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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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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후배에게

2004.06.16 08:00

lee496 조회 수:4593

 

하정헌

선배가 후배에게..


 저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유학(?)와서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상투적인 말일지 모르지만, 아직 1학년인 것만 같은데 벌써 3학년이네요. 예전엔 이런 말 들으면 ‘어, 뭐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요즘은 절절히 가슴에 와 닿습니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네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학년이 올라 갈수록,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납니다. 저는 고등학교도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부모님 간섭 없이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모릅니다. 시험 때면, 으레 그렇듯, 벼락치기로 때우고, 평소엔 친구들과 노래방이니 당구장이니 밖으로 밖으로 선생님 눈을 피해 잘도 놀러다녔지요. 그렇게 저의 고등학교 시절 3년은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물론 수능공부도 했지요. 그러나 이것도 기간만 길었을 뿐, 몇 달 정도 걸린 벼락치기였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하지만 즐겁게 지낸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대학교 입학 후, 참 뿌듯했죠. 남들은 보아하니 고생고생하며 공부하던데 저는 띵까띵까 놀며 대학에 입학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렇지만, 아까도 말했듯, 학년이 올라 갈수록 고등학교 시절이 아쉽습니다. 그 3년을 좀더 충실히 보냈더라면 지금 와서 그 때를 후회할 일은 없을 텐데 하고요. 이공계로 진학한 저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은 가장 기초가 되는 수학과 영어(대학에선 원서를 많이 봅니다. 저는 요즘에서야 원서 읽는 게 좀 편해졌습니다.)입니다. 3년 동안, 벼락치기로 부실하게 공부를 한 탓에, 저에겐 기초가 쌓여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올라와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공부하는 습관조차 몸에 베어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야할 것은 많은데 책상에 앉아있기는 힘들었죠. 제가 그나마 정상괘도를 찾는 데는 2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3년에 대학교 2년 도합 5년을 낭비한 셈이죠. 5년이라고 하면 얼마나 대단한 시간인지 잘 모르겠죠? 그럼 간단하게 돈으로 환산해 봅시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5년 동안 돈만 벌었다고 칩시다. 음식점에서 일하면 보통 월급 120만원, 한달 생활비 20만원 정도로 생각하면 되니, 한달에 100만원을 벌 수 있네요. 5년이면 60달이니 6천만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조금 월급이 쎈 곳에서 일했다면 1억도 넘는 금액이 가능한 세월입니다. 지금 나오는 인텔 3.0GHz 칩셋에 빵빵한 5.1 채널 스피커, 뽀대나는 케이스, 깔끔한  LCD모니터 등등 최고급 사양으로 컴퓨터 한 대를 장만하면 250만원 정도 들텐데, 그런 최고급 사양 컴퓨터를 30, 40대는 살 수 있는 금액이네요. 저처럼 돈낭비 마시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 그 빛이 발하는 건 얼마 걸리지도 않습니다. 우선 대학 입학 때 원서 쓸 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대학에 갈 마음이 있는 학생의 경우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지원할 수 있고 골라 갈 수 있죠. 입학 후에,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테고요, 기초도 튼튼하고, 영어실력도 좋으니까 수강하는 과목 공부하는 데 시간이 별로 안 걸리니, 그런 것 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도 같이 할 수 있죠. 과외를 할 때도 쉽습니다. 대학생은 개인과외가 합법화 돼 있는데, 요즘은 과외 구하기가 무척 힘들죠. 구하더라도 조금 마음에 안 들면 과외받는 집에서 가차없이 그만 와달라는 말 듣습니다. 좀 세속적인 비교를 많이 했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후배 여러분들 마음에 가장 와닿을 것 같아서 이렇게 썼습니다.

 또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공부를 즐기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열심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고, 그저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해 보세요. 공부를 하더라도, 생물 공부를 하면 잘 안되는데 물리 공부는 그나마 괜찮더라든지, 난 영어공부는 별로 안해도 잘 이해가 되더라든지. 사람마다 각자 다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다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또 다 잘할 필요도 없고요. 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하기 싫은 부분이 있더라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해야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라도, 실력부족으로 낙오되면 흥미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미련과 후회만 남게 되죠. 즐기게 되면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열심히 하다보면 즐길 수 있습니다.

 후배 여러분, 자기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 보세요. 만약, 난 인문계다, 예체능계다 싶으면 그쪽으로 열심히 파고 드세요. 난 정말 환자들 보면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는 사람은 의사가 되세요. 만약 난 요즘 나오는 신기술들 보면 마음이 들떠서 잠을 못 자겠다 하면 이공계로 오세요. 요즘 이공계 기피 현상 때문에 자기 자신마저 기피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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