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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기자단 편집부 소속 기계항공공학부 09학번 김명훈입니다. 이번 잡지가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될 무렵이면 12월 중순쯤 되었으려나요? 수능은 오래전에 끝났을 테고. 수시에 합격해서 대학생활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꽤나 있는 와중에,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초조함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겠죠?

  저 또한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벌써 4년 전의 일이네요.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시에서는 생각지도 못하게 서류전형에서 탈락해버렸죠.‘ 괜찮아, 어차피정시노리고있었으니까...’ 하지만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수능성적을 받고 나서부터는 손톱만큼의 여유도 느낄 수 없었어요. 아직 확실히 가고 싶은 학과도 정하지 못한 상태로, 꿈? 하고 싶은 일? 그런 것 보다는 어디에 넣어야 안전하게 붙을 수 있을까?가 절실했던 그때. 대역 죄인이라도 된 마냥 ‘이것밖에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떨궜었죠.

  지금 돌이켜보면 헛웃음만 나와요. 절박했던 그 상황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꿈도 목표도 없이 다만‘나’라는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기 위한 듯이 입시를 향해 아등바등 거렸던 제 자신이 안쓰러워서. 결국 가장 무난하다는 기계과로 원서를 쓰고 어찌어찌 운이 좋아서 다행히 정시엔 합격했지만, 아무래도 스스로의 의지로만 내린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 후회가 되고 미련이 남았습니다. 말마따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좀 더 차분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며 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진로와 학과를 결정해야 했는데, 막상 코앞에 닥치면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잠깐 생각해본다고 쉽게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고요. 보고 들었던 것들과 스스로 경험했던 것들이 많아야 결정을 내리는 데에 도움이 될 텐데, 여러분이 체험했던 경험은 아마 대부분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고, 알 수 있는 정보도 많이 부족할거에요. 그러니까 더더욱 지금부터라도 여러 가지 경로로 여러 가지를 접해보면서 고민해보세요. 「공상」이 그런 면에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시간은 배신하지 않아.>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잠깐 끄적여 봅니다. 당장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 그대! 시간은 배신하지 않아요. 정말로. 다만 그게 눈앞의 결과로 바로 나오지 않을 뿐이죠.

  당신은 정말로 열심히 준비를 해왔어요. 매일매일 새벽부터 달이 구름 사이로 어스름하게 빛을 뿜을 때까지. 그렇게 3년. 하지만 보기 좋게 미끄러졌죠. 오늘도 속은 부글부글 끓고,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죠. 그리고 다음날, 이불속에 파묻혀서 늦잠이라도 자고 싶은데 매번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눈은 떠지고 또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죠.

  장황하지만, 여기서 요지는 여러분의 몸에 배인 습관이라는 거예요. 그래도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하루를 준비하는 것. 이렇게 별거 아닌 것 같은 일들 하나하나가 쌓여가고 있는 거랍니다. 시간이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런 뜻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저 상황에서 포기하고 다시 눈을 감고 계속 잔다면, 그렇게 보름 정도가 지난다면 그것이 새로운 습관으로 당신에게 스며들겠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선택, 그리고 후회, 미련>

 

  후회에 대해 잠깐만 얘기해볼게요. 로버트 프로스트의‘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 한번쯤 본 적 있나요?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
니다.’로 시작하는 시 말이에요. 외국 시는 번역하는 과정에서 여러 요소가 변형되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이 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느껴져서 기억에 오래 남네요.

  살다 보면 이것저것 후회하는 일이 많아요. 정말 중대하게, 혹은 별 생각 없이 한 선택이 미련으로 남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별 거 아닌 일로 끝날 수도 있고, 수렁처럼 당신을 옭아맬 수도 있어요. 만약 과거의 망상에 발목이 잡혔다면, 이 방법을 한번 써보세요.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만약 예전에 했던 선택을 다시 할 것이라면, 올바른 선택을 했던 것이니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세요. 만약 선택을 바꾸고 싶다면, 뭐 어쩔 수 있나요. 앞으로 더 잘하는 수밖에.

  쓰다 보니 참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계실 여러분! 그 시간을 후회 없이, 그리고 충분히 즐기면서 보내길 바랍니다. 훗날 다시 생각했을 때 언제나 당당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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