐지 허하다. ‘나도 알고 보면 겨울 남자인가…’ 짠돌 씨는 감상에 젖은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잰걸음을 옮겼다. 따스한 가정으로 돌아가자, 겨울 남자!

웜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흥얼대며 집 앞에 도착한 짠돌 씨는 뇌리를 저릿하게 스치는 ‘위험신호’를 느끼고 걸음을 멈췄다. 따스한 가정에 또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짠돌 씨는 ‘그래도 가장이 제 때 귀가해야지’라고 외치는 천사와 ‘이대로 PC방에라도 피신하라’고 소곤대는 악마 사이에서 잠시 갈등했다. 가장의 위신과 가족에 대한 배려가 중요할 뿐더러 무엇보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다. 결국 그는 천사의 승리를 외치며 위세 좋게 대문을 열었다. 순간 그의 귀청을 찢는 익숙한 울음소리 “우아아아앙~!”

“여보, 나 왔어…. 이번엔 또 무슨 일이야?”
“어머 자기야 왔어? 미안한데 지금 내가 정신이 없으니까 일단 먼저 씻고… 막희야! 엄마가 안 된다고 했잖아. 그만 좀 울어.”

바닥에 주저앉아 숫제 통곡하는 막희, 우왕좌왕 정신없는 초보주부 김 씨, 한쪽에서 한숨만 쉬고 있는 막신. 고집쟁이 막내 막희가 오늘 또 사고를 쳤나보다. 짠돌 씨는 코트를 벗으며 막신을 눈짓으로 불렀다. 조숙하고 눈치가 빠른 녀석은 “TV를 보시면 알아요”라며 또 한숨을 쉬었다.

“아하, 저거구나.”
TV 화면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축제 분위기에 젖은 유럽의 거리 풍경이 흐르고 있었다. 해가 저무는 저녁 거리, 일루미네이션 사이로 팡팡 터지는 소형 불꽃들이 이채롭다. 짠돌 씨는 단박에 상황을 깨달았다. 분명 저 로켓형 불꽃을 사달라고, 우리도 터뜨리자고 막희가 졸랐을 게다. 김 씨는 위험하니까 안 된다고 말렸을 테고. ‘저녁 7시대 프로그램엔 왜 저렇게 외국 풍경이 많이 나오는 거야!’ 짠돌 씨는 속으로 방송국을 욕하며 막희를 안아들었다. 이젠 울 기운도 없는지 딸꾹질만 해대는 딸아이를 보니 또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막희야, 저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불꽃을 막 터뜨리면 위험해. 또 저건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란다.”
“하지만, 하지만, 아빠아아~.”
“대신 아빠가 아주 작은, 막희만을 위한 불꽃을 보여줄게. 위험하니까 사람 없는 놀이터에 가서 하자. 어서 세수하고 예쁜 코트 입고 오렴. 막신이랑 자기도 같이 가자!”

[실험방법]
1. 준비물 : 성냥, 가로 세로 5cm로 자른 호일, 초, 핀셋
2. 성낭 머리 부분끼리 맞대어 돌돌 감싼다.
3. 한쪽 끝은 느슨하게 한쪽 끝은 꽉 감싼다.4. 꽉 감싼 부분을 핀셋으로 잡고 머리 부분을 맞댄 부분을 촛불 위에 댄다. (반드시 핀셋이나 타지 않는 종류의 집게를 사용하세요. 맨손으로 불을 건드리지 말 것.)

※ 편집자 주 : 어린이들끼리 하기에는 대단히 위험한 실험입니다. 꼭 부모님이 동석해서 지도해주세요. 성냥이 불이 붙은 채 튀어나가므로 잘못하면 큰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인화성 물질이나 타기 쉬운 물체는 꼭 치우고 실험해주세요. 성냥이 땅에 떨어지면 바로 불을 끄기 바랍니다. 타일 위에서 하거나 주변에 모래를 깔아두면 더 안전합니다.

