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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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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의 도전의 시작 : 정완영

2004.06.16 08:20

lee496 조회 수:6298

서울대, 나의 도전의 시작

 

정 완 영 서울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04

 

서울대 합격자 발표를 보고 내가 합격했다는 걸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이제는 지난 일이지만,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나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많이 했었다. 수능에 대한 부담도 꽤 컸다. 수능 공부를 별로 못 해서 점수가 얼마나 나올지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내 예상보다 잘 나와 주기는 했지만, 내가 열심히 수능 준비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은 수능도 안 보고 편하게 대학에 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부러웠기 때문에, 그냥 수능을 안 보고 KAIST같은 다른 학교에 지원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대에 지원했던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울대 합격발표를 보고도 내가 대학생이 된다는 게 별로 실감이 나질 않았다. 합격자 발표 전이나 후나 바뀐 거라곤 좀 더 밤을 자주 새우고, 수업시간 중에 조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 정도였다. 사실 내가 그 때 가장 대학생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낀 건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아니면 영화관 같은 곳에 갈 때, 학생 할인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할 때였다. 하지만 서울대에 몇 번 와보고 나서는 좀 다른 의미들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서울대학교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몇 번 온 적이 있다. 내가 참가했던 몇몇 경시대회도 서울대에서 했고(특히 중요한 대회는 대부분 서울대에서 했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서울대에서 하는 물리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1년 동안 주말마다 다녔던 적도 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단 발단식도 서울대에서 했었다. 내가 다른 대학교보다 서울대에 관심을 가진 게 이런 것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때는 서울대를 돌아다니면서도 별로 다른 느낌이 없었지만, 지금은 내가 앞으로 다닐 학교라고 생각하니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서울대는 산 속에 있는데다가 건물 수도 굉장히 많아서, 길을 찾느라 고생했던 적도 있었다. 중학생 때에는 영재교육에 가려고 했다가 길을 잃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던 적도 있었고, 며칠 전에 신체검사를 받으러 갈 때도 중간에 길을 헤맨 적이 있었다. 다행히 친절한 선배의 도움으로 금방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러면서 나는 대학이라는 게 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몇 달 전에 있었던 수시모집 합격자 오리엔테이션 때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음대 교수님과 선배님들께서 교가를 부르시는 모습도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그뿐 아니라 수시모집 합격자들만 모았는데도 사람들이 그 많은 좌석들을 꽉 채울 정도로 많았고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과별로 선배님들이 신입생들을 모을 때도 과가 굉장히 많아서 놀랐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모두 자연계라서 관심사나 특기 같은 성향들도 비슷하고 학생 수도 한 학년에 대략 140명 정도로 적은 편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사람들 수도 많을 뿐더러 굉장히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서울대가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것은 좋은 점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 수도 적고, 많이 부대끼다 보니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지게 되고 친해지고 하는데, 대학교에서는 그런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좀 내향적인 성격이라 이런 곳에서는 잘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 교우관계 같은 것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런 기분이 꼭 학교가 아니라 그냥 사회에 내 던져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요즘에는 이런 게 대학생이 된다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또 그런, 복잡하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서울대에 입학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앞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회의 한 사람으로 독립을 해야 하는데 그런 데에 대학교에서의 생활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게다가 도서관 규모도 굉장히 크고, 각 분야별로 훌륭한 교수님들도 많이 있으시니, 이런 곳에서라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앞으로 나는 훌륭한 공학자가 되도록 정진할 생각이다. 공대에 진학했으니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는 거지만, 이만큼 마음을 정하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등학교 때에 앞으로 커서 뭐가 될까, 아니면 대학교는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하고 진로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른바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것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내심 내가 의대에 가는 걸 더 바라셨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진지하게 유학을 가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모종의 이유로 그만두기 전까지는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원도 다니고 했었는데, 그러지 않았더라면 나도 지금 내 몇몇 친구들처럼 외국 대학의 입학허가를 받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다음부터 수능 공부를 해서 서울대에 가기로 한 것이다. 부모님께서는 아직도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아쉬워하기도 하시지만,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쭉 나아갈 생각이다. 훌륭하다는 기준은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훌륭한 공학자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그건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인데, 내 생각으로는 아마 앞으로 100년쯤 지나고, 화성 표면에 유인 기지가 생길 때쯤 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긴 하지만, 그게 내가 공대에 지원하게 된 큰 동기 중 하나이다. 꼭 그것을 이루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그래도 그것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나아가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좀 더 그것에 근접하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학 때는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고등학교 때는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서 밤을 새워서 게임을 하거나 수업시간이나 자습시간에 조는 일들도 종종 있었는데, 앞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겠다는 게 내 작은 목표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좀 해이해진 면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앞으로는 상당히 그러기 어려워질 것 같다. 대한민국 최고라고 하는 서울대이고, 실제로 신입생 텝스 시험과 수학 시험 때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영어는 고등학교 때도 별로 잘 하지 못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수학은 고등학교 때에도 잘 하는 편이었고 구술 면접 때에도 그다지 어려운 것 같지 않아서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을 단숨에 무너뜨려 버리는 시험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굉장히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지금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하는 게 고민이다. 나는, 나름대로 문학에도 관심이 있고(글은 잘 못 쓰지만) 종교나 철학 같은 쪽에도 관심이 있는 터라 그런 공부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자연과학 쪽에도 배우고 싶은 분야가 많다. 내 욕심으로는 그런 것들을 많이 배우고 싶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내 능력으로 그럴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일단은 내 능력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해볼 생각이다.

꼭 지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서울대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다. 그만큼, 일단 서울대학교에 들어온 학생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지적인 면으로는 꽤 상위에 드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 사회의 상류층이 많은 게 당연하고, 앞으로 우리 신입생들이 그렇게 될 가능성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사회에 대한 정의감이나 사명감 같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높은 지위의 사람이 되어 비리라도 저지르게 된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에 상당히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에게 꼭 빚을 졌다거나 그런 식으로 생각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사회가 있기 때문이므로 그런 사회의 성원으로서 이 사회를 좋게 유지할 책임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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