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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 분야에 몰두해 경력을 쌓아오신 분들과, 자신만의 발자국을 세상에 막 새기기 시작한 분들. 어느 쪽의 조언이 더 가치 있는가를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죠. 하지만 아무래도 피부에 더 와닿는 쪽은 젊은 피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번 호부터 처음 선보이는 이 꼭지도 이러한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사회 초년생 인터뷰>에서 첫 번째로 만나 뵌 분은‘더 지니어스’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우리 학교 컴퓨터공학부 졸업생 이두희 씨입니다. 현재 이두희 씨가 근무하고 계시는 Neowiz 사옥에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는데, 다리를 다치셔서 목발을 짚으셨음에도 친절히 인터뷰에 임해주셨답니다.

 

 

Q1. ‘더 지니어스’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출연하는데, 지인을 통해 그 중에서 IT 직업군을 대표해 출연해 달라는 섭외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원래 나서고 싶을 때 나서는 타입이었기에 출연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공학도들이 사회적으로 보다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Q2. ‘더 지니어스’에 출연하고 나서 바뀐 점이 있다면?


집 근처 커피숍에만 가도 사람들이 알아봅니다. 그러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해 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예전에 한번은, 커피숍 직원이 제가 주문한 커피랑 다른 커피를 줬는데도 눈치가 보여서 교환 받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Q3. 현재 하시고 계시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일부 언론의 기사를 통해, 저의 직업이 해커로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하지만 저의 직업은 정확히 프로그래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Neowiz라는 게임 회사에서 게임 서버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4. 박사 과정 졸업을 1년 앞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자퇴를 하셨는데요.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포함해서 총 11년 동안 학교를 다녔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학교를 다니니 삶이 처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점점 새로운 동력을 찾기 힘들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이 1년 남은 시점에 이미 졸업 요건인 논문도 다 쓴 상태였고,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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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이두희 씨는 정말 재미있게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학생활은 어떠셨나요?


제가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대학생활이 생각했던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팅 등에도 많이 나갔고, 한 학기는 교환학생으로 연세대학교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학과 공부에는 흥미가 없어서 전과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전과를 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학점이 좋아야 하더군요. 1, 2학년을 열심히 놀고 나니 학점이 1점 대에 머물렀어요. (편집자 주 : 대학생의 성적은 A~F로 표현되는데, A에 해당하는 학점이 4.0, D에 해당하는 학점이 1.0이랍니다.) 그래서 2학년 2학기 말부터 C, C++, Java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했어요. 그렇게 겨울방학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책을 보다 보니 전공 과목에 흥미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3학년 때부터는 학점이 4점 대 근처에서 놀았어요. 결국 3.01이라는 3점 대의 학점으로 졸업하게 되었죠.

 

Q6.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SNUEV’라는 강의평가 사이트를 만든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이 사이트를 만들기 전에는 서울대학교에서의 강의평가란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한 것이었고, 이마저도 비공개로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학생들은 강의나 교수님에 관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죠. 하지만 제가 만든‘SNUEV’는 서울대 학생 누구나 강의평가를 쓰고 볼 수 있었기에, 획기적인 시도였습니다. (편집자 주 : 현재 SNUEV는 3만 명이 넘는 서울대 학생이 가입하였으며, 수강신청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습니다.)

 

Q7.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가진 특별한 장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서울대 공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이라면 주위 친구들의 근성이 정말 대단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과제를 내줘도, 포기하지 않고 다들 해내더군요. 그러다 보니 저 역시도 친구들을 따라 끝까지 해내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문제해결능력이 길러졌습니다. 또한 엄청난 양의 과제와 공부량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하다 보니, 시간배분능력에 대한 훈련도 할 수 있었어요. 서울대 학생들은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멋진 학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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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컴퓨터공학이 가진 매력이 있다면?


우선 타 과에 비해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그리고 간편하게 실현해볼 수 있어요. 만약 여러분이 경영학과에서 게임 이론을 배웠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실험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컴퓨터공학에서는 간단한 코딩을 통해 수 시간 안에 확인해 볼 수 있죠. 여러분에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단지 컴퓨터 한 대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컴퓨터공학은 다른 학문과 융합되기가 쉬워요. 서울대에 있는 모든 학과와도 융합이 가능하죠. 예를 들면, 은행에서도 보안프로그램과 같은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하므로 컴퓨터공학을 필요로 합니다. 이렇듯 컴퓨터공학은 다른 학문과의 접점이 많기 때문에 쉽게 융합된 연구를 할 수 있으며, 다른 학문의 핵심이 되기 쉬운 지위에 있지요.

 

Q9. 고등학교 때 꿈이 무엇이었나요?


사실 저는 물리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 과정의 일반물리 책을 혼자 사서 풀 정도로 애착이 컸는데, 주변의 여러 소문(한국에서 순수과학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느냐, 서울대도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명성이 낮다)때문에 진로 선택에서 방황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리학이라는 분야가, 제가 꿈꿔왔던 것과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결국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죠. 이후 재수를 하게 되었는데, 제가 속한 반의 60명 중 55명이 의대를 지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원래 물리학과에 지원하려 했지만, 반 분위기에 이끌려서 의대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고맙게(?) 그 해 수능에서 답을 밀려 썼고, 딱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갈 정도
의 성적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컴퓨터공학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10. 요즘 서울대 학생 사이에서는‘멋쟁이사자처럼’이라는 동아리가 화제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또, 운영에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멋쟁이사자처럼’은 코딩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주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동아리예요. 원래는 서울대 안에서 동아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학교 안에선 활동할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서 학교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떠돌면서 개발을 하고 있지요. 힘든 점이라면 무엇보다 공대생이 적어요. 컴퓨터공학부는 한 명뿐이고요. 농생대, 수의대, 인문대 등 다른 학과생이 많아요. 그래서 그 분들께 코딩을 가르쳐드리는 부분이 힘들었어요. 'x=x+1;'이라는 식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많이 힘들어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번 인터뷰를 통해, 대학생활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두희 씨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물러서지 않고 자신감 있게 내린 결단들도 돋보였어요. 소중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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