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의열쇠는정직한노력, 적극적인환원
글 | 서울대 홍보부 편집 | 기계항공공학부 4 송희성



2013년 2월, 동진쎄미켐 이부섭 회장(화학공학과 56학번)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과총’)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회원 단체 중 학술 단체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과총에서 그는 두 번째 산업계 출신이자 최초의 중견 기업 CEO 회장이다. 50년 가까이 산업계에서 건실한 성과를 내면서 그는 대한민국과학기술연합, 한국엔지니어클럽 등 과학기술인의 모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학계에까지 두루 신뢰를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모교인 서울대에 20년 넘게 연구기자재 지원과 장학기금 등의 출연을 꾸준히 이어와 2006년에는 공대 발전공로상을, 2011년에는 제4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인자한 미소만큼이나 사회의 어른으로서, 학교 선배로서 후배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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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가의 열정을 타고 난 엔지니어
이부섭 회장은 정밀화학 분야에 40년 넘게 매진해왔다. 기초 화학재 개발을 시작으로 각종 화학재의 국산화, 태양에너지전지 등첨단 소재의 세계 최초 개발 등 한국의 공업화학 분야의 토대를 다져왔다. 학업에 정진했어도 틀림없이 훌륭한 학자가 되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서른에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학교에 남아 연구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보수가 좋은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집에 더는 손을 벌릴 수 없어 독립을 결심했죠. 좋은 기회에 한국생산성본부의 기술부장으로 일하게 됐는데 월급이 일반 직장의 7배 수준인 관리직이었으니 20대였던 저에게는 과분한 자리였죠. 광범위하고 모호한 업무로 밤낮 회전의자에 앉아 나태해지는 것에 회의를 느꼈어요.”

6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그는 한국사진필름의 공장장으로 자리를 옮겨 인화지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등 흥미를 되찾았지만 곧 공장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회사의 말단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른 나이에 성공을 경험한 것이 큰 부담이 되었고, 그는 고민 끝에 집안 연탄창고에 실험실을 차려‘동진화학공업’을 창업했다. 1966년, 동진쎄미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위기 극복의 최고 덕목‘정직’ 
그의 손마디에 잡힌 주름은 동진쎄미켐이 한국 정밀화학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46년을 보여준다. 동진쎄미켐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1960년대에 플라스틱의 원료인‘폴리스타일렌’의 국산화가 그랬고, 발포제의 국산화 성공과 뒤이은 사업 성장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어려움도 함께 찾아왔다. 가장 큰 위기는 1978년 2차 오일쇼크. 중화학공업이 한창 번성하던 시기에 오일쇼크로 주요 거래처들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이회장의 사업도 위태로워졌고, 회사는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그때는 경험이 없어서 부도를 미루려고 애썼는데 오히려 주변 사람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어요. 부도 결정을내린 후에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다행히 회생 가능성을 얻었습니다. 그때 많이 배웠지요. 경영자는 위기가 왔을때 빨리 파악하고 결정해 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가 몇 번의 크고 작은 위기를 통해 얻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정직’이다. 정직하지 않고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 회장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간 연구 개발에 힘을 쏟으며 성실하게 회사를 키우고 쌓아온 신뢰는 힘을 발휘했다. 한 번의 부도를 겪은 동진쎄미켐은 그러한 노력으로 현재의 7,000억 원대의 연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첨단정밀화학 소재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부의 사회 환원과 교육은 국가 발전의 기초를 닦는 일
이부섭 회장은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매일 새벽 등산으로 건강을 챙기며 청년과 같은 열정을 잃지 않는다. 회사는 그의 길을 따른 아들(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이사 사장, 서울대 화학공학과 85학번)이 뒷받침하고 있어 든든하고, 그는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적극 나서서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활동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재)동진장학재단 운영과 모교 기부등 사회 환원도 그 중 일부다. 그는 일본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설립한 재단법인‘마쓰시타 정경숙’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재단 운영과 기부 등 사회 환원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
았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가 지도자로 성장할 인재를 양성합니다. 한국도 과학기술계에 힘이 실리려면 인재를 키우고 관리할 재단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미국의 경우 기부 문화가 활성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한국은 재단의 운영자가 지분 5% 이상을 투자하면 증여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그 이상을 내지 않아요. 기부와 관련한 세제가 바뀌면 투자도 늘고 그에따른 사회공헌 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회장에게 서울대의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세상을 오래 바라봐온 선배의 눈에 한국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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