“우왓! 성냥이 로켓처럼 튀어나갔어!”
“아빠, 이거 TV로 본 불꽃같아. 신기해~.”
“그렇지? 이게 바로 성냥 로켓이야.”
“펑! 하고 큰 소리가 났어.”
“성냥 머리 부분에 화약이 묻어 있어서 그래. 화약은 잘 폭발하는 물질이지. 충격을 주거나 열을 주면 고체 상태이던 화약이 순간적으로 기체로 변하게 돼. 이 기체에 불이 붙으면 ‘펑!’ 소리가 나며 폭발하지. 촛불의 열이 성냥까지 전달돼서 작은 폭발이 일어난 거야.”

“그럼 왜 성냥이 슝~ 하고 앞으로 나간거야?”
“아까 성냥을 호일로 쌌지? 이 호일 안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면 기체 상태의 화약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큰 힘을 내거든. 그런데 호일로 꽁꽁 싸놓았으니 기체가 빠져나갈 구멍은 한쪽뿐이잖아. 그래서 그쪽 방향으로 성냥이 튀어 나간 거란다.

“우와, 그럼 진짜 로켓도 출발할 때 밑에서 막 폭발이 일어나는 거야?”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원리는 비슷해. 고무풍선을 불다 놓치면 풍선이 앞으로 휙 날아가지? 뒤로는 바람이 슝슝 나오고…. 이걸 ‘작용-반작용의 원리’라고 하는데, 바람이 뒤로 나가는 힘이 풍선을 앞으로 보내는 거야.
“그럼 혹시 로켓이 출발할 때 뒤로 나오는 연기나 불꽃이 풍선 바람의 역할을 하는 거야?”
“오옷, 역시 우리 아들인데? 맞아. 길쭉한 로켓 몸체에는 화약 같은 역할을 하는 여러 연료가 들어있어. 이 연료에 불을 붙이면 연료가 타면서 로켓 꼬리 쪽으로 강한 ‘바람’을 내뿜어. 그 힘으로 로켓이 우주로 올라갈 수 있는 거야. 물론 우주까지 날아가려면 풍선이나 자동차보다 훨씬 센 바람이 필요하겠지?”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으익, 이 무서운 목소리는? 고개를 천천히 돌린 짠돌 씨의 눈동자에 제복을 입은 젊은 경찰관이 잡혔다. ‘아이고 경찰 아저씨, 이게 제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요.’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됐다며 횡설수설하는 짠돌 씨의 설명에 경찰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보니 물통도 준비해두셨고 아이들도 촛불에서 멀찍하게 떨어져있네요. 하지만 겨울은 건조하고 불 사용량이 늘어나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아무리 준비를 해두셨다지만 이렇게 건조한 날 ‘불장난’을 하시면 곤란하죠. 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딱딱한 말투와는 달리 선하게 생긴 경찰관은 “뒷정리 잘 하시고 조심하셔서 들어가십시오”라며 자리를 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황을 지켜보던 막희가 짠돌 씨의 손을 꽉 잡았다.

“아빠, 이거 불장난이면 더 안 할래. 불나면 큰일이잖아.”
“미안해 막희야. 아빠도 더 안 할게. 그럼 이제 불꽃은 필요 없어?”
“응. 성냥 로켓 불꽃도 예뻤어! 아빠 고마워!!”

막희의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하며 짠돌 씨는 하얀 입김을 내뿜었다. 달빛 속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입김 속 발간 볼로 말갛게 웃고 있는 막희의 얼굴이 보였다. 뒤에서 걷던 김 씨와 막신은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깔깔거리며 수다에 한창이다. 뺨에 닿아오는 바람은 차갑지만, 마음만은 따스한 귀가길. 불꽃도 예쁘고 일루미네이션도 예쁘지만, 역시 가장 예쁜 건 사랑하는 가족의 웃는 얼굴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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