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ge Of Engineering
서울공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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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대학 4년 동안 무엇을 했어요?”

곽 재 화 전기컴퓨터공학부 졸업생


  어떤 후배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배는 대학 4년 동안 무엇을 했어요?” 저는 잠시 생각을 한 후 다음과 같이 대답을 했지요. “나는 4년 동안 대학을 다녔지.”라고...

  어떻게 보면 저의 저 짤막한 대답은 동문서답같이 보이기도 하고, 대답하기 매우 귀찮아서 혹은 정말 대학 4년 동안 딱히 한 거 없이 시간만 보내서 뭐라 말하기 부끄러워서 둘러친 대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학을 다니다”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싶었고, 때문에 저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 후배는 어이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다”, 여러분들은 대학을 다닌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후배 여러분들은 ‘대학 다니는 게 대학 다니는 거지 무슨 대단한 뜻이 있을까?’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대학을 다니는 것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것과는 약간의 차별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대학교는 초·중·고등학교와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대학은 여러분들이 원해서 진학한 곳입니다. 경쟁이 있고 그렇기에 입학 시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원하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그러한 경쟁을 스스로 감수하면서까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진학한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 배우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진학이 되었지만 대학 진학은 이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학교에서의 공부는 자신이 찾아가는 공부입니다. 주어진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교양, 전공을 스스로 골라서 듣는 수업입니다. 때문에 대학에서 얼마나 많은 지식을 얻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대학을 다니다” 라는 말은 “대학생의 신분으로 있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만족스럽게 수행하여 졸업하는 그 순간에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할 수 있도록 대학생활을 하였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쉽게 말해 “대학을 제대로 다녔다”는 것이지요. 경쟁을 통해 들어온 만큼 나 스스로가 그 경쟁에서 승리할만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떳떳하게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학 생활을 보내야 남들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저에게  대학 생활 중에 ‘공부’와 ‘동아리’ 그리고 ‘연애’ 중 하나만 성공해도 보람된 대학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중 연애는 저와는 인연이 먼 관계로 제외하고 나머지 두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공부, 이것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매진해야 할 항목입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학점입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이지요. 저도 3학년 중반까지는 학점을 매우 중요시 생각했고, 학점을 올리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학점은 단지 학점일 뿐입니다. 학점이 여러분들의 공부를 모두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혹은 사석에서 교수님들께서 “학점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실 때 저학년 시절에는 저도 ‘교수님들이야 워낙 천재들이시고 학점에 초연해도 알아서 학점이 잘 나오니 그러시는 것이겠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수님들께서 왜 그런 말씀하셨는지 본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은 천재들이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실력과 학점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제가 아는 친구들 중에 학점은 그리 좋지 않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어느 한 분야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실력과 열정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제가 후배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 점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이런 민감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저 스스로가 이 점을 빨리 깨닫지 못해 저만의 분야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과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학점을 원한다면 모든 과목을 90점만큼 공부해라. 실력을 원한다면 다른 과목을 80점 받더라도 원하는 과목은 100점을 받아라.”라고요. 물론 능력이 충분하여 모든 과목을 100점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그건 소수의 천재들 이야기이고 모든 과목을 100점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빠른 시기에 자신만의 100점 과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후배 여러분들이 최대한 빠른 시기에 여러분만의 100점 과목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게 될 때 여러분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학점보다는 여러분들에게 내재된 실력들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동아리, 혹자는 공부보다 동아리가 더 중요하다고도 합니다. 이건 물론 조금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동아리 활동 역시 공부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죠. 공부가 혼자 하는 것이라면 동아리는 여럿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란 사회적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공부를 하다보면 사회성을 잃기 쉽습니다. 원래 공부란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부족해지기 쉬운 사회성을 보충해줄 수 있는 것이 동아리이지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충돌 없이 모두가 화목하게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고, 고민이 있을 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는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면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느낄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 성적 떨어져서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는 동아리 활동이 가지는 또 하나의 기능인 ‘스트레스 해소’를 평가 절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들 중에는 전기공학부 밴드 Amplifier를 아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그 동아리에 몸담았습니다. 물론 4년 내내 열심히 활동한 것은 아니고 1, 2 학년 때 열심히 했고 3학년 때부터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열심히 못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대학 4년 중 어느 때 성적이 가장 좋아야 할까요? 놀랍게도 2학년 때입니다. 밴드 활동을 가장 많이 했음에도 성적도 가장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공부가 힘이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동아리를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말고도 밴드 활동을 하면서 성적이 오른 후배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 역시 동아리 활동의 긍정적인 요소를 매우 중요시 평가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부와 동아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시간 배분을 하느냐 인데 이것은 후배 여러분들께 숙제로 남겨볼까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의 정답은 여러분 각자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저에게 있어서의 정답을 묻는다면 저는 5 : 5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저는 사실 4 : 6 정도로 동아리 활동에 더 시간 투자를 많이 했고 지금 생각할 때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남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일원이 된 지도 어느 덧 4년이 흘렀습니다. 사실 이 글을 보고 계실 수많은 선배님들께는 4년이란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살아온 24년 중에서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닐 지도 모릅니다. 예, 그렇습니다. 시간적인 길이로 볼 때 단지 1/6의 시간이기에 그리 길지 않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졸업식을 12시간 정도 남긴 지금 생각해 볼 때 지난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연애는 못했지만, 공부와 동아리 두 가지에 있어서는 적어도 남들 앞에 부끄럽지는 않은 (하지만 자랑스럽지도 않은) 대학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에 대한 욕심이라고나 할까요? 제 글을 읽고 있는 후배 여러분들은 남들 앞에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대학 생활을 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정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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